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e Fiasco – Lilies (feat. Sirah) | Lost In The Atlantic (2014)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는 급진적인 문제의식으로 가장 잘 알려졌지만, 공개적으로 자신의 소속사와 다투면서도 계속 일을 하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유명하다. 예전에도 갱스타(Gang Starr)를 포함한 몇 래퍼들이 공개적으로 회사에 대한 불만을 표했지만, 루페 피아스코의 발언은 굉장히 직설적이고 거침없다. 최근에는 새 앨범 [Tetsuo & Youth]가 작업이 거의 끝났음에도 자신의 회사 애틀랜틱(Atlantic)이 ‘팝 싱글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앨범을 내줄 수 없다’고 이야기한 점을 대중 앞에서 그대로 꺼냈다. 처음 [Tetsuo & Youth]를 이야기할 때는 ‘이번엔 정치적 색채를 제외하고 편하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이후 루페 피아스코는 더는 못 참겠다며 [Lost In The Atlantic]이라는 이름의 무료 앨범을 올해 안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앨범 제목도 참 가관이다. 그러자 결국 회사는 앨범을 내년 1월에 내주겠다고 보도했다. 대략 이런 식으로 아티스트와 회사가 싸우며 서로 해명 자료(?)를 내는 모습이 이상하긴 한데, 이런 잡음을 모두 커버하는 것이 루페 피아스코의 음악이다. 사회 문제에 예민하면서도 각각의 이슈가 가진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사에 인용하는 모습, 그리고 감탄할 수밖에 없는 랩이나 독특한 프로듀서들과 작업하는 정성은 왜 그가 독보적인지를 말해준다. 이 곡은 루페 피아스코 특유의 기존 음악의 연장선이며 그만큼 음악적 맥락이 잘 살아있다. 여기에 사이라(Sirah)의 보컬은 특별 선물이다. | 블럭 blucsh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