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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축하공연 등에서 배우들의 호응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은 사람들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게 되었다. 대종상영화제에서 에이핑크가 [LUV]를 부를 당시,무대를 즐기던 양동근의 모습.

당신은 호응에 예민한가요?

5년 전 일이다. 당신은 대종상 영화제에서 소녀시대가 벌인 축하공연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싸이는 미투데이를 통해 물었다. “대종상 시상식이 되게 경건하고 고급스러웠나봐요?”라고. 이석훈(SG워너비)도 트위터를 통해 아쉬움을 표했다. “박수 치는 거 어렵나?! 웃는 거 어려워?! 너무들 하네”라고. 속 시원한 언급이긴 했다. 허나 이런 언급이 무대의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배우들의 얼굴, 표정, 동작으로 의중을 파악하며 소위 ‘궁예질’을 하는 것. 우리가 얻어가는 건 과연 무엇일까. 고작해야 무대를 환호/고요의 장, 축제의/엄숙함의 장으로 판단하는 것뿐이다. 일단 이런 경우 으레 등장하는 매너의 문제에서 벗어나보자.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호응’ ‘반응’이란 과연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지 살펴보자.

 

군중이라는 사운드: ’호응감별사’들, 환호성을 체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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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와 관련된 반응 영상을 검색하면, 관객의 환호를 만끽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의 흔적이 꽤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은 WWE 소속 프로레슬링 선수 대니얼 브라이언에 대한 환호와 관련된 영어 단어를 입력했을 때 나온 영상 중 한 장면.

그러했을 때 나는 여러분이 다양한 동영상 사이트를 주목해보길 권한다. 이때 동영상 사이트는 당신이 어떤 무대의 호응도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당신은 예전에 맛보았던 호응과 그 감흥을 다시 만끽할 수 있다. 가령 나는 WWE의 팬이다. 즐겨 찾는 동영상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입력하고 그 뒤에 호응과 관련된 단어인 ‘crowd’나 ‘pop’, ‘chant’를 입력해본다. 지금은 퇴단했지만 CM PUNK라는 선수가 있다. 그 선수의 이름 다음에 세 단어를 각각 입력하면 관중들의 환호성을 만끽할 수 있는 영상들이 뜬다. 이런 식으로 경기를 다시 보면, 어떤 때는 엄청난 환호성이 나오지만, 어떤 때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보통 팬들은 그저 그런 아쉬움 정도만 남긴다. 그러나 매니아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미국 내 어느 지역의 주민들이 타 지역보다 열광적인지 분석하고 평가한다. 무대에 설치된 관중들의 함성을 담는 음향 장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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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대종상영화제 소녀시대의 축하공연을 둘러싼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있긴 했으나, 당시 배우들의 호응을 둘러싼 사람들의 불만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언론에서 ‘굴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선정적으로 보도하긴 했지만, 당시 시청자들은 2010년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소녀시대의 퍼포먼스에 별 호응을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관련 영상을 검색해보면, “ㅅㅂ 호응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니?” “표정들 쩐다”를 비롯, 배우들의 호응 부족을 비난하는 덧글들이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호응 여부를 통해 군중이란 사운드를 챙기길 즐긴다. 여기서 군중이란 사운드는 단지 소리로 대변되는 환호성과 아우성이 아니다. 이는 신체가 가미된 여러 감각이 집약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반응과 관련된 음악 및 스포츠 영상은 군중이란 사운드를 경험하는 당신이 손쉽게 ‘호응감별사’가 되도록 판을 깔아준다.

 

K-POP reaction: 신체는 비평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당신은 영화 광고의 한 컨셉, 혹은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했던 장면을 알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 가수의 열창을 보며 개인의 울거나 웃는 얼굴을 비춰주는 그 장면을. 물론 이를 질타하는 건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다. 일단 당신이 잘 들어가는 동영상 사이트에 들어가 관심 있어 하는 한국 가요 제목과 그 뒤에 ‘reaction’을 입력해보자. 아니면 K-POP reaction이라고 입력해도 좋다. 그러면 K-POP에 애정을 가진 외국인들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일례로 아이돌 문화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의 필자로도 활동 중인 MRJ는 꾸준히 K-POP 신곡 뮤직비디오를 보는 자신의 반응을 찍어 올린다. MRJ는 글이라는 언어 대신 말과 표정이라는 언어로 한 곡 한 곡 리뷰를 쓴다(나는 처음엔 그가 K-POP을 조롱하는 사람으로 오해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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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말의 비중이 더 크지만, 자신의 신체를 써서 K-POP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이른바 ‘반응비평가’들이 늘고 있다. K-POP 전문 리뷰어 중 한 명인 MRJ가 포미닛의 [미쳐]를 분석하는 장면. https://www.youtube.com/user/MRJKPOP

