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2016년이 지나간다. 나는 올해를 정말 그런 식으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너무 많은 절망이 있었고, 희망은 없진 않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었으며, 나아질 기미는 아직도 저 멀리에만 보이던 해. 그리고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음악계에서는 특히 더. 나는 무수히 많은 욕을 내뱉었고 지금 이 순간 역시도 그렇게 하고 있다.

당신에게 2016년은 어떤 한 해였는가?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당신의 2016년이 내가 바라본 2016년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아래에 펼쳐질 [weiv]의 최종 리스트를 처음으로 보고 나서였다. 단적으로 말해서, 올해 리스트에 꼽힌 10장의 앨범 및 아티스트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한국 사회라는 거대한 우울의 공간을 자신의 음악 속에 반영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동시에 우리 모두가 느끼는 거대한 절망이 구체적인 방식으로 실체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렇다고 좌절해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렇게 음악을 통해 구체적인 부정적 상념을 확인함으로써, 우리는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하지만 명확하게 인식하지는 못한 절망을 비로소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절망에서 애써 눈을 돌리는 것보다 정직하고, 힘있는 태도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리고 이 앨범을 한 번 이상 들었던 모든 사람들은 이 앨범을 만들어낸 이들에게 일종의 빚을 지고 있다.

이제 그 빚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갚을 시간이다. 이것이 [weiv] 필자들이 뽑은 2016년의 앨범이고, 온 힘을 다한 필자별 코멘트가 함께한다. 올 한 해 동안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절망을 견디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줬던 이들을 위한, 아주 자그마한 찬사가 여기에 있다. | 정구원

 

 10.

m94g939jhwmh방탄소년단
Wings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박희아 · 실험적이면서, 생산적인― 성공. 방탄소년단의 [Wings]에 대해 단평하자면 이렇다. 우선 음악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 앨범은 아이돌 뮤지션 또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명쾌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댄스 팝과 레게, 트랩을 조화시켜 완성도 높은 타이틀곡을 만들어냈고, PBR&B처럼 아이돌 팝에서 다소 난해하다 여겨지는 실험도 수월하게 수행해냄으로써 여느 아이돌 앨범과 분명히 다른 지점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Wings]를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 앨범은 새로운 ‘생산성’을 보여준 작품일 것이다. 대개 아이돌 그룹에게 솔로곡이란 스페셜 기프트, 즉 ‘팬서비스’ 차원의 것이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총 15개 트랙 중 인트로와 유닛 곡까지 더해 절반이 넘는 비중을 ‘개인(내지는 소수 유닛)’에 할애했다. 이는 솔로 뮤지션이 되기에는 그 능력치가 모자란 인력을 모아 그룹으로 만든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하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한국식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이 멤버 개인에 맞는 선별적 노력을 했을 때 얼마만큼의 잠재력을 가시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만큼 성공적이었기에 사회적 어젠다와 그에 맞물린 정서에 관해 조금 더 섬세하게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보인다. 올해 불거졌던 ‘여성 혐오적’ 가사 논란, 그리고 이에 대한 피드백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읽히는 “21세기 소녀” 또한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어젠다와 그에 따른 반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좋았으나, 지속적인 고민 아래 풀어나가야 할 무거운 실타래가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맞지 않을까.

 

8. (공동)

s0rj9834ng4g실리카겔
실리카겔
(붕가붕가레코드)

전대한 · 실리카겔에게 주로 붙는 수식어는 ‘용감한’이다. 보통 용감하다는 말은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아무것도 몰라서 용감하다.’와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용감하다.’ 이 중에서 실리카겔은 후자인 듯하다. 이들의 음악은 뭘 몰라서 용감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선 장르적으로 무척 다채롭다. 슈게이징, 드림팝, 신스팝, 일렉트로닉… 많은 장르가 위화감 없이 잘 섞여 있다. 사실 섞여 있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각각의 장르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기에 여러 장르가 하나로 잘 짓이겨져 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운드는 물론이고, 실리카겔이 구현하는 ‘세계’에도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짝 뒤로 물러나서 하나의 악기처럼 작용하는 보컬은 가사를 알아듣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이는 언어를 분절하는 작용을 하며 시적인 감각을 환기한다. 이렇게 분절된 언어는 몽환적인 사운드의 힘을 빌어 실리카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뼈대가 된다. 동시에 영상(Vjing)이라는 음악 외적 요소가 더해지며, 비로소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물론 완벽한 세계는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모자란 점이 보이는 세계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기괴하고 이상하기만 한 세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은, 그리고 그 세계를 매력적으로 느껴지게끔 하는 일은 그 어떤 이에게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낸 실리카겔이 다음에 만들어 낼 세계를 기다린다. 이 용감한 자들은 분명 더 멋진 세계를 우리에게 들려줄 것이기에.

