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장소: 옥상상점
진행: 차우진, 이명연(인큐베이터) @inQ_F 
사진: 이승희(스튜디오103)
정리: 차우진

note. 이 인터뷰는 월간 [인큐베이터] 2월호에 다른 버전으로도 실렸습니다.

썸머히어키즈 | 최영휴(베이스), 김미숙(신서사이저), 김원준(보컬/기타), 최욱노(신서사이저, 드럼)

차우진: 다른 밴드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그것부터 얘기해볼게요.
김원준: 제가 포니라는 밴드를 하고 있을 때 이 친구(최욱노)가 핑크 엘리펀트를 하고 있었어요.둘 다 개러지 밴드였는데, 그때 이 친구랑 저랑 분식집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그렇게 친하게 지내다가 서로 어떤 음악 좋아하냐, 누구 좋아하냐 이런 얘기 하면서 놀았죠. (최욱노: 주방에서 저는 떡볶이 만들고 얘는 순대 썰고 뭐 그러면서) 너무 구체적인데? (웃음) 아무튼 서로 좋아하는 음악 얘기하다가 만들어 놓은 데모도 듣다가 한번 해 보자, 고 해서. 공연하기 전에 여러 레이블에 보내려고 먼저 곡 작업을 했어요. 작업하고 공연도 하자, 그래서 멤버를 모았는데. 미숙이는 룩앤리슨에서 베이스를 치고 있는데, 얘가 신디사이저를 가지고 있거든요.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웃음)
김미숙: 공연 뒷풀이 같은 술자리에서 자주 보던 친구들이었는데 노래 들어보니 괜찮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도 어쩌다 보니. (웃음)
최욱노: 형(최영휴)도 마음 맞는 친한 형이었어요.
김원준: 처음엔 다 주변 사람들이었어요.
최영휴: 제가 제일 마지막에 합류했어요. 이전 베이시스트가 나가면서.

차우진: 임유진 씨(야광토끼)도 있었다던데요.
김원준: 누나가 초기 멤버였는데 야광토끼 솔로 프로젝트 준비한다고 나갔어요.

차우진: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해보자!’고 얘기했던 건 몇 년도였나요?
최욱노: 2009년이에요.
김원준: 결성된 게 한 3년은 되었는데 멤버가 자주 바뀌는 바람에 꾸준히 활동을 못했어요. 그래서 앨범 내고, CJ 아지트의 튠업에 붙으면서 음악을 하게 된 동기가 확실히 생겼던 것 같아요. 투자(돈)가 있으니까. 음악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다음부터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차우진: 욱노 씨는 핑크 엘리펀트와 티비옐로우 두 곳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죠?
최욱노: 예, 핑크 엘리펀트는 쉬고 있고 티비옐로우는 같이 하고 있습니다.

차우진: 미숙 씨는 룩앤리슨도 함께 하는데, 썸머히어키즈의 음악이나 그런 점에서 부딪히거나 겹치거나 이런 건 없나요?
김미숙: 글쎄요. 처음에 걱정을 하긴 했는데 아직까지 크게 부딪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서로 엄청 바쁜 것도 아니니까. (웃음)

차우진: 룩앤리슨도 앨범 준비 중이죠?
김미숙: 네, 준비 중인데, 아직까진 문제가 생기진 않았어요. (웃음)

차우진: 티비옐로우는 어때요?
최욱노: 2집 앨범 작업 중인데요, 1집 연주를 세션 팀이 맡았었는데 이번엔 3인조 체제로 가요. 루프랑 기타 연주랑 목소리만 해가지고, 좀 더 인스트루멘틀로만 갖고 가려고 고민 중이에요. 앨범 준비에 치중하려고 공연을 거의 안 잡고 있어요.

