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ic Planet Five – After Winter | A Composition For The Piano (2014)

 

전자음악은 구조적으로든 방법적으로든 모든 장르에 스며들고 있다. 일렉트로닉 비트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반영하는 수준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팝이나 록보다 오히려 재즈나 클래식에서 더 흥미로운 방식들이 시도되는 것 같다. 이 곡도 그런 관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일렉트릭 플래닛 파이브(Electric Planet Five)는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피아니스트 이지선의 원맨 프로젝트다. “After Winter”는 [A Composition For The Piano]란 제목의 앨범에 유일하게 수록된 싱글로(싱글에 왜 굳이 다른 제목을 붙여 앨범처럼 보이게 하는 지는 모르겠다) 단순한 테마가 반복적으로 흐르며 척척 구조를 쌓아가는 형식의 연주곡이다. 약간 지루한 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흐르는 ‘빈티지’한 감각이 곡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든다. 오래된 레코드의 감각을 전자음악적 방법론으로 재현하는, 한 밤 중에 듣기 좋은 연주곡. | 차우진 nar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