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ell – LGBT | We Loved Her Dearly (2014)

 

제목만 봐도 이미 곡이 어떤 내용을 의미하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 곡은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L,G,B,T / L,O,V,E”, “Don’t hate our love(우리의 사랑을 증오하지 마세요)”라는 후렴구를 가지고 있다. 양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그는 이 곡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냈다. “LGBT”는 백보컬을 활용해 발랄한 인상을 주면서도 거친 질감의 드럼으로 분위기를 살짝 비틀었고, 이후 중반부를 넘어서며 악기를 추가하는 등의 변화를 통해 긴장을 유지한다. 로웰의 음악은 이처럼 팝 음악의 문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얼터너티브 사운드, 힙합 등 자신이 영향을 받은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활용한다. 그래서 마냥 캐치하기 쉽고 예쁜 곡이 아니라 그 안에 균열을 만들어 긴장을 조성한다. 그의 정체성이 되는 지점은 그 균열을 이용해 성 정치, 성차별, 여성인권 등을 이야기하는 가사다. 얼핏 보기에는 어색한 모양이지 않을까 싶지만, 정말 자연스럽게 올라간 가사를 보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이처럼 로웰은 음악과 메시지를 모두 균형있게 가져가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다졌다. | 블럭 blucshak@gmail.com

관련 기사 : 또 한 명의 페미니스트 뮤지션의 탄생을 알리다 (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