차우진: 튠업 얘기를 좀 해보죠. 계기랄까, 결심한 시점이 있나요?
김원준: 우연히 지원하게 됐어요.
최욱노: 예, 제가 우연히 봤어요. 사실 홍대 밴드들이 튠업을 거의 몰랐어요. 저는 강남에서 술 먹는데 포스터가 붙어있는 거예요. 강남 역에. 너무 생뚱맞잖아요. 그래서 그냥 뭐 이런 게 다 있어? 그러면서 원준이한테 얘기했는데 이 친구가 지원을 했더라고요. 그렇게 얼렁뚱땅 어떻게…
김원준: 보통 오디션이나 콘테스트 같은 프로그램들은, 기타 연주나 보컬 실력을 보고 뽑을 줄 알았거든요. 사실 저희랑 다른 스타일의 밴드들을 많이 뽑을 줄 알고 지원하고서도 별로 신경을 안 썼어요. (차우진: 그냥 찔러 본 거였던?) 예, 그래서 떨어지겠지 뭐 그렇게 생각했죠. 쌈지 같은 데하고는 다른 성격 같아서. 그런데 1차 붙고 2차 붙고 하니까 ‘어 이거 되겠는데?’ 싶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심사위원들이 한경록, 하세가와 요헤이 같은, 지금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뮤지션들이 많았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성향이 맞았던 것 같아요.
김미숙: 그 지원을 받아서 앨범이 나온 거죠.
김원준: 밴드로 어느 정도 활동을 하던 중에 지원을 했어요. 영휴 형도 들어온 다음에.
최영휴: 제가 썸머히어키즈로 한 두 번째 공연이 튠업 오디션이었어요.
김원준: 형 들어오고 나서 저희가 잘 됐네요. (일동 웃음)
최영휴: 들어오고 나서 첫 번째 공연이 쌈지 오디션이었고, 두 번째가 튠업이었죠.

차우진: 사실 치즈 스테레오는 다른 멤버들이 경험했거나 지속하고 있는 사운드와 차이가 있을 텐데요 영휴 씨는 어땠어요?
최영휴: 치즈스테레오는 간결하게 3인조로 구성된 록 밴드였거든요. 그래서 신서사이저가 들어간 음악이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처음에는 애를 많이 먹었어요. 치즈 스테레오 때는 제가 많이 채우는 역할을 했어요. 복잡한 연주 스타일이 아니라서 제가 베이스로 많이 채워야 했는데 여기 들어오니까 그걸 신서사이저가 다 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복잡하게, 여러 음을 치는 거에 익숙한데 여기서는 그걸 버려야겠구나, 욕심을 버려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김원준: 앞으로는 형이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노: 저희는 형을 영입한 거에요, 형의 강렬한 퍼즈 톤에 반해서. (웃음) 형이 들어오고 나서 드럼 비트랑 딱딱 맞는 게 좋아요.
김원준: 일반적으로 베이시스트는 뒤에서 받쳐주는 경우가 많은데, 치즈스테레오에서 형은 그러지 않았다고 봐요. 사운드에 있어서도 그렇고 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연구도 많이 하고. 합주하면서 놀랄 때가 많죠.

차우진: 튠업 지원 분야는 어떻게 되나요? 조건이나 뭐 그런 게 따로 있나요?
최영휴: 앨범 제작과 프로모션 지원이에요. 앨범 제작 이후의 수익배분이나 그런 조건은 전혀 없고요. 기한은 1년 이내였나?
최욱노: 기간 제한도 없고 그냥, 앨범에 로고 넣고, 문화재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조건.
김원준: 제작비에 프로모션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투자를 받았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처음엔 저희도 의심을 많이 했거든요. 이런 대기업에서 이런 돈을 그냥 줄 리가 없을 텐데… 그런데, 그런 조건이 없더라고요.

차우진: 제작비 지원 규모는 얼마나 되는 거였어요?
최영휴: 프로모션 포함해서 2천 만원 정도였어요.

 
썸머히어키즈 – 자니 | Summer Here Kids (2011)

차우진: 자, 그럼. “자니?”부터 얘기해볼게요. 카카오 톡 뮤직비디오가 먼저 알려졌잖아요. 이 기획은 어떻게 나온 거에요?
김욱노: 안성민 씨라고,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도 기획하신 분이랑 같이 했어요.
김원준: 전체적인 프로모션을 도와주셨는데 그 분과 프로듀서 형이랑 거의 주말마다 회의를 했어요.
최욱노: 프로듀싱은 티비옐로우의 이호원 형이 맡았고.
김원준: 기획 단계부터 같이 참여하고 컨셉트 잡으면서 회의하고 그랬죠.
최욱노: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 거죠.

