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연말결산 마지막 순서. [weiv]가 꼽은 올해의 앨범입니다. 전통적으로 [weiv]에서는 전체 합산 리스트에 코멘트를 붙이지 않았었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각 앨범에 필자별 코멘트를 붙여 보기로 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참여할 수 있는 필자가 많아졌다는 다행스러운 상황 덕분이지만, 각 앨범에 대한 코멘트가 달린 리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한 몫 했습니다. 음악을 언어로 풀어낸다는 것은, 비록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나는 일이니까요.

적어도 음악에 있어서는, ‘흉작인 해’ ‘별볼일 없었던 해’라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 편입니다. 잠깐잠깐씩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갈 때도 있지만, 연말에 이르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좋은 음악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으니까요. 그 음악에 얽힌 경험과 감정,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넘쳐났고요. 2015년에도 물론, 저희 리스트에 아쉽게 포함되지 못한 앨범을 포함해서, 수많은 음악가가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리스트가 그런 작품들을 조금 더 빛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라임라이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목도의 측면에서든, 비평의 측면에서든, 어느 쪽에서도 상관없으니.

서론이 길었습니다. [weiv]가 꼽은 2015년의 앨범 10장, 그리고 각 필자별 리스트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고, 평안한 연말이 되시길. | 정구원 lacelet@gmail.com

 

 

 10.

10_dsfji123423feIFij32r32f29jk나희경
Flowing
(Heena Music)

정구원 · 때로는 귀를 사로잡는 것보다 ‘흐르는’ 것을 우선시하는 음악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Flowing]은 올해 들었던 음반 중 그런 흐름의 미학을 가장 잘 구현해낸 작품이다. 나희경의 보컬은 귀 속으로 차분하고도 달콤하게 녹아들고, 그녀의 목소리를 받치는 피아노나 기타, 드럼 등의 악기들 역시 한 발짝 물러난 거리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면서 청자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그런 편안한 흐름 가운데서도 감정의 진폭을 일순 뒤흔드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야말로 [Flowing]이 진정 빛나는 이유일 것이다. “Estate (Summer)”에서 나희경이 부르는 음이 우아하게 상승할 때, “Acaso”에서 나희경과 이반 린스(Ivan Lins)의 허밍이 공명할 때, 테크니컬한 측면에서든 미적인 측면에서든 우리는 어떤 전율을 경험하게 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전율을 느끼길 희망한다.

박준우 · 항상 아이러니하다 느끼는 것은, 장르 문법이 강한 음악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감성이나 표현 방식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그렇게 되면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더욱 문장이 막히게 된다는 점이다. 나희경의 이번 앨범은 ‘자연스럽다’는 표현 이상으로 편안하며, ‘음악가만의 무언가’를 강조하기에는 모든 트랙이 유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이 곧 이 앨범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나희경은 전보다 더 편안하게 음악을 있는 그대로 직접 향유하고, 이는 자칫 단점처럼 들리지만 곧 특징이 된다. 기술적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음악을 섬세하게 자신의 것으로 끌고 들어가는 깊이를 접하고 있으면 나 역시 글 쓰는 것을 멈추고 음악을 듣게 된다. 앨범을 감상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는데, 연말결산을 통해 짧게나마 이런 식으로라도 추천해본다.

 

 

9.

09_fIJaiJ32f4fJFIJFI3r전자양
소음의 왕
(Self-Released)

조지환 · 뮤지션의 커리어에서 보면 꽤나 급진적인 변화가 있었던 음반이다. 가장 실험적인 사운드라고 한다면 과장이 심하겠지만, 한국에선 분명 흔히 들을 수 있는 사운드는 아니다. 사운드가 전개되어가는 방식 또한 뻔하지 않고 새롭다. 이 음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적잖이 날카로우면서도 노골적이지 않은 가사이다. 다분히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시니컬하다. 거기에 의뭉스러운 보컬이 적당한 박진감의 비트 위에 얹혀져 재치를 더한다. 사운드와 가사의 공격성을 생각하자면, 보컬의 장난기가 보여주는 재치는 다소 엉큼한 재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마 이런 점들이,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도 듣는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들일 것이다. 질리지 않고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이 나온 것은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8.