익히 알다시피 우리에게 비평의 표현 수단은 글이 익숙하다. 한데 얼굴은 글보다 직접적이다. 정서적으로 선명하나 냉정하진 않다. 그래서 TV로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무대 속 관객들을 보면서 우리는 얼굴을 너무 들이미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 하지만 MRJ를 위시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K-POP에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호응감별사의 위치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들이 자신의 얼굴과 몸짓으로 보여주려는 건 군중 속 개인의 적극적인/소극적인 호응 여부가 아니다. 이들은 신체도 곧 비평의 언어일 가능성을 실험해보는 중 아닐까.

물론 K-POP reaction이란 테마 아래 여전히 신체라는 비평 언어에서 말의 비중은 높다. 고로 표정이나 몸짓으로 K-POP을 평가하는 이들의 진지함을 온전히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얼굴과 몸짓으로 K- POP을 평가하는 이들을 ‘반응비평가’라 이름 붙일 수 있다면, 간혹 반응비평가들의 잘생기거나 예쁜 얼굴을 언급하며, 그들의 신체가 비평 언어의 맥락으로 전달될 가능성을 다른 ‘떡밥’으로 돌린다. 유머러스한 덧글은 간혹 반응 비평가들의 K-POP 리뷰를 평가 절하하는 맥락으로 읽히기도 한다.

 

‘호응감별사’에서 ‘반응비평가’로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K-POP의 반응비평가들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콘서트를 즐기는 당신이라면 ‘크라우드 서핑crowd surfing’이란 용어를 알 것이다. 콘서트의 절정. 가수가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다가 관중을 향해 뛰어들 준비를 한다. 가수는 힘껏 날아오르고 관중은 가수의 몸을 떠받쳐준 채 그의 이동을 도와준다. 관중이 만들어내는 물결은 에너지를 한껏 쏟아부은 가수의 콘서트가 꽤 성공적이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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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얼굴과 표정 등 신체를 활용해 K-POP을 심층 해부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얼굴과 표정이 글보다 덜 냉정하다는 평가도 가능하지만, 말의 힘과 함께하는 얼굴이라는 비평 언어는 비평의 새로운 사운드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반응비평가가 만들어내는 크라우드 서핑은 콘서트의 그것과 다르게 좀 더 엄정하며 솔직하다. K-POP 평가단을 자청한 이들은 곡을 세세히 따지며 멜로디, 리듬, 빌드업, 퍼포먼스 등을 분절하고 해부한다. 뮤지션들은 콘서트와 달리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 물결을 마냥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설령 뮤지션 자신이 그 물결에서 떨어진다 하더라도. 자신의 신체를 적극적으로 평가의 언어로 쓰고자 하는 반응비평가의 물결이 거세게 부는 한 말이다. 지금 비평의 새로운 사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 김신식

2 Responses

  1. 냠냠이

    호응을 강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신나야 호응을 하는 것이지 이유야 어떻든
    호응을 안했다고 비난을 하는것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팬들이야 가수 생각하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좀 같이 즐기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자기 자유지요..
    무조건 아래로 보고 호응을 안한다는 것도 그냥 궁예질이구요.
    내면으로 즐기는 사람도 있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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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니미

    영화제면 좀 영화제 분위기에 맞게 영화하고 관련 있는 음악공연을 해야지 무슨 기쁨조도 아니고 무슨 영화제까지 아이돌들이 나와.. 30넘은 아저씨들이 애들음악에 억지로 좋아해줘야되나?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문제가 아니고 그런 기획을 한 놈들이 문제지.. 올해 아카데미 보고 느낀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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