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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둘째 주 위클리 웨이브는 바이 바이 배드맨, 로맨스 탭, 쿠메오 프로젝트 앨범에 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 진행: 정은정

바이 바이 배드맨 | AUTHENTIC | 뮤직램프,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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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륜: 이들의 첫 앨범 [Light Beside You](2011)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는 전혀 비하기 어렵다. 첫 곡 “Young Wave”부터 마지막 곡 “Love Life”까지 신시사이저가 사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사이에 단현 리프로 숨어들어 울리는 기타라든가, 파열하는 음색의 드럼, 충분한 존재감을 가지면서도 기계음의 틈바구니에서 내몰리거나 겉돌지 않는 베이스 등이 이루는 균형 감각은 실로 놀랍다. 보컬은 악기가 있는 공간 전반을 여유롭게 장악한다. 그렇게 꽉 차는 소리인데도 답답하지 않다. 물론 스타일 자체가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레퍼런스로 떠오르는 외국 밴드도 비교적 선명하다. 하지만 글로벌한 감각을 오롯이 밴드의 내적 에너지를 통해 빚어낸 결과라 생각하면 결코 약점이 될 수 없는 부분이다. 8.5/10

성효선: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낯섦과 놀라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2집 [AUTHENTIC]은 전작과는 음악 스타일과 사운드가 많이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건 다른 밴드라고 느껴질 정도로 기존의 바이 바이 배드맨(이하 ‘바바배’)과는 다른 색의 음악을 들고 나왔음에도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드체스터(Madchester) 사운드의 정중앙에 있던 록 사운드는 옅어지고 전자음이 가득한 신스팝 사운드가 앨범 전반을 채우고 있지만, 바바배 특유의 댄서블함과 매끈한 멜로디 라인의 감각은 여전하다. 특히 정봉길(보컬)의 몽롱한 보컬과 비트가 매력적인 “Yong Wave”와 드럼이 빠진 자리를 건반의 다양한 사운드로 채우고 있는 “Stranger”가 그러하다. 이 앨범은 밴드에 가진 기대감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바바배는 앞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가지고 나오건 믿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7.5/10

로맨스 탭 | Romance Tap | 오피스에이트,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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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륜: 구조적으로 매우 단단한 음악이다. 그런 나머지 오히려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필드의 베테랑 출신 작곡가라는 사실과 그의 이름을 굳이 적지 않아도, 리듬 파트의 절도와 터치는 감탄스럽다. “이미 지났…길”에 깔린 스네어의 자잘한 입자감은 장인적이라 할 만큼 고르다. 조용한 허스키 보이스의 보컬은 기악 파트의 사운드에 녹아들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러다 보니, 곡의 전경(foreground)이라 할 만한 요소를 찾기가 어렵다. 분명히 좋은 멜로디의 보컬인데도 선명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어떤 미스라기보다는, 최근 음악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들이 집중을 요하는 멜로디나 곡 구조를 버거워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음악가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여행이나 요리 프로그램의 BGM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음악이다. 의미 있는 고민거리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음악이다. 7.5/10

최성욱: 밴드의 이름처럼 시종일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풋풋하면서도 청량감 있는 연애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 사랑 이후의 남겨진 감정들 혹은 이후의 무기력한 기대감에 가깝다. 사운드도 마냥 단출하게 흐르지 않는다. 어쿠스틱 포크 무드라기 보다는 유발이의 소풍 등과 같은 팝재즈 풍에 가깝다. 피아노의 흐름, 유려한 스트링 사운드, 간혹 등장하는 잔잔한 브라스 음 등 조금 더 귀를 기울일수록 깊이 있는 질감이 느껴진다. 도드라지지는 지점은 없으나 솜씨 있는 매무새로 다듬었다. 7/10

 

쿠메오 프로젝트 | No Youth Flowers | Honey Badger Records,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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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욱: 칠아웃(Chillout) 사운드의 성패는 이질적인 음의 요소를 어떻게 충돌시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아티스트의 지향점에 따라서 낯선 풍경이 빚어지기도 하며, 좀 더 편한 멜로디 라인의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쿠메오 프로젝트는 후자에 가까운 편이며, 부드러움, 달콤함 등의 단어보다는 차가움, 생경함, 아련함 등의 키워드가 더 잘 어울린다. 음의 소재나 변형의 방법론은 유사한 포지셔닝의 다른 음악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기타의 적절한 활용이나, 비트를 조합하여 유연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6.5/10

정은정: 포니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송광호와 최상민의 쿠메오 프로젝트는 뜻밖이고 생경할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낯섦을 반가워해도 된다. [No Youth Flowers]는 칠 웨이브와 칠 베이스를 바탕으로 특정 정서와 풍경을 환기한다.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본작은 청춘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청춘을 다룬다. 이는 영원하지 않은 ‘순간’에 대한 묘사이기도 하다. 한시적인 밤(Deep In The Night), 해가 지는 공원(Sunset Park), 드라이브하며 경계를 넘어가는 시점(Driving Northway) 모두 일맥상통한다. 사운드에서 언뜻 오데자(Odesza), 파라 포 쿠바(Parra for Cuva), 블랙버드 블랙버드(blackbird blackbird)가 연상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미세하게 자글거리는 글리치와 몽롱하게 울리는 전자음이 트랙을 관통하지만, 이 요소가 곡을 집어삼키거나 장악하지는 않는다. 쿠메오 프로젝트는 장르 특유의 나른함을 유지하면서 역동적인 감각을 구사한다. 보컬, 베이스, 스트링, 비트를 중첩하고 교차하는 가운데 멜로디의 변주를 거듭하며 리듬감을 형성한다. 잘게 쪼갠 비트가 수를 놓는 “Sunset Park”, 디스코를 칠 웨이브로 재해석한 “I Feel You”와 ”Holding Up”은 앨범을 덮은 다음에도 기억에 남는다. 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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