08_ijsaIIJ3f234FJIJ3f(x)
4 Walls
(SM 엔터테인먼트)

김민영 · ‘유사 영미권 댄스 팝음악’으로 시작된 듯 하나, 오히려 본토의 음악에게 한 방 먹이는 실용주의 전략이 여기있다. 단순히 상업주의 전략을 완성시킬 줄 아는 기획사의 작품에 비해 음악적 결과물은 꽤 치밀하다. 맛깔스런 댄스 사운드의 구성에 신스팝과 딥 하우스로 점철된 전자음악 덕에 아주 독창적인 음반이 되었다. “4 Walls”와 “Rude Love”, “Papi”가 그 예다. 멤버들의 다양성이 잘 버무려진 “4 Walls”은 미묘한 톤과 춤추기 좋은 그루브, 깔끔한 편곡의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 향긋한 향취가 베인 곡이다. 잘 만들어진 음악이 상업성의 요체라면 공감대를 자극하는 것이 대중성의 요체다. 그런 점에서 [4 Walls]는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거머쥔 영리한 수작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정은정 · 전자 음악은 주류가 되었고,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차용하는 장르가 되었다. 그들 가운데 f(x)는 일렉트로닉 뮤직 아이돌로 독보적이다. 이유는 음악의 ‘만듦새’에 있다. 이번 앨범은 사운드 측면에서 강렬하다기보다 춤추기 편한 리듬과 질감에 주력했고, 가사에서는 난해함을 덜어냈다. 좀 더 정제되고 성숙해진 완성이다. 추천 트랙을 꼽자면 곡의 리듬이 전환되면서 도입되는 후렴부가 매력적인 딥 하우스 “Rude Love”, 트랩 비트에 에프엑스의 귀여운 자신감을 투영한 “Diamond”, EDM과 라틴 음악의 리듬을 접목하여 레트로 풍으로 만든 “Papi”. 

김세철 · 기획사의 의중을 먼저 살핀다. “4 Walls”가 단번에 샤이니(SHINee)의 “View”를 연상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늘 반 발짝 앞선 음악을 시도했던 두 그룹에게 UK 개러지라는 장르를 입한 SM의 의도를 가늠해 본다. 아마 댄스 음악으로 대중적인 설득력을 확보하면서도 차분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2000년대의 투스텝 장르와 가깝단 점에선 일종의 레트로지만 디스클로저(Disclosure) 등이 유행으로 살려냈으니 촌스럽지도 않은 선택지다. 차분해진 두 그룹의 활기찼던 과거는 이제 레드 벨벳(Red Velvet)과 EXO가 얼마간 물려받았다. 과거의 f(x)가 맡아도 어색하지 않았을 “행복”이나 “Ice Cream Cake” 같은 곡에 발랄함을 더해 레드 벨벳의 ‘레드’ 축을 세워나가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SM은 f(x)와 샤이니로 새 땅을 개척하는 한편 기존의 열매들도 놓치지 않았다.

주어에 SM이 아닌 f(x)와 [4 Walls]를 놓고도 할 말은 더 있다. 고백하건대 EDM 음반이 될 거란 소개만 봤을 땐 불안했다. 대표주자들조차 다 죽었다고 말할 만큼 뻔한 장르로 과연 전처럼 신선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듣고 나서도 새롭단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잘 만들었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있다. [4 Walls]에는 EDM의 전형적인 빌드업을 담은 “Cash Me Out”도 있지만, 신스 베이스 루프를 밀어붙인 “Deja Vu”, 예전에 유행하던 건반 중심의 하우스 “Rude Love”, 808 드럼을 활용한 “Diamond”도 있다. [4 Walls]는 클럽 음악의 더 많은 갈래를 끌어들여 근사한 가요를 만들었다. 재미있는 건 클럽 튠에 가까운 곡일수록 “Diamond”, “Cash Me Out”처럼 돈에 관한 어휘를 내세운단 점이다. 이 곡들은 클럽이 연상시키는 속물다움을 빌려오는 동시에 뒤집는다. 내 가치는 ‘환산할 수 없’으며 ‘난 지갑보다 그댈 먼저 챙길’ 거라는 말로 돈이라는 소재로 순수함을 노래한다. 돌이켜보면 f(x)는 늘 이랬다. 이번에도 f(x)는 힙스터와 소녀 판타지의 어색한 중점에 태연하게 서 있다.

 

 

7.

