악동뮤지션 – 얼음들 | PLAY (2014)

 

이런 상황에 무슨 음악이냐는 준엄한 꾸짖음이 들려온다. 음악 방송에 이어, 음악 페스티벌도 취소되었다. ‘음악’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없어도 그만인 것, 혹은 애도에 방해가 되는 거추장스러운 것일까. 음악을 금지하면, 우리의 애도는 더욱 깊어지는 것일까.

‘이 아이들이 한국에서 학원 다니고 과외 받고 그렇게 컸다면, 절대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없었을 거야.’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다. 그 아이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붉은 해가 세수하던 파란 바다 그 깊이 묻힌 옛 온기를 바라본다 too late get it out 어른들 세상 추위도 풀렸으면 해 얼었던 사랑이 이젠 주위로 흘렀으면 해.’ 2014년 4월 16일, 싱그러운 꽃봉오리 같은 아이들, 채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지고 말았다. ‘제대로 놀아보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다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파.’ 한 지인의 말이다.

곡은 한없이 차갑게 들리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스트링 섹션과 기타 연주도 하나같이 한기가 가득하다. 악동뮤지션의 보컬은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처럼 들린다.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실수로 드라이아이스에 손을 가져다 댔을 때와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인 소년도 차가운 얼음들 같은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는다. 누가 아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는가. 이 모든 것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어른들’의 일부라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다. 그들이 겨우 한다는 짓이 음악을 금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부끄럽다. 애도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아픔을 달래고 서로를 위로해 왔다.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 텐데 얼음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 차가울까요’라는 가사가 비수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 주민혁 idolcrit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