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손 – 지난 주말 (2014) 코가손의 라이브를 처음 들었을 때 위저(Weezer), 빌트 투 스필(Built To Spill),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b), 페이브먼트(Pavement) 등의 이름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당신이 90년대를 추억하거나 동경한다면, 이 밴드의 음악도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찰랑찰랑거리며 맑고 고운 멜로디를 뿜어내는 기타와 보컬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명확하게 90년대 인디 록의 사운드를 재현한다. 그저 듣고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럴 수밖에 없는 기타 팝. 그러나 물론, 레퍼런스를 적절하게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다행히도 코가손은 많은 밴드들이 뽑아드는 함정 카드를 솜씨좋게 피해나간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을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지난 주말”일 것이다. 깔끔한 기타 소리로 출발한 곡은 페이저 등의 이펙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고조되다가 곡의 막바지에 이르러 템포를 올리면서 불타오르지만 뚝, 하고 갑작스럽게 멎어버린다. 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서 영리한 송라이팅과 청량한 멜로디가 공존하는, 좋은 트랙이다. 굳이 레퍼런스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힘이 느껴질 정도로. 코가손은 올해 4월 26에 첫 공연을 가진, 아직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밴드다. 하지만 포니의 드러머 권우석, 역시 포니의 기타이자 서교그룹사운드, 썸머히어키즈에서도 활동했던 김원준, ‘맘모쓰찬기’로도 알려져 있는 보컬 김찬기, 푸르내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이경환의 멤버 구성을 보면, 이들의 노련함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이들의 이름이 좀 더 오래 지속되고, 기억되었으면 한다. 그럴 가치가 있는 밴드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