07_209j38409j09ASDOJQW김사월
수잔
(Self-Released)

정구원 ·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우선은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다. 대중음악에서 목소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수잔]은 오랜 시간 동안 레퍼런스 역할을 할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포크라는 장르적 전통을 어떤 식으로 계승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든, 보컬과 악기의 조화를 어떤 식으로 이뤄내는지에 집중하든, 김사월의 목소리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든지 흠잡을 구석 없이 완벽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잔]은 노래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선이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합치되는 빛나는 순간을 세심하고도 사려 깊게 포착해낸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목소리로 ‘수잔 / 소녀 같은 건 / 소년스러운 건 / 어울리지 않아’라는 노랫말을 읊조릴 때(“수잔”), 또박또박 끊어지는 발음과 함께 ‘내 못난 마음 꿈에서는 / 다 용서해 주세요’라는 이야기가 들릴 때(“접속”), 불현듯 사라진 에코와 함께 ‘이런 것이 두렵지 않겠지’라는 서늘한 가사가 귀를 스칠 때(“젊은 여자”), [수잔]을 듣는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김사월이 지닌 감정의 선을 우리 자신과 연결시킨다. 그 선은 너무나도 여리고 슬프지만, 우리는 그것이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김사월의 목소리가, 그것을 확신하게 만들어준다.

이선엽 · [수잔]은 수작이다.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편지지 삼아 김사월의 목소리로 가득히 써 내려간 ‘수잔’이라는 페르소나의 수필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러닝타임 동안 ‘수잔’은 누구나 20대 초반 무렵에 겪어보았을 법한 아름답고 불안하고 소박한 경험들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조곤조곤 속삭인다. 현악과 색소폰과 플루트는 단조로움을 감해주는 동시에, 김사월의 목소리와 기타의 주도권을 빼앗지 않는 선에서 듣는 흥미를 더한다. 포크 음악 특유의 편곡 스타일을 여러 군데에서 엿볼 수 있지만, 공간감이나 악기 배치 등 기존의 영역을 도약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꿈꿀 수 있다면 어디라도”, “악취”, “머리맡”). 한결 같은 프로덕션과 페르소나가 잡아주는 중심 덕분에 풍성하고도 단순한, 또는 진솔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수잔’의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단순히 국내 포크 앨범이라는 의미를 넘어, 더 넓은 차원에서도 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성효선 · 김사월의 목소리는 다양한 표정을 지닌 배우의 얼굴 같다. 목소리는 이야기에 따라 금세 깨져버릴 것 같은 연약하고 청초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단단하고 농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축축한 분위기를 자아내다가도 건조하고 고독한 분위기로 단번에 전환한다. 페르소나 수잔을 중심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 같은 노랫말은 미니멀한 악기 구성과 맞물려 그의 목소리와 장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그리하여 우리는 수잔이었고, 수잔이며, 수잔이 되어 너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경험하게 된다. 특히 [수잔]에 수록된 “젊은 여자”는 2015년 인기 키워드인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노래였다. 그가 이것을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앨범을 통해  김사월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어떤 목소리로 전해줄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졌다는 것이니까. 

 

 

6.

06_SAOJGOWEIUJISJD34231트램폴린 (Trampauline)
Marginal
(파스텔 뮤직)

정은정· 같은 듯 다른 3집이다. 트램폴린의 음악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멜로디와 비트는 뚜렷하게 만들었다. 베이시스트를 영입하면서 팀 자체가 좀 더 밴드의 형식에 가까워졌고 이는 직접적으로 사운드에 변화를 가져왔다. 사운드가 풍부한 질감을 갖추는 데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프로듀싱도 한몫했다.
본 작에는 의외의 발견이 있다. 바로 “Boxer’s Wife”와 “Little Bird”이다. 두 트랙은 기타와 베이스, 드럼 연주가 곡 전면에 배치되어 힘 있게 곡을 전개해간다. 트램폴린이 이렇게 락킹할 수도 있다니. 이들의 낯선 모습과 발견이 반갑기만 하다. 후반부로 가면서 반복적인 후렴과 기타 연주로 멜랑콜리한 무드가 고조되는 “Polygamy”는 몇 번이나 반복재생했는지 모른다.

