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그랬던 적이 없었냐만, 영미권 이외 국가의 뮤지션이 사운드클라우드 등의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2010년대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화권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인디 일렉트로닉 레이블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크루이자 음악애호가인 조한나가 지금 현재 중화권 언더그라운드 씬의 현주소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기고를 보내 왔다. 그 첫 순서로 중국의 소리와 일렉트로닉 비트의 기묘한 만남을 선보이는 크루, 두 힛츠(Do Hits)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 정구원 lacelet@gmail.com 월드 와이드 웹의 세상에서 우리가 못 찾을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지만, 중국의 경우는 다르다. 우선 중국에서는 ‘황금 방패(Great Firewall of China)’라고 하는 내수검열을 통해 해외의 사이트와 커뮤니티에 접속을 하지 못하도록 차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중국의 일반적인 네티즌들은 바이두*1, 웨이보*2나 요우쿠*3 등 어쩔 수 없이 내수 사이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하지만 최근 빠링허우*4나 지우링허우*5등 해외의 문물을 접할 기회가 생긴 젊은 세대 네티즌들은 텀블러, 트위터, 인스타그램등 해외 기반의 SNS를 사용하려 하고 그것을 통해 해외에 자신의 예술적인 영역을 내비친다 (VPN을 사용하면 우회가 가능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다시 열심히 막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현재 월드 와이드 웹의 세상에서 보여지고 있는 중국의 것은 매우 빙산의 일각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조금씩 드러나는 중국의 최신 문화는 마치 새로운 신문물을 발견한 것 같은 희열을 주기도 한다.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깝다는 이유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흥미롭게 들어왔고 또한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국(이라 쓰고 대만 홍콩 포함)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소개하는 기획을 들고 만나 뵙게 되었으니 재미있게 읽어 주기를 희망한다. 먼저 작년부터 주시하고 있었고 요즘 해외 사이트에서 자주 보이는 전자음악 크루인 두 힛츠(Do Hits)를 소개하고 싶다. 두 힛츠는 2011년 중국의 전자음악가들-술루미(Sulumi), 거즈(Guzz), 하위 리(Howie Lee)와 빌리 스타맨(Billy Starman)등의 무브먼트로 시작되었다. 이 크루는 작년부터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사운드 클라우드에 음악을 업로드 하고 있다. 이들은 비트 뮤직(Beat Music, 힙합과 드럼 앤 베이스등 묵직한 베이스를 이용한 다양한 비트를 만들어 내는 장르로 흔히 알고 있는 트랩이나 져지 클럽, 퓨쳐 비트 등이 있다)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자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대만을 중심으로 본토의 상하이와 베이징으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언더그라운드 뮤직 씬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지금의 두 힛츠 크루는 음악을 만드는 하위 리(Howie Lee), 거즈(Guzz), 제이슨 허우(Jason Hou), 빌리 스타맨(Billy Starman), 도케도(Dokedo), ZHI16의 여섯 뮤지션과 비쥬얼을 담당하고 있는 비키(Veeeky)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루가 처음 생기고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해외의 미디어에 본격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의 일이다. 우선 하위 리가 대학교 졸업 후 영국에서 귀국하며 추진력을 얻은 것이 첫번째 이유고, 그의 해외활동을 기반으로 내수시장을 먼저 공략 하는 것 보다 해외시장에 먼저 노출되는 것을 의도한 것이 두번째 이유로 보인다. 두번째 이유를 설명할수 있는 것은 이들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두 힛츠의 홍보는 페이스북과 사운드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나타나는데, 종종 페이스북에서 그들이 주최하는 파티나 이벤트를 생중계 하는 등 재미있는 방식으로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만의 경우 해외 사이트를 사용하는 데 중국과는 다르게 큰 제약을 하지않아 상대적으로 활동과 음악을 찾아보는 것이 좀 더 용이하다. 하위 리 (Howie Lee) 이 크루의 중심인 하위 리라는 프로듀서를 꼭 집고 넘어가야 한다. 