 

8. (공동)

on4wy5zem43구텐버즈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
(쿨럭 뮤직)

나원영 · 오랜 팬으로써 구텐버즈가 훌륭한 정규 데뷔 음반으로 꾸준히 걸어온 여정에 멋진 방점을 찍은 것이 무척이나 반갑다. [팔랑귀 EP]의 개러지 록과 [Reticent X EP]의 인스투르멘탈 록, 모호의 다른 프로젝트들까지를 더해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은 구텐버즈의 총집과 더불어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커리어를 거듭하며점차 소리 자체에 대해 탐구해온 구텐버즈는 마침내 하나의 일치점에 닿았고 음반에는 그 지점들이 담겼다. “어디선가 어딘가에서”나 “울렁이는 밤”처럼 훌륭한 연주곡들이 있을뿐더러 “킬빌 혹은 우울한 달”이나 “Sailing out”처럼 밴드로써의 야심을 가득 담아 만든 대곡도 있고, “가나다 별곡”이나 “다를 나를 만나는 날”처럼 한국어를 가사적으로 세심하게 담아낸 곡들도 있다. 음반은 조금은 진지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중심을 마련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풀어낸다. 모호 특유의 거친 보컬도 조금은 달라진 음악에 맞춰서 빛나지만 그만큼 무이와 서현과 함께하는 연주의 합도 빛난다. 박자는 다양하게 변주됨에도 흔들리지 않고, 기타 리프는 한 번 들어도 확실히 기억된다. 여전히 깔끔하게 거친 동시에 그 진중하니 무거운 느낌까지도 담아낸다.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는 하나의 밴드가 들려줄 수 있는 수많은 모습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완성된 곡들로 확실히 들려줬고, 이 속에는 구텐버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모든 시간들이 꼼꼼하게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는 음악적인 완성을 바탕으로 할뿐만 아니라 ‘당신의 행성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바탕으로 삼아 다른 지점을 끌어온다. 이미 위에서도 말했지만, 슬픔을 지나 불안과 절망까지 내려가 분노로 다시 솟아오른 정치적·사회적인 감정들이다. 이 지점에서 불안과 절망, 혹은 분노와 울분을 담은 올해의 다른 여러 작품들처럼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도 이 모든 감정들을 바탕으로 거대한 주제를 노래한다. ‘쓸쓸한 사정’은 물론 ‘지겨운 가난의 함정’과 ‘더러운 전쟁’, ‘새 날은 오지 않으니’라는 나름의 직접적인 노랫말이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음반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구텐버즈는 사려 깊은 시선으로 ‘다시 깜빡이는 생사의 신호들’이나 ‘우주의 흔적들’, 그리고 ‘숱한 먼지들’을 좆는다. 그렇게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은 음악적 완성과 사회적 장면을 정밀하게 합쳤다. 뛰어난 완성도의 음반이 많이 이야기되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일 테다.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는 2016년에 당신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음반이다.

 

7.

sirgj4w3mw5m6이랑
신의 놀이
(소모임 음반)

김세철 · 쇼트리스트로 이미 보낸 찬사를 다시 쓴다. 7월과 12월의 한국이 달라, 감상 역시 그때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때 주목한 건 태도의 변화였다. 짜증 나는 세상 속 “너의 리듬”을 찬미하던 이랑이 “신의 놀이”를 다짐하는 대목이 좋았다. 글로 영화로 노래로 세계와 불화하려는 포부가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태도가 실제로 작동할 세계의 변화에 주목한다. 1집 [욘욘슨]과 2집 [신의 놀이]의 차이는, ‘우리는 망했다’는 감각을 나누던 2012년과 세월호 참사로 공적 우울에 사로잡힌 2014년 이후의 차이이기도 했다. 그리고 [신의 놀이]는 국가가 파산하고 시민이 모여든 11월 이후를 견뎌냈다. 이랑의 숨 가쁜 가창은 첼로와 앰비언스로 재현한 우울 위에 여전히 사적인 서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외로움을, ‘사탄’이 만든 ‘저주’ 같은 삶을, 그럼에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우정을, “평범한 사람”을 향한 애정을, 예술로 하는 신의 놀이를 기타와 함께 풀어놓고 있었다. 다시 들은 [신의 놀이]는 촛불에서 얼핏 발견했던 무엇들의 편이었다. 나약하고 불완전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연대의 편이었다. 이제 [신의 놀이]는 우울 자체보다 우울을 안고 살아갈 시민의 윤리와 더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