김윤하 ·
트램폴린은 세상에 나온 이후로 언제나 좋았지만, 이번만큼은 한층, 더, 특별히, 좋다. 비록 모든 곡 작업이 끝난 뒤 발견한 테마라지만 [Marginal]은 ‘주변인’이라는, 주어진 이름 그대로의 사명 아래 낯설고, 유예되고, 패배한 것 위를 끝 없이 뒹군다. 그리고 그 몸짓이 남긴 흔적은 지금껏 트램폴린이 그려온 세계를 굳게 완성한다. 독보적 존재감의 프론트우먼 차효선의 타고난 그루브를 앨범 내내 이리 호위하고 저리 보필하는 멤버 김다은, 정다영 그리고 프로듀서 DJ Soulscape의 합도 훌륭하다. 첫 곡 “Intro: S.U.R.V.I.V.E”에서 마지막 곡 “Machines Are Human”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우아하고 당당하게 ‘이것이 트램폴린식 일렉트로 팝’임을 천명하고 있는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새 나라의 민초가 되어 사뿐사뿐 스텝을 밟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힘과 멋을 가진 앨범이다.

 

 

5.

05_asjdfiojAODNOI14공중도덕
공중도덕
(Foundation)

박준우 · 공중도덕의 앨범을 높이 평가하거나 좋아하는 이유는 역시 앨범 전체를 통해 선보이는 작법과 접근 방식일 것이다. 단순히 날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다양한 구성 요소가 담겨 있고, 흔히 들어온 것과는 다른 낯선 위치에 소리가 놓여 있다. 특히 앨범에 담겨있는 구성과 퍼포먼스는 통제되지 않는 듯하지만 그냥 드물거나 거칠다고 치부하기에는 남다른, 감각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애써 뭐라고 평가를 하기보다는 거기서 오는 감흥 자체를 즐기며 신선한 느낌을 받길 권한다. 기타와 보컬, 그 외의 소리가 만드는 신선함은 앨범이 나온 지 꽤 지난 지금까지도 듣는 이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다.

김세철 · [공중도덕]을 처음 들었던 밤의 설렘을 기억한다. 변변한 자랑 몇 줄 싣지 않은 무심한 홍보자료와 부클릿, 힘 뺀 목소리는 그저 조촐하게만 보였다. 그러나 가벼운 소리들을 정교하게 배열해 묵직하게 발전시키는 솜씨만큼은 결코 조촐하지 않았다. 자연히 여러 말이 오가기도 했다. 해외의 로파이 인디 음악가들이 줄줄이 거론되기도 했고, [공중도덕]이 전자음악가 휴(HYOO)의 프로젝트란 게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의 말들은 주로 소리의 파격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제법 듣고 나서는 [공중도덕]의 목표가 오히려 팝이었으리란 상상마저 하고 있다. 첫 곡 “하얀방”과 “지진파”만 해도 기승전결이 꽤 분명하다. 가사조차 불분명한 목소리는 그저 악기처럼 활용된 듯하지만, 간주의 화려함을 감안하면 노래와 반주의 구분도 제법 선명하다. 켜켜이 쌓인 화음,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는 여성 보컬의 명료한 가창, 전형적이진 않아도 킥에 준하는 소리들까지 합쳐지고 나면 그저 ‘고등학교 때 만들던 곡들을 생각’했다기엔 잘 세공된 가요처럼 들린다. 이런 시도들이 슬슬 익숙해질 무렵 등장하는 “우”와 “늪지대”는 비슷한 전략을 반복하나 싶더니 후반부에 훨씬 폭발적인 소리들을 배치하기도 했다. “우”의 후반 1분 남짓한 부분이 그러하며, 포크로 시작하는 다음 곡 “늪” 역시 5분쯤 지나면 본색을 드러낸다. 앞선 시도들을 다 섞어놓은 듯한 끝 곡“매듭”까지 듣고 나면 그다음이 궁금해진다. 이 마음을 알았는지 석 달 뒤 사운드클라우드엔 신곡 “기다림”이 올라왔고, 공중도덕은 음반에서도 썼던 목소리 편집을 넓혀 새로운 장난을 치고 있었다. 덕분에 더 궁금해졌다. 더 많은 장난을 기다리게 되었다.

 

 

4.

