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 JAM (feat. Qim Isle, Hoody) (2014) 기린은 과거의 음악과 문화를 단순한 컨셉이 아닌 정체성으로 삼으며 자신이 하고 있는 것들이 일회적이지 않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기린은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좋아했을 법한 현진영, 듀스(Deux), 테디 라일리(Teddy Riley) 등의 노선을 따라가며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가로지르는 음악,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대중가요로 많이 선보였던 방식의 뉴잭스윙을 음악적 근거로 둔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예전 스타일의 복각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디테일과 재미를 던져주며, 깨알같은 워드플레이는 또 다른 감상 요소이다. 이번 곡 역시 과거의 혼성 그룹을 연상케하는 구성과 깔끔한 편곡으로 듣는 이의 흥을 돋군다. 기린의 뮤직비디오는 특정 시점을 표방하는 음악을 눈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늘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JAM”의 뮤직비디오 역시 향수를 불러오는 ‘미니카’라는 아이템을 소재로 사랑의 경쟁을 건전하게 표현해낸다.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mhv 특유의 기법은 기린에게 최적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블럭 blucsh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