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주 – 기도 | (제목 미정) (2014) 6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올 차은주의 4집 앨범 선공개 곡이다. 세계의 비극적인 사건들에 대한 연민과 본인이 겪었던 좌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곡이다. 한국의 맨하튼 트랜스퍼(The Manhattan Transfer)라고 불리던 재즈 보컬 슈퍼그룹 “낯선 사람들” 출신의 차은주는 폭넓은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보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앨범을 3번이나 발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그녀를 외면했고, 공백 또한 길어지며 그녀에게 많은 상처가 되었다. “기도”는 그런 아픔들을 딛고 일어나기 위한 자기 고백의 곡이자,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치유의 메시지이다. 개인적인 경험의 곡이지만, 모두가 실의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현시기와 잘 맞물린다. 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가 프로듀스한 이번 4집에서 차은주가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기도”만을 놓고 본다면 3집과 비슷하게 재즈를 기반으로 한 팝이지만, 3집에선 가벼운 느낌의 보사노바와 같은 이지 리스닝 재즈를 선보였다면 “기도”에선 조금 더 현대 재즈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녀의 보컬은 전작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성숙하다. 그녀가 노래하는 방식 덕분에 약간 진부한 한국식 어덜트 컨템포러리 발라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이는 이 곡에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특별히 신경 쓴 결과물로 보인다. 그녀가 작년 말에 네오 소울 뮤지션 흑꼬와 함께 발매한 “집 앞 골목길”이란 곡을 들어 보면 외려 그녀가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그녀는 매 앨범 뚜렷한 음악적 지향성을 가진 일관된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번 앨범도 한 명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기 때문에 앨범 전체가 일관된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현대 재즈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감성의 앨범이 되지 않을까. 3집이 나긋나긋하고 접근성 좋은 이지 리스닝 재즈였기에 아쉬웠던 점들을 이번 앨범에서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오규진 ohgyuj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