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는 빌리어코스티, 메리고라운드, 재주소년, 소울라이츠의 새 앨범에 관한 코멘트다. | [weiv]
 

 

 

빌리어코스티 | 소란했던 시절에 | 2014.04.22
빌리어코스티

한명륜: 보컬의 멜로디는 가요 발라드 클리셰의 자장 안에 있는 악상이지만 특색 있는 목소리에 의해 평범함을 피한다. 어쿠스틱 기타의 우세를 예상하게 하지만, “너 떠난 오후”, “소란했던 시절에”가 앨범에서 악기 간의 공간감을 설계하고 있는 것은 건반의 다정한 울림이다. 보컬의 멜로디는 이 사이를 지나가면서 각 악기마다 고유한 존재감을 물 흐르듯 안내하는 인상을 준다. 8/10
최성욱: 음색 때문인지 토마스 쿡의 정순용이 떠오른다. 포크 음악보다는 소위 말하는 웰메이드 발라드 앨범에 가까운 흐름을 보인다. 안정적인 송라이팅 및 스트링 사운드가 돋보이며 앨범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는 정서를 자아낸다. 역설이게도 앨범의 흠은 노래가 너무 어쿠스틱하게만 흐른다는 점에 있다. 클라이맥스 부분이 없이 지나치게 안정적이고, 부드럽게만 흐른다. 6/10

 

 

메리고라운드 | Our Song | 2014.04.29
메리고라운드

블럭: 재즈 음악을 베이스로 삼되 다양한 리듬으로 곡을 끌어가는 능력, 악기의 비중을 천차만별로 두면서 타 장르를 끌어오는 유연함, 그러면서도 재즈 특유의 본질적 매력을 잃지 않는 모습은 보컬을 비롯한 모든 멤버들이 지니고 있는 내공이나 소화 가능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재즈 밴드에게서 기대하는 부분을 보여주다가도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하는 대목은 자못 도발적이면서도 듣는 이를 끌고 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열식의 트랙 전개, 종합선물세트식의 앨범 구성이라며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곡마다 하나의 분위기를 완성도 있게 가져가는 이 앨범은 분명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7/10

 

 

재주소년 | 꿈으로 | 블루보이, 2014.05.02
재주소년

최성욱: 재주소년은 노래의 배경을 잘 채우는 그룹이다. 적절히 조율된 기타 멜로디 뒤로 슬그머니 드럼 비트와 신디사이저 음을 깔아놓은 “Missing Note”와 “러브레터”, 합창과 잡담 소리를 삽입함으로써 사운드의 오밀조밀함을 더한 “집으로”가 그 예다. 이들의 전매특허인 서정적인 무드의 곡 전개도 여전하고, 노랫말이며 음색도 여전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운 노래가 있다. 7/10
한명륜: 과거 베스트 트랙들이 새로이 편곡된 [안녕, 재주소년]과 함께 2CD로 구성돼 있다. 어느 정도 과거의 작법이나 악상을 정리하고, 이제는 더 이상 소년일 수 없는 현재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일까. 그러나 곡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꿈으로]의 트랙들이 ‘소년’ 시절에 효과적으로 안녕을 고하고 있는지는 의문. “러브레터”나 “Missing Note” 등에서 들리는 리듬감의 강화라든가 “여자의 언어”에서 보이는 약간의 블루지함은 분명 조금은 이질적이지만, 결국 지금까지 만들어진 재주소년의 이름 안에 녹아들고 만다. 6/10

 

 

소울라이츠 | Solace | 2014.04.29
소울라이츠

블럭: 첫 시작을 여는 “Good Afternoon”은 곡을 따라 변화하는 드럼과 악기 구성이 인상적이며 네오 소울의 모양새를 잘 갖추고 있다. 이후 “슬픔은 나의 몫”, “사랑을 지킬 힘도 없이 너무 쉽게 마음을 헤집었네”는 좀 더 고전적인 알앤비 사운드를 선보이며 보컬의 색을 잘 살렸다. 특히 슬픔을 표현하는 데 있어 구체적 상황 설정과 감정 이입, 서정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다만 “거리마다 계절마다”는 힘이 많이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형 발라드에 가까운 곡이라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세션과 보컬의 호흡은 전보다 좋아졌으며 개별의 곡이 지니는 완성도 역시 높아졌지만, 대중성을 의식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장르의 문법에 충실했다면 더 멋지게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