이랑의 [신의 놀이]가 이화여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광화문의 “촛불 하나” 옆에 놓여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2016년의 음반에 대해서라면 나는 이 이상의 찬사를 상상하지 못한다.

 

6.

20i4mgi03mg0i3jh0넉살
작은 것들의 신
(VMC/Stoneship)

이선엽 · [작은 것들의 신]은 국내 힙합 씬 내에서는 물론, 2016년 국내 음반을 통틀어 철학과 문학성이 가장 깊은 앨범 중 하나이다. 덧붙여 장르적 문법과 공감 요소의 알맞은 균형을 이루며 국내 힙합 명반에 꼽힐만한 작품이다. 앨범명부터 암시하고 있듯, 넉살은 다양한 일상 속 ‘작은 것’들을 한 작품 내에 품었다. 어머니의 밥상을 빗댄 묘사(“밥값”)를 일례로, 그의 일상적인 표현은 무엇보다도 굵은 잔상을 남긴다. 또한 그의 이런 표현력을 온전하게끔 전달해주는 탁월한 랩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기술을 배워야 돈을 벌지’라는 꾸중에 타이트한 랩스킬로 반항적인 답변을 제기하는 “Skill Skill Skill”은 단연 킬링 트랙이다.

그 외에도 그가 청자에게 이야기하는 ‘작은 것’들은 각양각색이다. ‘굶주린 걸신들’끼리 술판을 벌이거나 (“얼굴 붉히지 말자구요”), 역변해버린 옛 지인을 보며 감정이 교차하기도 하고 (“Hood”), 한 랩퍼의 성공과 변질을 1인칭 시점에서 풀어놓기도 (“ONE MIC”) 한다. 동료들에게 호기롭게 한 잔 사겠다고 외치거나 (“I Got Bills”), ‘28살의 제이지 / 비비안 웨스트우드 / 서른의 하루키’를 벤치마킹하며 조급함을 떨쳐내는 (“Make It Slow”) 그의 모습은 굳이 랩퍼가 아니어도 쉽게 공감을 산다.

이렇게나 광범위한 작품이 궁극적으로 청자들에게 호소하는 주제는 다름 아닌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도 ‘무력감에 찌든 몸을 아침에 일으’켜가며까지 일을 해야할 수 밖에 없다 (“올가미”). ‘기타를 맨 사람’이든 ‘서류 가방’을 든 사람이든 간에 (“밥값”), 만인 공통이 예외 없이 맞닥뜨리는 필연이자 현실이다. ‘우리의 영감을 시급으로 따지다니 그건 유감이군 fuck you’라며 현대 사회에 중지를 보이는 넉살의 대담함과 통찰력은 여느 철학 혹은 사회학 서적에 버금 간다.

코드 쿤스트, 마일드비츠, MFGC 등 최적의 프로듀서진이 합세하여 재단한 배경 위에서, 넉살은 ‘목줄 단 개’가 아닌 늑대마냥 자유롭게 뛰어놀며 자신의 세계관을 서슴 없이 표현한다. 결론적으로 그의 두 눈에 비친 이 사회는 어떤 곳일까? 대단원을 장식하는 트랙 “작은 것들의 신”에 노랫말을 통해 짐작해볼 수가 있다.