차우진: 이 노래는 사실 찌질한 20대 남자애의 어긋난 짝사랑이잖아요. 그런데 내용은 인터넷에서 돌던 ‘구 남친 유머’였고요. 다른 음악에 비해 이 곡이 좀 도드라지고, 뮤직비디오도 컨셉트가 들어간 결과물이라서, 작정하고 만들었구나 싶었어요.
김원준: 맞아요. 이 노래는 가사도 제일 마지막에 썼고, 컨셉트에 맞춰서 고민을 많이 한 노래였어요.

차우진: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거나 좋아할만한 걸 콕 찍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에요. 특히 깨알 같은 부분들, 복학생 3호 같은 거. 연출도 구성도 재미있었어요. 어쨌든 이 곡의 반응이 좀 있었는데, 어때요?
김원준: 활동 기간이 길지도 않아서 어떻게 우리를 알릴까가 걱정이었는데 이 뮤직비디오가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생각보다? 라기보다는, 사실 예상한 만큼 반응이 왔어요. 그런 걸 노리고 기획을 했던 거고, 회의도 했으니까요. (웃음)

차우진: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대사는 멤버들이 쓴 건가요?
최욱노: 원래 원준이가 쓴 가사인데, 스크립트는 감독님이랑 기획자 형이랑 같이 짠 거에요. 타이밍이 까다로운 작업이라서.
김원준: 그게 되게 힘들다고 들었어요. 세트를 짜는 게. 여기저기 자문도 구하고 감독님이 실제로 여자 후배들에게 “자니?”라고 막 욕먹어가면서 문자도 보내고.
최욱노: 그러면서 은근히 몇 명 떠본 것 같아요. (일동 웃음)
김원준: 남자들은 한 번쯤 다 보내보지 않았을까요?

차우진: 옛날에는 그게 나쁜 일이야! 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죠.
김원준: 나쁘다기보다는, 가볍게 만드는 것 같아요. 패러디도 그렇고. 이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데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킹이 활성화된 것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상황이 좀 맞았던 것 같아요.

차우진: 음악적으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어요. 그 중에 공통적인 게 90년대 음악, 보도자료에도 다이노서 주니어(Dinosaur Jr.), 위저(Weezer) 같은 이름도 나오고요. “피쉬 앤 칩스” 같은 경우는 블러(Blur)의 인상도 강했어요. 어쨌든 썸머히어키즈의 음악엔 90년대 말 한국에서 사람들이 ‘모던 록’이라고 부르던 음악 스타일을 가져오면서 거기에 신서사이저가 들어가고 빈티지한 느낌도 만들지만 또 뮤직비디오는 카카오 톡이란 말이죠. (일동 웃음) 그런 부분이 재밌어요. 사람들이 막연하게 ‘이건 90년대 음악 같은데?’라고 말하길 의도한 건지, 궁극적으로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었는지 궁금해요. 앨범에서 여러 가지 실험들도 많이 시도했잖아요?
김원준: 영향 받은 밴드들이 다 90년대 영미권 밴드들이 맞아요. 위저나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라든가. 브릿팝도 그렇고. 청소년 때부터 그런 걸 많이 들었거든요. 다들 비슷했을 것 같은데. 제 경우엔, 사실 포니는 완전히 영국 쪽이었는데, 그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들었던 음악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지향점 같은 경우도 위저라든지 그런 밴드한테 영향 받은 사운드를 내고 싶었어요. 지금도 영국 쪽보다는 미국 쪽 인디 음악을 많이 좋아하고,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같은 음악을 레퍼런스로 많이 삼기도 했어요. 그래서 녹음하면서 여러 실험을 하기도 했고요.
김미숙: 신서사이저에 기타 앰프나 이펙터를 꽂기도 했고.
김원준: 믹싱을 할 때도 비상식적으로, 도대체 말도 안 되는 방법을 쓰기도 했어요. 재미있는 방법이었는데, 그러면서 의도대로 재미난 사운드를 발견한 것도 있지만 너무 과욕을 했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최영휴: 맨 처음 곡을 만들 때 생각했던 이미지랑은 조금 동떨어지기도 했고요.
김원준: 그래서 아쉬운 것도 많아요. 처음 생각했던 느낌을 잊어버리고 너무 뽕뿅거리는 편곡과 실험에 빠져가지고.
최영휴: 시작은 스트레이트하고 로파이한 미국 인디 팝이었는데, 마지막에 왔을 땐 (믹서에) 신서사이저 세네 개가 막 올라가 있고.
김원준: 다시 뒤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어. (웃음)
김원준: 첫 정규앨범이니까 여러 가지 욕심이 앞섰던 것도 있고, 반면에 의도대로 좋아진 것도 분명 있고요.
최욱노: 내 생각에 우리는 다시 돌아가고 있어. 단순해지고 있는 것 같아. 그렇잖아? 새로 쓴 곡들도. 1집이 너무 힘들었나봐.
김원준: 앞선 얘기긴 하지만 다음 EP나 정규앨범에서는 좀 더 록킹하고 단순한 사운드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처음에 좋아했던 사운드로.