하위 리는 영국에서의 유학 시절부터 해외와 중국을 오가며 음악적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나의 경우, 그가 2014년에 내놓은 [Eastside Sampler Series]를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듣게 된 것이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 순간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그 해 10월 한국의 일렉트로닉 무브먼트 서브비트(SUBBEAT)가 하위 리를 초대했고 그들이 무대륙에서 제공한 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었다. 2015년 하위는 영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두 힛츠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는 다수의 파티에서 공연을 하고 트랙을 만들며 작년 12월 알파 펍 레코드(Alpha Pup Records)에서 [Mù Chè Shān Chū]라는 타이틀로 데뷔앨범을 내게 되었다. [Mù Chè Shān Chū]는 해외의 여러 미디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으며, 그가 여러 사이트에 내놓은 많은 믹스 테이프 덕분에 두 힛츠 크루의 공격적인 움직임 또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런데 이 움직임에서 함께 내놓은 결과물들이 매우 놀랍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Eastside Sampler Series] & [Mù Chè Shān Chū] 지금까지 두 힛츠가 발표한 네 장의 믹스테이프의 전체적인 결은 매우 중국적이다. 흔히 이야기 되는 ‘오리엔탈리즘의 환상’이 음악에 투영된 느낌이랄까. 중국의 전통 악기와 옛날 가요, 경극에서의 대사 등 자신의 나라가 품고 있는 음악적 요소를 재료로 사용할 줄 안다. 두 힛츠 크루는 중국의 사운드를 현재 유행하고 있는 감각 안에서 프로듀서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비트 뮤직의 틀 안에서 장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거부감 없이 감상하기 좋은 이지 리스닝 트랙부터 중국적인 샘플을 사용하면서 멋진 트랩 비트까지 다양한 종류의 트랙을 만들어낸다. 2월 7일에 공개된 [Do Hits Presents Year of Monkey: Chinese New Year Compilation]은 중국의 명절인 구정을 기념하며 만든 컴필레이션으로, 지금까지 그들이 내놓은 컴필레이션과 다르지 않은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전통의 샘플이 더욱 드러나는 구성을 지니고 있다. 당연히 웅장하고 화려한 대륙의 명절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에 적합하다. [Do Hits Presents Year of Monkey: Chinese New Year Compilation]은 지금까지 두 힛츠 크루가 내 놓은 네 장의 믹스테이프 가운데 가장 다이나믹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앨범이다. [Do Hits Presents Year of Monkey: Chinese New Year Compilation] 두 힛츠가 내놓은 컴필레이션은 지금 중국의 전자 음악 프로듀서들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증거들이다. 크루의 멤버뿐 아니라,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들이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중국의 전자음악을 세계로 송출하고 있다. 작년 6월 첫번째 컴필레이션을 시작으로 2월 7일에 공개된 [Do Hits Presents Year of Monkey: Chinese New Year Compilation] 앨범까지 총 4장의 컴필레이션을 밴드캠프와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하며 8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계의 인터넷 뮤직 안에서 USP(Unique Selling Point)를 선점했다. 두 힛츠의 활동은 작년 매드 디센트(Mad Decent)의 블로그나 레드 불 뮤직 아카데미(Red Bull Music Academy) 라디오, 린스 FM(Rince FM)의 플라스티션(Plastician)의 채널에서 소개되는 등 전 세계의 리스너와 비트메이커들 사이에서 바로 지금 주목받고 있다. 바이스 차이나(Vice China)에서도 이 크루의 움직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것이다. | 조한나 chomanna@gmail.com P.S 앨범 커버를 디자인하고 있는 비키의 아트워크는 놀랍다(텀블러 스타일의 아트워크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로울 것). 관심 있다면 체크해 보자. *1 바이두(百度)-baidu.com/검색기반의 포털 사이트, 구글과 비슷하다.*2 웨이보(微博)-weibo.com/시나에서 제공하는 SNS사이트, 트위터와 비슷하다.*3 요우쿠(优酷)-youku.com/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유튜브와 비슷하다.*4 바링허우(八零后)-개혁 개방이 이루어진 이후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고 태어난 80년대의 출생자들을 말하는 단어. 외동이기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부족함없이 자란것이 특징이다. 교육의 혜택을 받았고 문화적으로도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문화의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세대.*5 지우링허우(九零后)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을 말하는 단어. 바링허우의 특징 위에 더욱 유행에 민감하며, 모바일과 인터넷의 사용에 익숙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관련 사이트Do Hits 사운드클라우드https://soundcloud.com/dohits Do Hits 밴드캠프https://dohits.bandcamp.com/ 하위 리의 i-D 매거진(i-D Magazine) 인터뷰와 믹스셋https://i-d.vice.com/en_gb/article/i-dj-howie-lee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