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Eno & Karl Hyde – DBF | High Life (2014)

 

근 40년 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던 브라이언 이노(Brian Eno)가 ‘요즘 하는 음악’은 무엇일까. 마침 그는 언더월드(Underworld)의 칼 하이드(Karl Hyde)와 함께 5월 초에 정규 앨범 [Someday World]를 발매했었다. 그런데 두 달도 안 되어서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낸다고 한다. “DBF”는 곧 나올 [High Life]의 선 공개된 싱글이다. 전작은 크라웃록(Krautrock)과 언더월드식 하우스 음악을 현대적으로 섞은 소리를 들려줬는데, “DBF”는 듣자마자 토킹 헤즈(Talking Heads)가 떠오르는 매우 실험적인 곡이다. 작업에 속도가 붙어서 내친 김에 앨범을 하나 더 만들었다는데, 전작과 완전히 다른 앨범을 들고 나오다니! 지치지도 않는 그 열정이 대단하다.

브라이언 이노는 새로운 음악을 계속 거듭해왔지만, 그의 음악에선 언제나 예전에 대한 향수가 물씬 묻어나온다. 이번 곡에서도 그가 토킹 헤즈의 메인 작곡가 데이빗 번(David Byrne)과 함께 작업했던 명작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를 연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새로운 시도 또한 자연스레 녹아들어가 있다. 이번 곡은 브라이언 이노와 칼 하이드가 즉흥으로 연주를 주고 받으면서, 동시에 즉흥으로 기타와 신스의 이펙트를 바꾸어 가면서 작업했다고 한다. 고전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틀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소리를 들려주려 노력하고 있고, 그렇기에 그 결과물은 친숙하면서 동시에 새롭다. | 오규진 ohgyuj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