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니 – 오늘의 거짓말 | 2014 공연장에 앉아 향니와 마주했을 때 처음 가지게 되는 느낌은 당황스러움이다.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채 무릎을 반쯤 굽힌 자세로 음악에 맞춰 이리저리 손을 뻗어대는 그녀의 몸짓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이키델릭(?)하다. 현란한 몸동작에 더해, 음산한 기운의 공격적인 건반과 왠만해선 예측하기 힘든 곡의 진행이 (좋은 의미에서의) ‘정신나간 듯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노랫말 또한 어딘가 나사가 풀려 있는 것 같다. 그 노랫말을 뱉어내는 향니의 보컬 또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모든 요소가 정신없이 사운드를 그려내는 데 열중하고 있는 와중에도 연주가 산만하게만 들리지 않는 것은, 정확한 타이밍을 잡아주는 베이스와 드럼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들어서는 귀엽고 발랄한 것 같지만, 어딘가 섬뜩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바로 이 점이 향니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것이다. | 조지환 qay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