“살기 위해 살아가는 모든 이들 / 작은 배역들이 주연으로 살아가는 film 이 곳”

 

5.

vi3034h4g43wf키라라
Moves
(Self-released)

정은정 · 바야흐로 연말결산, 연말 시상식의 시즌이다. ‘올해의 생동감 있고 유머러스한 전자음악상’이 있다면, 그건 키라라(KIRARA)의 [moves] 몫이다. 키라라는 빅 비트, 하우스, 칩튠의 특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통해 역동성과 불예측성이 주는 즐거움을 빚어낸다. 그녀의 음악에서는 기술적인 접근과 함께 장난기 어린 모색이 포착된다. 결과적으로 청각적인 유쾌를 유발하므로, 이 두 능력을 통틀어 ‘유머 감각’이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그녀의 유머 감각은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식, 곡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빛난다. 경쾌한 피아노 루프와 함께 분절된 브레이크 비트를 반복적으로 등장시켜 긴장감을 주는가 하면, 보컬 샘플과 다양한 소스를 십분 활용하면서 디스토션이 강한 기타 리프로 귀여움과 과감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특히 반복 속에서 잇따른 변화를 낳고, 엇박자와 예상을 살짝 비트는 전개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본작은 키라라의 음악에 관한 태도와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는 흑백논리와 양자택일이 난무하는, 도식적이고 폭력적인 답안지를 호기롭게 비껴간다. ‘예쁘다’는 것과 ‘강하다’는 것을 공존할 수 없는 대척점으로 전제하지 않고, 두 특성을 모두 끌어안는다. 그래서 그녀의 음악은 아기자기한 동시에 약동하는 에너지를 분출하고, 진취적으로 밀고 나가면서 이질적인 사운드를 틈입하여 계속 변화하는 서사를 갖춘다. 청자가 키라라의 보조에 적응해서 다음을 예상할 때쯤, 그녀는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새로운 술래잡기를 시작한다.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술래잡기를 숨 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1번 트랙에서 선언한 “키라라는 이쁘고 강하다”라는 명제만큼은 유머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4.

bei043mgi4n줄리아 드림
불안의 세계
(Self-released)

주민혁 · 고전음악을 통하여 음악을 듣기 시작했지만, 록을 통하여 음악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막연하고 모호하며 불안했던 사춘기, 록은 그냥 음악이 아니라 정신이었다. 그리고 록 정신은 ‘저항정신’이라고 굳게 믿었다. 록이 대중음악에서 지배적 지위를 일렉트로니카라든지 힙합에 넘겨주게 될수록, 록은 상업주의에 맞서는 첨병처럼 느껴졌다. 동시대의 록에도 애정을 쏟았지만, 미칠 듯이 빠져들었던 것은 역시 록의 황금기였던 1960~70년대 록이었다. 흘러가 버린 시대의 록을 듣는다는 것은 확실히 어떤 가치 혹은 정신을 고집스레 고수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저항정신’의 표출에 있어서 로큰롤과 펑크가 직유법에 가깝다고 한다면, 프로그레시브 록은 환유법에 가깝다. 비틀즈가 콘셉트 앨범의 장을 열었다면, 프로그레시브 록은 그것을 제도화했다. 하나의 콘셉트 아래 분명한 서사를 가지고 구성된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들은 앨범 감상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이제 우리는 한국대중음악에서도 그와 같은 사례를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줄리아 드림(Julia Dream)의 [불안의 세계]가 그것이다.

음원이 음반을 죽인다는 말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만큼이나 낡은 푸념이 되어버렸다. 이제 CD를 구매하는 것은 LP를 구매하는 것만큼이나 낡은 취미로 여겨진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더블 앨범을 CD로 발매한다는 것은 무모하리만치 고집스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데뷔 앨범, 심지어 록 밴드의 데뷔 앨범을 말이다. 딱히 상업성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풀어내야만 하는 서사에 관한 다짐이 결합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줄리아 드림의 [불안의 세계]는 발매 자체로도 이미 사건이다.

의미 없는 사건은 소동에 지나지 않는다. 음악사에 기록될 만한 의미를 획득할 때, 비로소 소동은 사건이 된다.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이 사건이 되고자 한다면, 우선 분명한 콘셉트가 필요하다. 줄리아 드림이 설정한 콘셉트는 앨범 제목 그대로 ‘불안의 세계’이다. ‘불안의 세계’를 여과 없이 표현하자면, ‘헬조선’이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이다.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 국가는 4월 제주도·5월 광주 등 학살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또한 각종 대형참사가 끊이지 않으며, 생존권을 요구하는 세입자들이 타 죽고, 노동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골리앗 크레인이나 굴뚝에 올라야 한다. 숱한 투쟁들이 대중의 외면 속에서 패배로 끝났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헬조선’이다. ‘헬조선’은 어떠한 꿈도 희망도 없는 청춘의 불안을 함축하는 표현이다. 청춘의 불안은 비단 ‘헬조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체제의 바깥은 없다’고 호기롭게 선포했던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장기불황의 늪에서 도무지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년실업은 이미 전 지구적 문제이다. 바야흐로 [불안의 세계]이다.

