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Bay.B) – Quecera cera | MAY (2014) K-Pop 시장에서 보컬 그룹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아무래도 K-Pop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연 아이돌이다. 보컬 그룹은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최근에 보컬 그룹의 입지는 매우 모호하다. 보컬 그룹의 이미지는 ‘아이돌은 아닌, 그렇다고 해서 특색 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은 더더욱 아닌’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더욱이 보컬 그룹의 음악은 대부분 정형화되어 있다. 그래서 새 여성 보컬 그룹이 데뷔했다는 말에 우려가 앞섰다. 그런데 장혜진과 먼데이키즈의 소속사 CAN 엔터테인먼트에서 4년여 만에 야심차게 내놓는 팀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인 여성 보컬 그룹 베이비(Bay.B)가 바로 그들이며, “Quecera cera”는 그들의 첫 정규앨범 [MAY]에서 처음 선보이는 곡이다. ‘장혜진의 애제자’라는 홍보 문구를 굳이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이들의 보컬에서 장혜진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소감이 당장은 칭찬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장혜진을 연상케 하는 보컬들이 모여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지만 아직 베이비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그들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 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래도 베이비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싶다. 각자의 실력이 탄탄할수록, 호흡을 맞추어 인상적인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베이비는 이를 해냄으로써, 모처럼 ‘보컬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화음을 들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아이돌과 거리를 둔다며, 듣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지도 않는다. 덕분에 그들은 ‘듣기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보컬 그룹’이라는 첫인상을 남겼다. 그저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으나, 언제나 그것이 문제이다. | 주민혁 idolcrit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