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us Plaza – Eveningness | Spooky Action At A Distance (2012)

 

으스스한 원격작용(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란 말은 아인슈타인이 양자얽힘을 묘사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물체들이 공간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건 간에 관계없이 양자상태에서의 상호작용은 일어날 수 있다고 해서 이런 표현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청자들은 이 앨범의 제목을 듣고 양자역학을 떠올리기보단 로터스 플라자(Lotus Plaza)의 음악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가 속해 있는 밴드인 디어헌터(Deerhunter)의 음침한 사운드도 함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앨범은 양자역학과도 으스스함과도 거리가 멀다. 앨범은 이제껏 나온 어떤 디어헌터, 혹은 아틀라스 사운드(Atlas Sound)의 앨범보다도 밝은 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가장 슈게이징적이기도 하다. 디어헌터가 슈게이징의 장르적 문법을 활용하면서도 슈게이징과 거리를 둔 밴드라는 걸 생각해 보면(최근작으로 올수록 그 거리가 더 벌어지고 있다), 로터스 플라자의 이번 앨범은 되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멤버 개인의 취향이 확연하게 드러난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디어헌터 특유의 느낌이 날아간 건 절대 아니지만.

모든 곡이 다 들을 만 하지만, 굳이 한 곡을 꼽자면 봄햇살을 받아 나른하게 늘어진 갤럭시 500(Galaxie 500)처럼 찰랑거리는 “Eveningness”를 추천하겠다. 날씨가 이미 여름을 향해 질주하고 있으니, 음악에서라도 봄기운을 좀 얻어 가야지. | 정구원  lacelet@gmail.com

 

 

One Response

  1. 이석호

    이 앨범을 듣다보면 느끼는 거지만 real estate나 teenage fanclub의 음악을 ty segall이 부른 것 같아요.. 정말 흠 잡을 데 없는 음반이지만. 보컬이 너무 아쉽네요. deerhunter의 두 조력자인 brandford cox와 lockett pundt 가 실력도 출중함을 서로의 개인 앨범에서 뽐내고 있는데, 이 앨범을 들어보니 왜 deerhunter에서 cox가 보컬도 담당하는지 알겠더군요…(그렇다고 pundt의 보컬이 별로다 그런거는 아닙니다. 다만 본인 음악스타일에 안 맞는게..) 어쨋든 real estate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실 음반입니다. 저는 strangers가 제일 좋았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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