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민 – Nice Body (feat. 로꼬) | Make up (2014) 역시 용감한 형제이다. 다소 비슷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끈적거리는 미드템포에 여성 보컬이 더해질 때 그의 곡은 가장 빛을 발한다. 효민의 “Nice Body”가 용감한 형제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그동안 축적한 센스를 응축시켜내기라도 한 듯, “Nice Body”의 사운드는 정말이지 매끈하게 잘 빠졌다. 뿅뿅거리는 오르간 소리는 가볍고 친숙하여 다소 경박한 느낌마저 전하여 주고, 통통 튀는 전기 기타 연주는 전반적으로 고혹적인 사운드에 발랄함을 더한다. 특히 용감한 형제가 언제나 각별한 공을 들이는 드럼 비트가 인상적이다. 둔탁한 킥과 스네어의 질감이 무척 좋은데, 대중적이면서도 빤하지 않은 드럼 비트야말로 ‘브레이브 사운드’의 묘미라 할 것이다. 티아라 활동 때보다 힘을 뺀 효민의 보컬은 차분하게 곡을 이끌면서도, 능청스럽게 교태를 부린다. 솔로 가수로서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을 만큼, 음색도 매력적이다. 이 노래의 시선에 대하여 아이돌로지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한 바 있는데, 상당 부분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지극히 통속적인 가사를 쓴 용감한 형제를 탓할 생각이 없다. 정작 문제는, 이 노래의 시선을 비판적으로 인식할 사람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스펙 세대’라 할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외모도 스펙’이라 말하며 신체에 따른 위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TV 방송, 특히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살찐 사람ㆍ외국인ㆍ성소수자 등이 존재 자체만으로 비웃음거리가 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할 때, “Nice Body”의 가사는 현실을 핍진하게 반영한 결과물이다. 사운드에서 의도한 바에 최적화된,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 가사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주민혁 idolcrit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