차우진: 멤버들 다 합의가 된 거에요? (웃음)
최영휴: 지금 작업하는 곡이나 합주하는 분위기를 보면 뭐. (웃음) 앨범 녹음 들어가기 직전에 우리가 5인조였어요. 신서사이저 멤버가 두 명이어서 신스 사운드를 풍성하게 낼 수 있었는데 소리가 단순해지는 건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김미숙: 사실 녹음이나 믹싱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역량을 뛰어넘어서 하는 것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김원준: 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전부 기타 록, 기타 팝이에요. 그레이엄 콕슨(Graham Coxon) 솔로 앨범 같은 로큰롤, 위저처럼 단순한 거 좋아하는데. (최영휴: 사실 신스에 빠진 건 오래 되지 않았지.) 썸머히어키즈 결성할 때 막 신서사이저의 매력에 빠졌고 (김미숙: 그땐 그게 대세였지, 영미권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게 되면서 이거 재밌다, 좋다 하다 되니까.
최욱노: 지원 받아서 녹음할 시간도 많겠다, 그래서 막 해보자, 해보자.
김원준: 우리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건 단순한 음악인데 지원받고 돈도 있고 그러니 신스도 집어넣고, 그때 당시 좋아했던 음악처럼 해보고 그러다 보니까 약간 괴리가 생기더라고요.

차우진: 결국 돈이 문제네요? (웃음)
김원준: 돈과 시간이 문제죠. 돈으로 다 커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웃음)
최영휴: 앞으로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걸 하게 될 것 같아요.

차우진: 실험들을 통해서 얻고 싶었던 소리나 감수성 같은 건 어떤 거였나요?
김원준: 어떤 감수성을 노렸다기보다는, 일단 기존에 한국에서 발매된 인디 음반들의 사운드와 다르게 가려고 노력을 했어요. 어느 스튜디오 가면 이 사운드가 나오고, 저 스튜디오 가면 이런 저런 사운드가 나오는데, 한 스튜디오에서 나온 음반들을 쭉 들어보면 똑같다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많이 비슷해요, 정말로. 그래서 기존의 음반보다는 새롭게 해보자,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게 약간 강박적으로 작용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티비옐로우의 이호원 형도 굉장히 특이한 사운드를 탐구하는 분이기도 했고. 우리가 또 귀가 얇아가지고 그 형 얘길 들으면 막, 우주로 가는 사운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최욱노: 실험에 불 붙이게 된 게, 그 형이 막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어때, 재미있겠지? 하면 저희가 아, 그래 우주로 가는 거야 우주로… 이랬죠.
김원준: 그리고 미국 인디 음반들 중에서도 실험적인, 최근에 나온 인디 음반들을 레퍼런스로 삼았어요. 한국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사운드를 내보자는 공감대가 밴드 안에 있었어요. 일반 스튜디오에서는 상식적으로 안 되는, 그런 소리를 만들려고 했죠. 리버브를 최대로 올려서 기타를 녹음한다거나 퍼즈를 막 이렇게 해서 진짜 광폭한 소리를 낸다거나. 믹싱에서도 “부럽지 않아” 같은 경우는 기타가 모든 악기를 집어먹거든요. 믹싱할 때 엔지니어 형은, 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하는데 저희가 계속 이거라고, 이거라고, 이거라고 말을 해가지고 된 거고요. “자니?” 같은 경우엔 데모는 좀 더 소프트한 느낌이었는데 후렴 부분에 퍼즈 기타를 또 광폭하게 넣어보고. 그런 식으로, 어떤 정서를 지향점으로 삼았다기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으로 접근했어요, 사운드를 잡을 때.
최욱노: 퍼즈로 큰 임팩트를 준 게 제일 그랬죠.
김원준: 그랬는데, 앞으로는, 아까 말했듯이 실험은 계속 하되 1집에서 얻은 게 많아요. 그 경험을 토대로 우리에게 어울리는 소리를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죠.