04_ASDFJHN12531SJDO영기획 (Young, Gifted & Wack)
3 Little Wacks
(영기획)

조지환 · 어느 정도 기념비적 음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한국 비주류 음악 씬의 스펙트럼이 이렇게나 넓음을, 또 한국 전자음악 씬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들이 이렇게나 다양함을 보여주는 이중의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음반은 여러 장르의 곡들을 백화점식으로 진열해놓았다. 사람12사람의 “Fish Wish Kiss”와 룸 306(Room 306)의 “Enlighten Me”는 누구라도 편히 들을 수 있는 팝 넘버이고, 골든두들(goldendoodle)의 “스크류드라이버”는 신나는 리듬을 책임지며, 커널스트립(Kernelstrip)의 “고양이”와 포즈 컷츠(Pause Cuts)의 “Sacrificed”등은 깊이있는 서정을 그려낸다. 한 곡 한 곡 모두 훌륭한 곡들이 엮인 컴필레이션이다. 이 음반은, 이렇게 훌륭한 컴필레이션을 발표하는 레이블이 뿌리내릴 수 있을만큼 한국 전자음악의 토양이 단단해졌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카미캣 · 서브컬쳐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해낸 물리적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기에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음반의 음악적 가치를 평가절하해서는 곤란하다. ‘이 중에 네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는 더 이상 머릿수 많은 아이돌의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전자음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범주와 가능성을 양적인 면만이 아닌 질적인 면으로도 충실히 구현해낸 음반이다.

다양한 ‘범주’를 나열했다는 점에서 장르의 소개나 교본으로만 여겨질 수 있으나, 대부분의 곡들에서 영기획이라는 단체나 전자음악이라는 포괄적인 수식보다는 아티스트 개개의 특징이 먼저 떠오르는 점이 재미있다. 전자음악적인 요소로 설명하기보다는 두루뭉술한 ‘좋은 팝’이라는 수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12사람 (“Fish Wish Kiss”), 섬세한 질감의 비트로 기승전결 확실한 트랩을 들려주는 시마 킴(Sima Kim) (“Easy World”), 앰비언트-인더스트리얼의 미학을 따르나 음향학적 요소에 정직하게 몰입한 띠오리아(Theoria) (“Impulse Drive”)의 비정형성까지,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범주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탈범주적’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유기성을 만나게 된다.

이 음반이 가지고 있는 유기성은 그래서 특별하다. 컴필레이션 음반은 일반적인 음반보다 유기성을 쉽게 얻기도, 오히려 아예 놓치기도 하지만 이 음반은 쉽지 않은 위치에서 일련의 개성적인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WACK’한 흐름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주될지 지켜보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즐거움이다.

 

 

3.

03_iji32r2jf982jf598IJFIDIF이센스 (E SENS)
The Anecdote
(BANA)

김민영 · 누구나 질풍노도의 시절을 겪는다. 세상의 모든 것에 저항하고, 세상의 모든 것에 절망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세상이란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신감이 들다가도, 내가 없어져도 세상은 여전히 지속될 거라는 허무감. 많은 이들이 이 음반에 공감하는 이유는 이센스의 독백이 남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미래가 불안해서 계속 돌고 있어도 한 계단씩 차례대로, 하루하루 조금씩 움직이면서 발전하는 삶을 꿈꾼다. 논리적이고 담대하며 솔직한 시각, 냉소적인 비웃음, 지속적인 자기성찰에서 이 음반은 단순한 음악적 허영심을 충족시키려는 ‘가짜 아님 사짜’인 것과는 큰 차이를 두고 있다. [The Anecdote]는 과거와 현재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센스의 응답이다.

카미캣 · 술주정처럼 토해내는 고독 그 자체다. 최고의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개인적인 질곡으로 인해 한동안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하던 그는 십여 년만에 인간 강민호라는 소재만을 우직하게 풀어낸 첫 정규를 들고 나왔다. 앨범은 분명 꽉 차 있지만, ‘첫 정규앨범’이라는 단어에서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만 차 있다. 앨범을 떠도는 것은 고독과 피로이며, 그는 ‘청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담담한 태도로 삶을 서술한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피로감과 허무주의는 ‘인간들이네’(“Tick Tock”)로 압축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간다. ‘이제는 그냥 이 과정에 남는 게 있길 바랄 뿐이고 하루하루 조금씩 움직여.’ (“Writer’s Block”)

오비의 프로듀싱은 골든에라의 추억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나 일부 트랙에서는 집중력을 잃은 듯하다. 그러나 그 공백은 오히려 이센스의 랩 자체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텅 빈 풍경 같은 비트 위에서 본인도 목적을 모르는 것처럼 끊임없이 내뱉는 단어들(“10.08.14”)은 프라이머리 스쿨(Primary Skool)의 “Hidden Track”에서 도취된 듯 강렬한 아카펠라를 내뱉던 젊은 이센스를 연상시켜 새삼 비감해지는 대목.

