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5월 넷째 주 위클리 웨이브는 샤이니, 웨이스티드 쟈니스, 한요한 앨범에 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 진행: 박준우

 

샤이니 | Odd | SM 엔터테인먼트, 2015.05.18

SHINee-Odd

정구원: [The Misconceptions of Us]만큼의 자신만만한 야심도, [Everybody]처럼 사운드를 강박적으로 쌓아나가지도 않는다. 이렇게 쓰고 난 다음엔 ‘힘을 빼고 여유를 한 움큼, 화려함보다 디테일에 집중한 샤이니의 새로운 모습’이란 문장을 놓아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이 앨범은 그렇다. 그렇지만 ‘여유’는 그냥 상태일 뿐이지 어떤 ‘방향성’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방향이 없다. ‘방향성이 없다’는 방향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방향이 없어 보인다. ‘확실한 건 우리는 운명’이라고 즐거이 노래하는 “Romance”에서 ‘나를 끝내고 가 그걸 당겨’라고 소리치는 “Trigger”로 이어지는 감정선의 급전직하도 그렇고, 콘서트용 발라드 “너의 노래가 되어 (An Ode To You)”와 신스가 초현실적으로 번쩍거리는 “Alive”, 뮤지컬 앵콜곡에 어울릴 듯한 브라스가 바글거리는 “Woof Woof”의 사운드적 흐름도 그렇다. [Odd]는 전작과 달리 훌륭한 트랙을 ‘배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던져놓는다. 그것이 ‘던져놓은듯이 보이는 배치’였다면 참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훌륭한 트랙들은 자신들의 매력을 뽐내느라 앨범의 전체적 흐름을 흝어놓는다. 좀 더 면밀한 컨트롤이 필요한 앨범. 6.5/10

정은정: 샤이니는 가뿐히 뛰어넘었다, 한국이라는 국적도 아이돌이라는 포지션도. [Odd]는 일렉트로닉 팝과 딥 하우스, 트랩 등으로 그룹의 음악적 변신을 담았다. 특히 “Love Sick””View”는 기존에 샤이니가 지니고 있던 정서를 연장하면서도, 전혀 색다른 형식의 음악으로 직조된 트랙이다. 이번에는 격정적인 비트로 몰아치는 곡도 없거니와 종현의 탁 터지는 보컬이나 온유의 직선으로 내뻗는 보컬 파트도 없다. 심심하다기보다 장르에 적합한 방식을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발라드 곡 너의 노래가 되어”, “재연은 앨범의 콘셉트나 유기적인 트랙 간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많이 동떨어져 보인다.  7/10

 

웨이스티드 쟈니스 | Cross Road | 발전소, 2015.05.20

Wasted Johnny's Cross Road

박준우: 거칠고 지글거리는 사운드도, 쭉쭉 뻗어대는 시원시원함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앨범에서 가장 매력이 느껴지는 부분은 곳곳에서 느껴지는 진하다 못해 끈적끈적한 블루지함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투박하다고 하기에는 세 사람의 호흡과 리듬이 주는 감흥이 뚜렷할뿐더러, 몇 가지 스타일을 가져왔음에도 각각의 결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때로는 느슨하게 풀었다가도 강하게 조여드는 완급조절은 한 곡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앨범 전체를 통해 이뤄진다. 내 말이 거짓말 같다면, 일단 들어보길 권한다. 7.5/10

 

한요한 | Selfmade |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2015.05.21

한요한

박준우: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한요한이 싱어송라이터로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 앨범이 나왔다고 했을 때 기대했던(혹은 원했던) 요소가 있다면, 앨범 전체를 통해 보컬이 아닌 기타가 말하는 것이었다. 한요한은 악기로 소리를 내는 것 외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냈지만, 동시에 기타 역시 앨범에서 한 부분을 차지했다. 피쳐링한 음악가들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부분을 풍족하게 채워 넣었고 한요한 역시 최근의 흐름 중 하나처럼 다양한 장르를 이질적이지 않게 섞어내는 데 성공했다. 가장 인상적인 첫 번째 트랙이 주는 느낌이 다른 곡들에 의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6/10

정은정: 여섯 개의 트랙은 마치 동일한 계열의 색상지를 명도만 달리해서 보는 것처럼, 비슷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자아낸다. 트랙마다 제각각 다른 장르를 띠고 있는데, 곡의 성격을 고려한 보컬 배치 센스가 돋보인다. 이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악기, 장비도 과욕을 부리지 않고 사용해 곡을 깔끔하게 미감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세련미로 이어진다. 추천 트랙인 “Take Me Along”과 ”Chic”은 미끈하게 뽑은 멜로디와 함께 한요한의 절제된 사운드 운용을 엿볼 수 있다.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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