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on Albarn – Heavy Seas of Love (feat. Brian Eno & The Leytonstone City Mission Choir) | Everyday Robots (2014)

 

월드컵이 돌아올 때마다 울려 퍼지는 노래들 가운데, 블러(Blur)의 “Song 2”를 빼놓을 수 없다. “Song 2”는 EA Sports의 축구 게임 의 오프닝 테마 곡으로 삽입되면서, 축구를 생각할 때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곡들 중 하나가 되었다. 바로 그 블러의 보컬 데이먼 알반(Damon Albarn)이 팀의 해산 이후 첫 솔로 앨범 [Everyday Robots]으로 돌아왔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에 걸쳐 녹음한 [Everyday Robots]은 지난 4월 25일에 발매되어 영국 매체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Heavy Seas of Love”는 앨범의 다섯 번째 싱글로서, 4월 27일에 디지털 발매되었다.

처음 곡을 들으면, 우선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앰비언트의 선구자이자 최고의 프로듀서들 가운데 한 사람인 브라이언 이노는, 거장의 여유와 관록이 묻어나는 보컬로 ‘When your soul isn’t right, and it’s raw to the night, it’s in your hands’라고 노래한다. 이어서 데이먼 알반의 노곤한 듯하면서도 나긋한 보컬이 이어진다. 비록 두 사람이 같이 노래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보컬은 기대했던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또한 ‘Heavy seas of love’와 ‘Heavy seeds of love’로 운율을 맞춘 데이먼 알반의 가사는 여전히 그윽하다.

특히 데이먼 알반은 블러 시절부터 가스펠 느낌의 코러스를 활용하는 데 있어 비범한 재능을 선보였는데, “Heavy Seas of Love”에서도 The Leytonstone City Mission Choir와의 협업을 통하여 가스펠 분위기를 두드러지게 하였다. 이를 통하여 철학적이며 심지어 종교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가사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명징한 피아노 연주, 아프리카 음악에 관한 데이먼 알반의 애정을 드러내는 드럼 프로그래밍은 차분히 곡에 취할 수 있게 해준다. 안식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이 노래를 처방한다. 취침 전에 복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다. | 주민혁 idolcrit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