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둘째 주 위클리 웨이브는 레이크, 천재노창, 지소울 앨범에 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 진행: 정은정 레이크(The Lake) | The Lake In The City | 파스텔뮤직, 2015.07.01 박준우: 레이크의 음악은 속도감 있지만, 광란의 질주보다는 새벽 드라이브를 닮아 있다. 감상에 젖어 쓰는 비유일 수도 있겠으나, EP 내내 특정 BPM을 유지하는가 하면 각 소리가 가진 질감 역시 청량함을 유지하고 있다. 가끔 드러나는 불안정한 느낌마저 그렇다. 밴드만의 뚜렷한 독창성이나 높은 완성도 등 점수를 매기는 측면에서는 부족함을 보이겠지만, 대신 앨범을 재생했을 때 그려지는 그림이나 다가오는 느낌만큼은 충분하다. 좋은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7/10 정은정: 흥성거리는 열기를 담은 모던 록 음반이다. 기타 사운드가 곡 전반을 주도하며 세세한 스텝을 지시한다면, 드럼은 음악의 지속적인 리듬을 부여하며 들뜬 분위기를 이어나간다. 부분적으로 이용된 리버브 효과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부여하는 필터라기보다 환기, 청량감이라는 필터에 가까운 역할을 한 점도 인상 깊다. 모든 트랙이 멤버들의 만취 상태에서 멜로디 라인을 따는 방식으로 작곡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불안정한 가운데 활기찬 기운이 일관되게 드러난다. 6/10 조지환: 딱 요즘 같은 여름에 어울리는 음반이다. 너무 급하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 비트 위에서 춤추는 시원시원한 톤의 기타는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를 떠올리게 한다. 도시 속의 호수보다는 워터파크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다섯 트랙이 모두 하나의 트랙인 것 처럼 비슷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게 단점이지만, 듣는이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상쾌한 맛이 있는 음반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새롭고 다채로운 연주를 들려주길 기대한다. 6.5/10 천재노창 | MY NEW INSTAGRAM : MESURECHIFFON | Just Music Ent, 2015.06.23 정구원: 훅 중독자, 저스트 뮤직(Just Music Ent)의 노예, 비속어에 양해를 구하는 래퍼. 여러 가지 이미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My New Instagram: Mesurechiffon] 이전까지의 천재노창에 관해서 가장 먼저 느낀 감각은 ‘붕 떴다’는 인상이었다. 전체적인 상은 대단하지만 그 중 어느 부분을 특정해서 대단하다고 말할 수가 없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번 EP에서 천재노창의 음악은 명백하게 “구체”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그것은 이 EP에 담긴 음악적 요소들이 명확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렷하고 맑아서 오히려 시니컬하게 들리는 천재노창의 목소리와 플로우는 이번 EP에서 정확한 목표 – 힙합-클리셰적 위악 – 를 솜씨좋게 공격하고 비꼬며, 특유의 실험적이고 음울한 비트는 가사가 풀어내는 내러티브와 조응하면서 그 공격성을 더욱 강화한다(특히 “Ching Chang Chong”과 “너”, “털ㄴ업해야해”가 그런 측면에서 발군이다). 불의의 사건으로 인해 튀어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구체화된 혼란’이라는, 가장 적절한 전환을 이루어낸 작품. 8/10 지소울(G.Soul) | Love Me Again | JYP Entertainment, 2015.06.29 박준우: 뚜렷한 색채와 그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좋은 작품은 언제든, 얼마든 가능하다. 지소울은 그걸 스스로 보여주고자 하는 듯하다. 그는 네이버와 한 셀프 인터뷰에서 가장 첫 번째 버전의 곡을 골랐다고 했는데, 아마 완성도 이상으로 곡 자체가 가진 느낌을 포기하기 싫어서였을 것이다. 첫 번째 EP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측면은 오히려 가진 스펙트럼에 비해 조금 아쉽다는 느낌도 들지만, 대신 생각보다 빠르게 나온 차기작의 속도에 다음을 더 기대하게 한다. 7/10 정은정: 유난히 ‘목소리’라는 악기에 집중해서 듣게 된다. 지소울은 물 흐르듯이 곡을 이끌어나간다. 흔히 ‘자연스럽다’고 평하는 것은 힘을 들이지 않음이 아니라 내공을 의미한다. 그는 구간마다 적확한 톤과 창법을 구사하며, 차분한 멜로디 속에서 그루비한 리듬감을 형성한다. 전작처럼 폭발적인 가창력을 드러내는 트랙은 없지만, 본인이 지닌 역량을 단정하게 다듬어서 제시했다. 6.5/10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