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on – Do You | They Wany My Soul (2014) 스푼(Spoon)은 쉬운 밴드였던 적이 없었다. 찰랑찰랑한 기타, 미니멀하고 정확한 드럼, 허스키한 비음 등, 우리가 ‘인디 록’ 하면 떠올릴 만한 가장 보편적인 소리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곡은 항상 우리의 예상을 반 박자씩 앞서나간 지점에 위치했다. 마치 아킬레우스한테 쫒기는 거북이마냥, 이번 앨범이야말로 별거 없겠지 하는 청자들의 생각을 여지없이 박살내면서 그들은 끊임없이 좋은 앨범을 만들어 왔다. 그렇게 이 밴드가 음악을 만든 지가 벌써 21년째다. “Do You”는 스푼의 8번째 앨범이자 오랜 기간 함께한 머지(Merge)에서 옮겨 로마 비스타(Loma Vista) 레이블에서 내놓는 첫 작품 [They Want My Soul]에서 두 번째로 싱글컷된 곡이다. 여전히 스푼 특유의 ‘인디 록’이지만, 의외로 이번에는 [Kill The Moonlight]나 [Transference]처럼 반 박자 앞서 나간 감각은 없다. 그냥 스트레이트하다. 기타는 쟁쟁쟁쟁, 드럼은 둥탁둥둥탁, 가사마저 간결하고 단순하다(‘Do you, don’t you know that that’s the way love comes?’이라니!). 그런데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좋게 느껴진다. 21년 정도 밴드를 했으면 잔재주 같은 건 부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곡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인 것일까. 이번에도, 이 거북이 같은 밴드를 따라잡는 건 아직 멀었나 보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