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K.R.I.T. – Mt. Olympus | Cadillactica (2014)

 

빅 크릿(Big K.R.I.T)의 첫 앨범 성적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발표하는 믹스테입마다 극찬과 높은 다운로드 수를 얻는데 비해 정규 앨범은 자신이 쌓아올린 인지도나 영향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의 실력이 줄어들었거나 음악의 방향이 바뀌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빅 크릿의 음악은 남부 힙합이라는 점에서 힙합 음악을 깊이 있게 듣지 않는다면 유행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촌놈’이라는 남부 힙합 정서에 가까운 점과 꽤나 성찰있는 가사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있다.

빅 크릿은 지난 해 잠잠했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터트린 컨트롤 사태 때, 켄드릭 라마는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존경과 도발을 표했지만 그는 끝까지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쌓인 것들을 토해낸다. 강하게 밀어부치는 랩에서도 그는 자신의 생각들을 정교하게 담아낸다. 자신의 위치, 현재 힙합 씬을 통찰력있게 바라보며 문제점을 지적하는가 하면 그것들을 철저하게 빅 크릿 자신에게 초점을 두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그가 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과시나 공격과는 다르며 ‘스스로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힙합이라고 볼 수 있다. 유행과 다르면서도 남부 힙합을 하기에 어쩌면 앞으로의 길이 더욱 악전고투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본인만의 멋을 가지고 있기에 계속 응원한다. | 블럭(박준우) blucsh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