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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The Magpie”

 

어수선한 시국과 정신없는 일과에 꽁꽁 묶인 채로 잠들어있던 시간 개념을 깨워준 건 다름 아닌 눈이었다. 믿기지도 않을뿐더러 믿고 싶지도 않지만, 벌써 연말이 되었다. (얼마 전에도 계절과 관련된 야간테잎이 있었던 것 같아도 그건 기분 탓이다.) 비록 매해 맴도는 이야기지만, 이번 겨울은 유독 추울 거라는 소식에 치가 떨려온다.

되돌아보면 참 다사다난했던 일년이었다. 때로는 꽁꽁 얼어버린 거리를 걷듯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다. 또 때로는 폭설에 뒤덮여 보이지 않는 길을 홀로 헤쳐나가야 할 때도 있었다.  앞으로도 눈을 맞는 날들이 창문 너머로 지켜보는 날보다 훨씬 더 많을지언정,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온기가 있기에 오늘도 문 밖을 나설 힘을 얻는다.

내일 아침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테지만, 우리는 오늘도 눈길 위를 걸으며 발자국을 남긴다. 새하얀 이 계절이 지나고 나면 우리들의 발걸음은 언제 그랬냐는듯 또다시 가벼워질 거라는 소박한 기대를 담은 채로. | 이선엽 sun82063@gmail.com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첫 눈 오는 그날에”
Arctic Monkeys – “When The Sun Goes Down”
The Neighbourhood – “Sweater Weather”
장필순 – “다시 눈을 뜰 수 없게 되면”
루시드폴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The Notwist – “Boneless (Panda Bear Remix)”
빌리어코스티 – “보통의 겨울”
레드벨벳 – “세가지 소원”
A Sunny Day In Glasgow – “100/0 (Snowdays Forever)”
múm – “Green Grass of Tunnel”
윤종신 – “탈진”
Gil Scott-Heron – “Winter in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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