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Kelly – Ignition (Giraffage Remix) 일렉트로닉 씬에서 주목받고 있는 동양계 미국인 DJ, 지라피지(Giraffage)가 반가운 소식을 안고 왔다. 그는 풀스 골드 레코즈(Fool’s Gold Record)와 차기 EP 앨범을 계약했고, 8월부터 또 다른 라이징 DJ인 포터 로빈슨(Porter Robinson)과 함께 월드 투어를 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깜짝 선물도 있다. 겹경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발매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현기증으로 쓰러지는 팬들을 위해 그가 따끈따끈한 신곡을 공개했다. 바로 알 켈리(R. Kelly)의 “Ignition” 리믹스 튠이다. 지라피지는 자신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하지 않고, ‘샘플링을 기반으로 한 팝(Sample-based Pop)’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깜짝 선물은 그의 전문 분야인 ‘팝’과 ‘샘플링’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전작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Needs]의 “Close 2 Me”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과거에는 샘플의 피치를 자유자재로 변형하여 보컬을 다양하게 나타내는 표현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컬의 피치를 드라마틱하게 과장하지 않고, 대신 템포를 빠르게 조정하고 멜로디 라인과 비트에 주력해 밝은 분위기의 칠 트랩을 완성했다. 그동안 샘플링 작업을 통해 팝을 세련되게 가공하는 법에 대해 면밀히 고민한 흔적이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10년도 더 된 곡이 이토록 새롭게 다가올 수 없다. 음악을 재생하면 원곡의 소프트한 무드와는 다른 청량감과 경쾌함이 귓속으로 파고든다. 지라피지가 얼마나 신났는지 느껴질 정도다. 벌써 여름이 시작된 지금, 한껏 들뜬 뮤지션의 기분을 공감하면서(또는 축하하면서) 산뜻한 리믹스 곡으로 기분전환 해보는 건 어떨까. | 정은정 cosmicfinger9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