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rightest Diamond – Pressure | This Is My Hand (2014)

 

수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의 음악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가 냈던 앨범들은 [Seven Swans]에서 [Illinois]까지 포용하는 음악의 범위가 넓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소위 체임버 뮤직(Chamber music)이라고 불리는, 관현악 위주의 웅장함이나 개인기가 덜한 음악이 전체를 관통한다. 심지어 전자음을 쓰기 시작한 가장 최근의 정규 앨범 [The Age of Adz]에서도 이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여기, 마이 브라이티스트 다이아몬드(My Brightest Diamond)가 있다. 그녀는 수프얀 스티븐스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그의 초기와 비슷하게, 체임버 뮤직을 차용한 포크 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뮤지션이다. 이런 뮤지션들이 보통 그러하듯, 지금까지 그녀의 음악은 ‘이질적인 소리를 잘 섞어 기묘한 밸런스를 절묘하게 이루는 점’ 덕분에 인정받아 왔다.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벗어난 듯 벗어나지 않은 듯 그 경계 사이의 조화를 잡아왔고, 그 절정을 가장 최근의 앨범 [All Things Will Unwind]에서 이뤄냈었다.

이런 점들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녀가 이번 9월에 발매할 앨범 [This Is My Hand]의 첫 싱글 “Pressure”는 상당히 흥미롭다. 여리기만 했던 그녀의 음악은 어디에도 없고, 마칭 밴드의 드럼을 구심점으로 리듬이 지배하는 음악이 있다. 베이스나 클랩, 리듬의 팝적인 운용으로 전혀 포크가 아닌 곡이 탄생했지만, 클래시컬한 악기를 사용해 본인의 음악임을 잊지 않게 한다. 이 곡은 ‘음악의 가치란 무엇인가’란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소리가 가진 이미지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으로 탄생한 곡이다. 전자음을 통한 탈장르화를 포함해 이러한 고민을 듣고 있으면, 그녀는 수프얀 스티븐스와 상당히 평행한 음악적 행보를 걷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The Age of Adz]가 엄청난 호평을 받았듯이, 다가올 [This Is My Hand]도 하나의 ‘개혁’을 담고 있지 않을까? | 오규진 ohgyuj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