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jerker – Door | Hiding EP (2014)

 

가끔씩 기묘한 방식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을 듣게 될 때가 있다. 그 음악이 그려내는 풍광이 청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온전히 음악 자체만의 힘으로 청자를 듣도 보도 못한 추억의 장소에 떨궈놓는 음악들. 그런 향수를 만들어내는 데는 여러 가지 장치가 있다. 예를 들면 힘이 쭉 빠진 보컬, 따스한 노이즈, 방구석에서 갓 따낸 로파이 프로듀싱, 그리고 멜로디. 기타 멜로디.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3인조 밴드 티어저커(Tearjerker)는 이 모든 장치를 잘 버무려서 그리움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Hiding EP]는 이들의 4번째 레코드이며, 레이블과 계약하고 나서는 첫 결과물이다. 4곡밖에 안 되는 짧은 EP지만, 각 트랙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것처럼 깊은 인상을 남긴다. “Door”는 뭉근하게 이어지는 기타 잼이 인상적인 첫 트랙이다. 스파클호스(Sparklehorse), 캘리폰(Califone)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음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귀여운 고양이가 쳐다보는 커버는 덤이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