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월X김해원 – 사막 part.1 | 레코드폐허 공개 샘플 (2014) 김사월과 김해원은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다. 따로 활동하던 두 사람이 함께 곡을 만들고 공연한 것은 2014년부터인데, 자세한 건 다음을 참고하자. “김해원이 김사월에게 솔로앨범 수록트랙인 ‘사막 part.2’에 피쳐링을 제의하며 둘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이후 김사월의 솔로 앨범 프로듀싱을 김해원이 제안, 김사월의 공연을 서포팅하기 시작했다.” 소개글에 언급된 대로 두 사람은 “사막 part.2″를 함께 작업했는데, 지금 소개하는 이 곡은 그의 프리퀄인 셈이다. 추가적인 내용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막 part.2″는 2014년 3월, [한잔의 룰루랄라] 카페에서 열린 ‘먼데이 서울’ 공연 영상이 있다(링크). 사용된 악기의 톤 덕분인지 곡의 분위기는 황량하고 건조하다. 제목 그대로 ‘사막’이 연상된다. 어떤 장면(scene)의 사운드트랙처럼 들릴 만큼 ‘소리의 풍경’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물론 그 배경이 도시의 빌딩 숲이 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중요한 건 ‘정서’고, 그래서 남성과 여성 보컬이 주고 받는 호흡이 굉장한 ‘텐션’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이 감각이 상당히 모순적이다. 일단은 섹슈얼한 긴장 같지만, 한편으론 정처없이 헤매는 마음 같기도 하다. 전자가 어떤 일이 벌어지기 직전의 터질 듯한 긴장이라면 후자는 기대할 것 없이 막막한, 일종의 종말을 목전에 둔 긴장이다. 양쪽 모두 어떤 일이 벌어지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후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게 된다. 이런 모순이 공존하기 때문에 상당히 강렬하게 들린다. 이제까지 한국어로 된 혼성 듀엣곡 중에 이 정도의 긴장을 형성한 경우 또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이 곡의 레퍼런스(였으리라 짐작되는 사례)를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멀리는 닉 케이브(Nick Cave)를 축으로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와 피제이 하비(PJ Harvey)가 협연한 사례부터 가까이는 마크 래니건(Mark Lanegan)과 이소벨 캠벨(Isobel Campbell)이 있을 것이다. (피트 욘(Pete Yorn)과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도 떠오르지만 저들에 비하면 하이틴 로맨스처럼 풋풋하다) 아무튼, 나로서는 남녀 보컬이 온 힘을 다해 우울하고 염세적인 분위기를 만든 다음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한국 팝의 탄생을, 마침내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다. | 차우진 nar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