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채 – Qui a tué Grand-Maman | Heart Of Gold (2013), Shine On Me (2014) 재즈팝 보컬리스트 민채는 2013년 자신의 첫 EP를 공개하고 올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였다. 정규 앨범은 민채라는 아티스트를 잘 보여주는 오리지널 송을 포함하여 “Hello Mr. Monkey”, “Sweet Child O’Mine” 등의 곡들을 독특하게 커버하여 수록하였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곡은 첫 EP는 물론 정규 앨범까지 두 차례나 실었던 곡이며, 첫 EP의 첫 곡이기도 하다. 원곡은 프랑스 가수 미셸 뽈나레프(Michel Polnareff)의 곡으로, 무자비한 재개발 사업에 희생된 할머니의 추모곡이며 “오월의 노래”의 원곡이기도 하다. 원곡의 음악이 가사와 미묘하게 엇갈리는 결의 정서를 구현하며 역설적으로 곡이 담고 있는 의미를 극대화한다면, 이 곡은 가사가 표현하는 정서나 상황과 일치하는 편곡을 선보이고 있으며, 민채 특유의 음색과 담담한 창법은 더욱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민채는 곡이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절제를 통해 분노와 슬픔을 잘 드러내는데, 이는 보컬이 지니고 있는 큰 매력인 동시에 오직 그이기에 구현 가능한 느낌인듯하다. 요즘 이 곡을 계속 듣고 있는데, 단순히 곡이 말하는 메시지 때문에 의식적으로 자주 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곡처럼 유치하지 않게, 차분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멋지게 분노를 유지하고 싶다. 나의 생활이 빠듯하다 하여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 못 하는 것은 여러모로 슬픈 일이다. | 블럭(박준우) blucsh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