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ds Dead & Twin Shadow – Lost You (feat. D’Angelo Lacy) | Somewhere Else (2014)

 

최근에 나온 이 곡을 보고, 듣기 전에 과연 제드스 데드(Zeds Dead)와 트윈 쉐도우(Twin Shadow)의 이름이 같이 들어간 곡은 어떤 느낌일까를 상상했지만, 그럴싸한 답변을 내기 힘들었다. 제드스 데드는 덥스텝을 기본으로 타 장르와의 혼합을 즐기는, 특히 베이스에 일가견이 있는 듀오다. 트윈 쉐도우는 80년대에 대한 향수가 있는 듯, 그 시절의 신스팝, 뉴웨이브, 디스코 사운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잡하게 재현하는 음악인이다. 지난 두 달 이내, 제드스 데드는 트랩과 덥스텝을 혼합한 “Hadouken”을, 트윈 쉐도우는 가스펠과 뉴웨이브를 혼합한 “To The Top”을 발표했었다. 80년대 음악에 베이스 드랍과 와블 베이스를 어떻게 넣을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서로 절충을 통해 신기할 정도로 둘 모두에게 맞는 곡을 만들어 냈다. 딥 하우스 비트에 옛날 신스팝에서 쓰일 법한 신스, 그리고 트윈 쉐도우와 디앤젤로 레이시(D’Angelo Lacy)의 기교를 줄인 보컬은 90년대 음악과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제드스 데드는 무리한 베이스 드랍은 넣지 않았지만, 곡 구조를 덥스텝에서 차용해 뚜렷한 클라이막스를 배치했고, 후반부에 와블 베이스만으로 악기 솔로 부분을 대체했다. 두 뮤지션들의 열성 팬들은 이 곡이 제드스 데드답지 않다, 혹은 트윈 쉐도우답지 않다는 이유로 달갑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로서는 두 뮤지션들의 외도가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낸 것이 정말로 놀랍다. | 오규진 ohgyuj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