차우진: 썸머히어키즈에 대해 스쿨밴드 같다는 얘기도 좀 들었어요. 전 그 얘기가 재미있었는데.
김원준: 제 생각엔 보컬 스타일이나 멜로디가 사실 대중적으로 좋아할 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보컬 연습을 받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받았거든요. 근데 달라지지 않더라고요. 그냥 제 목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고민을 참 많이 했는데 결국 저한테 어울리는 건 그런 멜로디와 그런 목소리더라고요. 썸머히어키즈에서 스쿨밴드 인상을 받는 것도 아마.
최욱노: 예상한 반응이에요. 저희는 원래 로파이하고 인디적인 걸 좋아했기 떄문에. 저희가 뭐 굉장히 잘하려고 한 건 아니고, 이게 딱 인 거 같아요.
최영휴: (조그맣게) 난 잘하고 싶은데…
최욱노: 그럴거면 얘가 보컬인 밴드에 오지 않았지. (웃음)
김원준: 사실 사람들이 우리를 좋게 봐줄까? 란 걱정도 많았어요.

차우진: 지금은 좀 다르지 않아요?
김원준: 앨범을 내니까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 작곡가 윤일상 씨도 제 목소리 귀엽다고. (웃음) 진짜에요.
최영휴: 네, 트위터에서.
김원준: 썸머히어키즈 검색하다가 찾았는데, 윤일상 씨 트위터에 있더라고요. 그 분한테 인정받은 목소리, 라고 적어주세요. (웃음)

차우진: 스쿨밴드 같다는 인상은, 바꿔 말해 풋풋함, 신선함, 상쾌함 이런 이미지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건 좋은 거라고 봐요. 가사도 연애나 청춘에 대한 얘기들이 많고. 썸머히어키즈가 이 ‘청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주목하는 지 궁금하고요. 밴드가 보는 그 시절은 어떤 것인지도 궁금해요.
김원준: 가사는 제가 겪는 부분이 많아요. 경험이나 처해있는 상황. 그래서 상당히 개인적인 것도 많아요. 그런데 뭐 제가 30대가 되면 그때 얘길 쓸 것 같아요, 40대에는 또 그때 얘기가 나오겠고.

차우진: 그땐 ‘모기지론’ 뭐 이런 게 나오겠네요? (웃음)
김원준: 그럴 지도 모르죠. 애 키우기 힘들다 등등. 60대에는 집을 잃고 방황하는 얘기가.

차우진: 썸머히어키즈의 노래와 감수성이 건드리는 건 패션지나 잡지, TV에 나오는 게 아닌, 오히려 인터넷 커뮤니티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20대의 이미지와 통한다는 인상을 받아요. 취업 걱정도 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도 하면서 보고 싶은 영화 보고, 공연도 보러 다니고, 일본식 카레를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커피나 유자차 마시는? (웃음) 사실 조용한데 평범하고, 한편으론 또 다르고 싶기도 한 친구들과 소통하는 음악이란 생각이 들어요.
최영휴: 앨범 중에서 “우리 여름”이라는 곡의 가사가 우리의 정서를 잘 대변하는 것 같아요. 청춘이긴 하지만 되게 활기차거나 그런 내용은 아니거든요. 여름이면 뭔가 에너지 넘치고 막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잖아요. 우리가 대변하는 정서가 딱 청춘이라고 할 필요는 없겠지만.
김원준: 여름이라고 하면 들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햇볕이 쨍쨍한데 나가 있으면 축축 쳐지고. 이런 게 앞으로 뭐해 먹고 살지? 이런 걱정과 겹치기도 하고.
최욱노: 루저예요, 그냥.
김원준: 그러니까 적당히 ‘루저틱’하고 적당히 즐길 줄 알고 또 적당히 비꼴 줄 알고 그런 세대인 것 같아요. 트위터나 페이스북 보면 하루가 멀게 재미있는 사진도 올라오는데 그거 보면서 크큭큭 거리면서 또 정치판도 비꼬고 뭐 그러면서. (최욱노: 갖고 놀고 희화화할 수 있는 시대죠) 옛날처럼 너무 진지하진 않잖아요. 진지하면 더 비웃음을 받는 시대잖아요. 우리 음악이 그런 분위기와도 어느 정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해요.