이 앨범은 강렬한 드라마나 쇼가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내밀하고 덤덤하고 현실적인,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꾸밈없이 부딪힌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화려한 설정의 픽션도 없고 때로는 한 곡 내에서 완결성을 찾기에 부족한 지점도 있으나, 오히려 그 불완전하고 장식 없는 서술의 일관성이 이 앨범의 의미를 더 강렬하게 만들고 있어서 재미있다. 한 인간의 개인적 내러티브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물은 한국 힙합 역사에 있어서도 매우 흥미로운 것이 되었다. 리리시즘으로의 회귀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2.

02_32345FIJEFsij32523파라솔
언젠가 그 날이 오면
(두루두루amc)

김윤하 · [언젠가 그 날이 오면]이라는 제목 덕분에 짐짓 희망적으로 착각하기 쉬운 앨범은,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그 날’이 오든지 말든지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인다. 줄곧 침대에 누워 고작 몸만 모로 돌려대는 이들은 앨범 내내 픽션과 논픽션을 갈 지 자로 오가는 이야기들에 실려 끝 없이 밀려갔다 다시 밀려온다. 그런 묘한 ‘거리감’을 지닌 이야기들 역시 시대를 역행하듯, 혹은 거부하듯 보이는 낡고 빈티지한 사운드에 실려 자신들만의 흥으로 끝 없이 나부댄다. 수 년 전 장기하가 노래한 눅눅해진 장판에 온 몸이 쩍, 붙어 다리는 젊고 낭패한 기분을 이토록 유려하게 그려낸 밴드가 또 있었던가. 어떤 의미에서는 ‘뚜욱 뚜욱 떨어지는 눈물이 언젠가는 이 세상을 덮을 거야’라며 한 해 내내 청춘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혁오와 정반대의 위치에서 어린 삶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위무했던 앨범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정구원 · 우리는 일상 속의 부조리함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가? 누군가는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슬픔과 상심, 체념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양극단의 감정은 (음악을 포함한) 대중문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주되어 왔다. 하지만 부조리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저 두 가지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직접적인 분노나 슬픔보다는 허탈한 쓴웃음이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부조리에 대한 반응이다. 대놓고 분노하기에도 좀 그렇고, 하염없이 슬퍼하기에도 좀 그렇고, 뭐 좀 그래서 쓴웃음밖에 지을 도리가 없는 상황. 아마도 부조리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가장 많이 지을지도 모르는 표정.

그 미묘한 상황을 앨범 하나로 구현해낸다면, 그것은 아마 [언젠가 그 날이 오면]의 모습에 가까울 것이다.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은 단 하나도 빠짐없이 부조리와 아이러니의 공간을 펼치며, 그 모습은 때로 초현실적이고(“미끼”) 어떤 경우엔 일상적이며(“뭐 좀 한 것처럼”) 생각보다 냉혹하다(“언젠가 그 날이 오면”). 그리고 파라솔은 여기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들이 만들어낸(혹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아이러니를 관조한다. 약간의 쓴웃음과 함께.

일견 어수룩하면서도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지닌 싸이키델릭한 연주는 이 허탈함에 음악적 설득력을 부여한다. 비틀즈(The Beatles), 산울림, 둥겐(Dungen) 등을 연상시키는 파라솔의 싸이키델리아는, 그러나 열광과 희열이 아닌 무심함과 공허함을 부각시킴으로써 선대 뮤지션들과 차별되는 결을 지닌다. 그러면서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 멜로디와 리듬이, 자칫하면 냉소로 치우칠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균형을 맞춘다. 쓴웃음을 한 번 지어 준 다음, 대수롭지 않게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파라솔의 음악을 통해서 귀 안에 그려지는 광경이다.

명확한 입장을 중시하는 누군가는 이들의 이러한 태도를 퇴행적이라고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닌 불명확함을 있는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은 부조리를 직시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파라솔의 음악은 올해 나온 어떤 작품보다도 정직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그 정직함에 감화되기 않기란, 적어도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1.

