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 Cong – Continental Shelf | Viet Cong (2015) 대륙붕(Continental Shelf)은 영해의 바깥쪽, 비교적 앝은 공해의 해저 부분이다. 해수면의 상승과 파도의 침식작용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대륙붕 바깥쪽으로 나가는 것은 곧 바다의 더 깊고 어두운 부분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물은 대륙붕 바깥쪽으로 빨려나간다.’ 어둠을 불안하게 채우던 기타 노이즈-멜로디와 ‘세상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 그건 너무 숨막혀’라고 절규하던 맷 플레겔(Matt Flegel)의 목소리는 후렴구에서 불현듯 힘을 잃고 빨려나간다. 무엇인가 붙들려고 애쓰지만 결국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것마냥. 그렇지만 그 광경은, 이상하게도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베트 콩(Viet Cong)은 캐나다 캘거리 출신의 밴드다.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어두운 리듬감과 디스 히트(This Heat)의 파편화된 기타 멜로디를 결합한 듯한 음악은 이들이 1970-80년대 포스트 펑크 씬의 적자라는 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좀 더 직접적으로는, 베트 콩은 이들의 전신 격 밴드인 위민(Women)이 보여줬던 겨울 풍경을 재현한다. 황량하지만 마냥 혹독하지는 않고, 기묘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위로가 되는 구석이 있는 음악. “Continental Shelf”는 그렇게 우리들의 늦겨울을 달랜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