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mbals Eat Guitars – Warning | LOSE (2014) 아마도 이러한 흐름의 직접적인 시발점이 아닌가 싶은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2004년 데뷔앨범 이후로, 영미 인디 씬에는 인디 록 앤썸(Anthem)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갈 만한 밴드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티투스 안드로니쿠스(TitusAndronicus), 버스나드 레이크스(The Besnard Lakes), 앤틀러스(The Antlers) 등 ‘감동적’이고 ‘서사적’이며 왠지 모르게 공연을 보면서 떼창을 불러 줘야만 할 것 같은 인디 록을 들려주는 밴드들. 뉴저지 출신의 4인조밴드 심벌즈 잇 기타스(Cymbals Eat Guitars) 역시2009년의 데뷔 앨범 이후로 모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 빌트 투 스필(Built To Spill) 등의 90년대 미국 인디 록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감동계 사운드를 추구해 왔으며, 씬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작 [Lenses Alien] 이후 3년 만에 발매된 세 번째 앨범 [LOSE]에서, 이들의 접근법은 한층 정교해졌다. 감동과 감정과잉, 광대함과 지루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던 이전의 두 앨범과는 달리, [LOSE]는 사운드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확실한 틀을 잡고 충실하게 짜낸 9개의 곡을 꽉꽉 눌러담았다. “Warning”은 앨범의 그러한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쟁글쟁글하면서도 묵직한 기타 리프로 포문을 열어제끼는 곡은 3분 2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원하게 달음박질치면서 이들의 이전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감동’을 선사한다. 자칫 ‘관습적’으로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이 택한 새로운 방향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최소한, 오래도록 기억될 인디 록 앤썸 한 곡은 만들어낸 셈이니까. “Warning”은 그럴 자격이 있는 트랙이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