01_aijif33434gj349zcmnvkcnm딥플로우 (Deepflow)
양화
(VMC / Stoneship)

이선엽 · 전반부에는 작금의 씬을 향한 조롱과 그것을 초월하는 해탈의 경지를 보여주며,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과 함께 증폭된 허탈감을 떠안고 고군분투하는 하드코어 엠씨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열반”, “불구경”, “잘 어울려”). 뜨거운 킬링 트랙들의 연속을 기점으로 점차 인간적인 고뇌와 페이소스가 풍겨지기 시작한다. ‘난 거짓말을 했지, 다음에 한잔해 / 역시 언제쯤 어디서 같은 건 안 정해’ (“양화” 中)처럼 굳이 랩퍼가 아니어도 공감 가는 라인들로 청자의 마음을 건드리기도 한다. 인간으로서 치열하고 고단하게 살아온 삶의 생생한 서사를 지나,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구하며 앨범은 막이 내린다 (“개로”, “Bucket List”, “가족의 탄생”). 프로덕션 면에서는 붐뱁과 트랩 작법 사이에서 스타일을 오가지만, 짜임새 있는 트랙 배치로 일관성 있는 스토리텔링에 청각적인 쾌감을 더한다. 특히, 굿음악을 샘플로 차용한 “작두”는 올해의 트랙감이다. [양화]를 통해 딥플로우는 한국 힙합의 베테랑이자 인간미 넘치는 ‘큰 형’으로 우뚝 자리매김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영 · 힙합 음악에 스쳐지나가는 호기심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음반 컬렉션에 담을 만한 음반이 바로 [양화]다. 음반의 빗장을 여는 첫 수록곡 “열반”은 박진감 넘치는 비트와 물 흐르듯 유유히 지나가면서도 날카로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는 랩 플로우가 인상적이다. 다른 무엇과도 비슷하지 않은 특이한 헤비랩이지만, 가사만큼은 보편적인 감동을 전한다. 무대와 현실과의 갭을 스스로 정의한 “양화”는 딥플로우가 살면서 느껴온 감정들을 서사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가끔은 ‘크루의 빅 브라더’로, 가끔은 ‘부모님에게 잘난 아들’을 꿈꾸는 그의 음악에선 진정한 진실성과 정서적 여운이 있다. 무척 공들여 만든 섬세한 음반인 만큼, [양화]가 품고 있는 에너지는 젊고 힘차고 낭만적이다.

 

 

필자별 리스트

조지환
김사월 [수잔] 
브라운 아이드 소울(Brown Eyed Soul) [Soul Cooke] 
에고펑션에러 [Ego Function Error!] 
영기획(Young, Gifted & Wack) [3 Little Wacks]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 [굴절률] 
전자양 [소음의 왕] 
파라솔 [언젠가 그 날이 오면] 
프라이머리X오혁 [Lucky You!]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 [Vorab And Tesoro] 
f(x) [4 Walls] 

김세철
가인 [Hawwah] 
공중도덕 [공중도덕] 
김사월 [수잔] 
살롱 드 오수경 [파리의 숨결] 
아이유(IU) [CHAT-SHIRE] 
영기획(Young, Gifted & Wack) [3 Little Wacks] 
원더걸스(Wonder Girls) [REBOOT] 
이나(I.Na) [Fall In Love With Bossa Nova] 
이채언루트 [Madeline] 
정원영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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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림 [Hong Haelim] 
f(x) [4 Walls] 

이선엽
김사월 [수잔] 
던말릭(Don Malik) & 마일드 비츠(Mild Beats) [탯줄] 
디클랫(DCLAT) [SUMO] 
딥플로우(Deepflow) [양화] 
레드 벨벳(Red Velvet) [The Red] 
루드 페이퍼(Rude Paper) [Destroy Babylon] 
박재범 [Worldwide] 
뱃사공 [출항사] 
보니(Boni)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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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기획(Young, Gifted & Wack) [3 Little W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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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티(Jay T) [Delivery Man] 
코드쿤스트(Code Kunst) [Cru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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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캣
꽃잠 프로젝트 [Look Inside] 
던말릭(Don Malik) & 마일드 비츠(Mild Beats) [탯줄] 
레드 벨벳(Red Velvet) [The Red] 
루디스텔로(Ludistelo) [Flashpoint] 
리코(Rico) [The Slow Tape] 
빌리어코스티(Bily Acoustie) [미세매력주의보] 
사람12사람 [Feels Too Letter] 
서사무엘 [Frameworks] 
심규선 [Light & Shade Chapt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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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기획(Young, Gifted & Wack) [3 Little Wacks] 
이디오테잎(Idiotape) [Tours The Remixes] 
이사히(Isahi) [Thanatos] 
이성찬 [Actress] 
이센스(E SENS) [The Anecd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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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쿤스트(Code Kunst) [Cru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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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 [Vorab And Tes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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