앨범은 훌륭한 콘셉트만으로 의미를 획득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수록곡들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불안의 세계] 수록곡들은 변화무쌍하게 진행되면서도 통일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줄리아 드림의 연주는 데뷔 싱글 발표 당시부터 소문이 자자했지만, 데뷔 앨범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원숙한 기량을 뽐낸다. 줄리아 드림의 연주를 설명하기 위하여 익숙한 레퍼런스들을 들먹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의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하고, 깊으면서도 거친 연주와 보컬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사이키델릭이라는 표현보다는 차라리 신내림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불안의 세계]는 한 판의 씻김굿이다. 제국주의·자본주의의 폭압에 희생된 모든 넋의 원한을 달래고, 숨은 붙어 있으되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이들의 혼을 불러들이고, 공황과 그에 따른 불안을 동력으로 삼는 죽음의 체제를 향한 살풀이이다.

 

3.

wimio43migm4gi잠비나이
은서 隱棲 (A Hermitage)
(The Tell-Tale Heart/Bella Union)

나원영 · 이미 온갖 수식어들이 가득한 엄청나게 긴 글을 쓰긴 했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잠비나이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016년 6월의 시점이 아니라 2016년 12월의 시점에서 다시금 [은서]를 들으면 조금은 다른 특징이 보인다. 음악적인 특징으로만 먼저 보자면, [은서]는 데뷔 EP [잠비나이 EP] 때의 앰비언트한 대곡 지향과 [차연]의 장르 간의 짧고 굵은 결합을 깔끔하게 변주해냈고, 각 곡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특징 속에서 그 변주들은 훨씬 풍부해졌다. 처음부터 훌륭하게 해내던 장르적인 결합은 이러한 구성 속에서 빛을 발했고, 잠비나이의 독보적인 개성이 완연하게 갖춰졌다. [은서]의 모든 순간마다 이 모든 것들이 생생히 살아 숨 쉰다. 수식어들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2016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이러한 음악적 성취 밑에 있는 다른 가치들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한 해였다. 최근의 몇 년, 특히 2014년을 지나가며 사회적인 감정들은 끝없는 슬픔과 불안과 절망에 덮였고, 올해를 지나가며 그 감정들은 가장 어두운 밑바닥에 닿았다가, 분노가 되어서 다시 솟아올랐다. 음악적인 ‘분위기’에 있어서도 그 감정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났다. 결산에 있는 다른 음반들도 그렇고, 특히나 분노에 있어서는 [Venom], [혁명가],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악마의 씨앗], [New Justice]까지 음악적으로 이를 담아낸 음반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은서]는 잠비나이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분노를 강하게 담아냈다. “커넥션”에 대한 작은 희망은 “그들은 말이 없다”고 오열하는 분노로 바뀌었다. 잠비나이는 터질 것 같은 연주와 고함으로 이 모든 분노를 담아내고, [은서]는 하나의 거대한 우짖음이 된다.

자칫하면 사람 이름으로 헷갈릴 수 있는 ‘은서’는 숨다는 뜻의 隱과 살다는 뜻의 棲를 합친 단어다. 영제목인 ‘A Hermitage’ 또한 은신처, 혹은 은둔처라는 의미다. 여덟 곡을 통해 잠비나이는 슬픔과 불안과 절망이 가득한 시대를 맨몸으로 버티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시꺼먼 절망과 시뻘건 분노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들이 이렇게 [은서]에서 걸어간 길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 발걸음이기도 하다. 이렇게 잠비나이는 오직 “억겁의 인내” 만으로 “무저갱”같은 세상과 싸우는 이들과 함께 걸으며, 분노로 무장한 음악적인 은신처를 마련해준다. 여기에 “그대가 잃어버린 그 모든 것들을 위하여” “부디 평안한 여행이 되시길”이라는 작은 희망도 더해진다. 그렇기에 [은서]는 올해와 더불어 동시대 자체를 독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음반이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한 번 더, 수식어들이 가득한 긴 글을 쓸 수밖에 없을 거 같다.

