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넷째 주 위클리 웨이브는 브라더수, 피제이, 빌리 카터 앨범에 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 진행: 정구원 브라더수 | 사이 | 비타민 엔터테인먼트, 2015.06.22 정구원: 솜사탕처럼 달달하고 따뜻한 팝송들. 브라더수의 [사이]는 자극적이지 않은 어쿠스틱 사운드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채워져 있다. 다만 바꿔 말하면, 이는 솜사탕처럼 별다른 인상이 남지 않는 음악만으로 채워져 있다는 레코드란 뜻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는 송라이팅보다는 ‘사이’라는 컨셉과 감정선에 집중한 결과물이리라. 그 선택이 나름대로의 감흥을 전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심해서 그래”나 “You Got Me”의 위트 넘치는 긴장감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사이]는 너무 착하고 심심하다. 5/10 피제이(Peejay) | Walkin Vol. 1 | CJ E&M, 2015.06.23 임승균: 구성이 단조로운 앨범과 통일감을 지닌 앨범은 혼동되기 쉽지만 이 두 가지는 사실 전혀 다르다. 이는 거꾸로 말하자면 각각 다른 스타일의 곡을 모아놓은 앨범이 온전하게 통일감을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인데, 말하자면 바로 이 앨범이 그렇다. 재즈를 기반삼은 어반(Urban)함이 앨범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이사이로 이미 빈지노™ 재즈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한 바로 그런 스타일의 “Get Lifted”나 G2와 舊-키드애쉬(Kid Ash) 現-키스 에이프(Keith Ape)라는 인선의 적절함이 돋보이는 동시대적 클라우드랩 “Out Of My Mind”, 얼핏 UK 개러지가 느껴지는 “미끄러지듯이”처럼 자기주장이 강한 곡들이 어색함 없이 자리잡고 있다. 결코 트렌드의 최전선을 걷고 있지는 않지만, 자이언티나 진보, 빈지노와의 작업물을 포함해서 알게모르게 오랫동안 케이팝과 힙합을 망라해 온 비트메이커로서의 좋은 커리어를 어느 정도 증명해 주는 양작. 7/10 정은정: 프로듀서가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하는 일은 온전히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무언의 선포 같다. 사실 트렌디한 음악가와 협업을 이어 온 피제이라는 프로듀서의 이력 덕분에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강점을 둔 앨범을 기대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기분 좋게 배반당했다. [Walkin’ Vol.1]은 재지한 비트와 청량한 멜로디가 주를 이룬다. 피처링한 아티스트의 개성을 한껏 살리면서 음악적 요소로써 이용했는데, 주목할 점은 이 와중에 치우침 없이 일관된 톤과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적으로 피제이 스타일이라고 평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주관과 음색을 담은 작품이다. 그의 첫 걸음을 감상하며, 행보를 계속 지켜봐도 좋겠다. 7/10 김윤하: 진보, 자이언티, 빈지노 등 장르 음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과 함께 결코 빼놓을 수 있는 이름, 피제이의 첫 프로듀서 데뷔작이다. 앨범은 얄팍한 유행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음악이 가진 재지하고 멜로우한 매력을 뽑아내는 데 집중하고, 그 결과물은 꽤나 단단하다. 아마도 타고난 매력이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키스에이프, 진보 등 동료들이 가진 개성을 극대화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내는 기술이 탁월하며, ‘Dali, Van, Picasso’, ‘어쩌라고’에 이어 빈지노와 함께 만들어 내는 먹고 자고 숨을 쉬 듯 편안하게 기분 좋은 합도 살아있다. 뭐랄까, 도무지 싫어할 이유가 없다. 7/10 빌리 카터 (Billy Carter) | Billy Carter EP | Tell-Tale Heart, 2015.06.22 정은정: 강렬하고 자유로운 블루스 록이다. 본작은 블루지 록의 전형에 가까운 만듦새를 갖추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한국의 음악 신에서는 새로운 사운드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다. 전자 기타를 필두로 드럼과 건반이 멜로디 라인을 떠받치며, 탁하고 힘찬 보컬이 맞붙어 힘의 균형을 완성한다. 때로는 고조되고 때로는 명쾌하게 폭발하는 가운데 등장하는 하모니카 소리도 인상적이다. 8/10 정구원: 빌리 카터의 첫 EP에서 가장 먼저 귀에 꽂히는 소리는 되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기타다. 강박적으로 리프를 반복하거나(“침묵”) 상쾌하고 시원스럽데 파열하거나(“Lost My Way”) 묵직하게 시작해서 싸이키델릭하게 몰아치는(“Time Machine”) 다양한 기타 연주는 이들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멤버 지원과 지나의 허스키한 보컬과 생뚱맞게 끼어드는 하모니카나 실로폰 소리 역시 이들의 음악에 감칠맛을 더한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이 스투지스(The Stooges)나 MC5를 연상케 하는 거친 개러지 사운드에 실려 달아오른다. 아직 ‘독자적인’ 느낌이 덜하다는 건 보완해야 할 점이지만, 데뷔작이라는 걸 고려하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기억에 남을 만한 블루스 록 레코드. 7/10 김윤하: 익숙한가 싶으면 낯설고, 낯선가 싶으면 익숙해진다. 빌리카터의 첫 EP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익숙한 톤의 블루스인가 싶다가는 2인조 구성 록 밴드의 노래들에서 자주 발견되는 심플하지만 임팩트 있는 구성이 툭 튀어나오고, 싸이키델릭한 무드가 이어진다 싶다가는 금새 컨트리 스타일의 하모니카 연주가 얹힌다. 앨범을 채우는 요소들은 밴드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의 모든 사건사고와 정확히 일치하고, 그 합일은 그 모습 그대로 밴드가 지닌 고유하고 독창적 면모가 된다. 요령을 피우거나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 음악은 취향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환영받기 쉽다. 빌리카터의 이 앨범이 그렇다. 7/10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