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플레이 – 하얀 겨울 | 하얀 겨울 (2014) 종교가 없어서 성탄일에 별다른 감흥이 없다. 설날을 훨씬 기다리는 편이다. 물론 연말연시 특유의, 별다른 이유 없이 들뜨고 설레는 기분을 만끽하고픈 마음은 충분하다. 그래서 겨우내 미스터 투의 “하얀 겨울”을 즐겨 듣는다. 성탄일이 아니라 ‘겨울’이 배경인 노래이기 때문에, 성탄일이 지난 뒤에도 어색함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하얀 겨울”은 한국의 “Last Christmas” 같은 위상을 갖는 노래인 만큼,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있다. 올 겨울에 발표된 윈터플레이의 “하얀 겨울”은 지금껏 들었던 그 어떤 리메이크 버전보다 뚜렷이 기억에 남는다. 혜원의 보컬은 늘 그랬듯이 수려함 그 자체이며, 자상하게 속삭이는 이주한의 트럼펫 연주는 묵은해와 기분 좋게 작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모름지기 보사노바는 봄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윈터플레이는 눈덩이를 뭉치듯, 보사노바를 겨울과 어우러지게 한다. 그야말로 ‘윈터플레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근사한 선물이다. | 주민혁 idolcrit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