차우진: 신곡작업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최욱노: 새로운 건 없어요. 저희가 데모로 남겨놓은 것들이 좀 있어서 그걸 하나씩 들어보고 있어요. 뿌리만 있는 것들이죠. (웃음) 지금, 몇 곡을 싱글로 낼 예정에 있어요.
김원준: 옛날에 만들었던 데모를 위주로 작업을 하고는 있는데 앞으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야죠.
최욱노: 새로운 작업을 하려면 좀 쉬어야 돼.

차우진: 곡 작업은 어떻게 하세요? 작사/작곡은 두 분이 같이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작업하는 방식은 어떤가요?
김원준: 보통 멜로디는 제가 쓰고, 그걸 가지고 이 친구(최욱노)랑 작업하는 편이에요. 편곡이나 추가적인 멜로디도 둘이 같이 하는 편이고. 어떤 밴드들은 합주를 하면서 노래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있을 텐데, 우리는 합주하기 전에 대강적인 틀을 데모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그걸 위주로 합주를 들어가죠.
최욱노: 1집을 만들 때에는 멤버도 계속 유동적이기도 했고, 다들 다른 밴드를 함께 하고 있어서 원준이 집에서 둘이 먹고 자면서 작업을 했어요. 데모를 먼저 만들었던 건 그런 이유도 있고요, 지금 싱글로 내려고 준비하는, 새로 꺼내는 곡들은 네 명이 같이 연주하면서 살을 붙여가고 있어요.

차우진: 슬슬 정리하죠. 최근에 들은 앨범들이 어떤 거에요?
최영휴: 최근에 산 앨범은 림지훈의 [오르간 오르가즘]. 커버도 좋고. (웃음)
김미숙: 요즘엔 음악을 좀. 라이선스가 안 돼서. 아, 내한한다고 해서 더 페인스 오브 빙 퓨어 앳 하트(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를 다시 꺼내 듣고 있어요. 원래 좋아했는데 한동안 안 듣고 있다가 다시 듣고 있어요.
김원준: 저는 블랙 키스(The Black Keys)를, 특히 [brothers] 앨범을 되게 좋아해요. 제가 밴드를 두 개 하잖아요. 썸머히어키즈랑 서교그룹사운드를 하고 있는데, 보통 레퍼런스가 될만한 음악을 찾아 듣는 편이에요. 요즘 서교그룹사운드 활동도 다시 하면서 비슷한 음악을 찾아 듣는데, 블랙키스도 듣고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도 듣고, 어떤 때는 페이브먼트(Pavement)를 듣고. 저는 좀 왔다갔다해요. (웃음)

차우진: 안 헷갈려요? 음악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데.
김원준: 완전히 다르죠. 언제 한번은 서교그룹사운드랑 썸머히어키즈랑 같은 날 한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서교’를 먼저 하고 ‘썸머’를 했는데, 기분이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앞에서는 막 이런 거(기타를 긁는 포즈) 하다가 다시 올라와서 “머릿결~” 이런 걸 하니까. (일동 웃음)
최영휴: 이중인격자에요. 인격이 몇 개가 있어요.
최욱노: 다중이, 다중이.
김원준: 그래서 절대로 같은 날 같은 무대에서는 안 하기로 했어요.

차우진: 혼란스러웠겠네요.
김원준: 보는 사람들도 되게 혼란스러워하더라고요.
최욱노: [DMC(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실사판이에요. 약간, 네기시  닮았어요.
김원준: 클럽 익명 게시판에도 어떤 게 진짜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뭐, 둘 다 제 모습이기도 한데…

차우진: 어쨌든 원준 씨는 음악을 일로 듣는다는 거죠? (웃음)
김원준: 밴드를 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이건 나중에 써먹어야지 그러면서. 그런데, 그렇잖아요, 써먹어야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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