 

2.

kv43024m042w013jr이민휘
빌린 입
(Self-released)

성효선 · 이민휘를 무키무키만만수의 만수로 기억하는 사람에게 이 앨범은 조금 생경하거나 당혹스러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이름에서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떠올렸다면 이 앨범은 무척 반가울 것이다. 7년간 조금씩 쓰인 여덟 곡을 느슨하게 엮은 이민휘의 첫 솔로 앨범 [빌린 입]은 전체가 하나의 큰 서사를 가지고 있어 마치 음악의 언어를 빌려서 쓴 문학을 읽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친절하지 않다. 어떤 곡(“돌팔매”, “침묵의 빛”)은 연주곡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또 어떤 곡(“꿈”)은 좀처럼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낮은 속삭임과 허밍으로 노래가 흘러간다. 그나마 “빌린 입”, “거울”, “부은 발”, “깨진 거울”, “받아쓰기”는 가사가 분명하지만 말하는 주체와 구체적인 지시대상이 없다.

그리하여 이 앨범은 청자에게 끊임없이 개별의 해석을 요구한다. 최소한의 악기와 목소리로 이루어진 노래들이 여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출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에 있다. 앨범은 하나의 큰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신시 피아노, 일렉 기타와 베이스, 퍼커션과 드럼, 실로폰, 현악기의 사용 등 트랙마다 각기 다른 악기 편성으로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게 이 앨범의 재미 요소다. 특히 트럼펫과 알토 플루트가 선사하는 분위기는 너무나도 황홀하다.

노래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과정은 [빌린 입]이 주는 아주 진귀한 경험이다. 이 경험을 통해 너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로 치환되고 이야기의 세계를 확장한다. 청자가 거울(“거울”)을 통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거울을 깨뜨리고 나올 때(“깨진 거울”) 우리는 이 음악을 통해 위로와 다음을 향해 걸어갈 용기를 얻는다. 마지막 트랙의 제목이 “침묵”이 아니라 “침묵의 빛”인 것은 침묵의 시간을 지나 ‘빌린 입’이 아닌 ‘되찾은 혀’로 말을 할 때 비로소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매일 마주하며 좌절과 절망을 겪지만 빌린 입으로만 이야기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에게 이 앨범은 좋은 자극제와 방향이 될 것이다. 아수라장 같은 2016년에 이 앨범이 더없이 소중하고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

dsjh506943단편선과 선원들

(오디오가이)

정구원 · 질문 한 가지. 당신에게 [뿔]은 어떤 음악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규정을 짓는다는 것은 그 대상의 존재를 ‘다루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것은 대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를 포착하는 작업이라기보단 무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대상을 ‘다룸’의 범주 안으로 들여오기 위해 한계를 설정하는 선긋기에 더 가깝다. 음악 평론에 있어서 규정의 도구는 좁게는 장르에서부터 넓게는 언어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으며, 지금까지 (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도구를 사용해 스스로의 인식 범위 내에서 음악이라는 대상을 한계지어 왔다.

그 규정은 어쩔 수 없는 필요악에 가깝다. 그리고 규정의 과정을 최대한 넓고 첨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규정이라는 행위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평론가가 평론을 수행하기 위한 자기최면의 경계를 넘어갈 듯 말 듯 위태롭게 흔들거린다. 그리고 평론가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가지고 있는 이러한 한계를 사무치게 자각하도록 멱살을 잡는 작품이 나타난다. 누구에게나. 한 번 이상.

솔직히 말하자면, 발매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뿔]에 대한 나의 생각은 여전히 명확하게 잡히지 않은 채로 허공을 맴돌고 있다. 발매 당시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것이 회기동 단편선의 가장 명확한 팝 앨범이라는 ‘규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그 규정을 모두 폐기했다. 리스너의 귓가를 사로잡는 바이올린의 멜로디와 변칙 및 변박를 거듭하는 퍼커션의 리듬이, 공연장에서 따라 부르기 좋은 후렴구와 은유, 상징으로 돌돌 말린 해체적인 노랫말이, 각 악기의 또렷함과 명료함을 최대한 살려낸 사운드메이킹과 결코 ‘대중가요’라고 부를 수 없는 곡들의 복잡한 구조가 한 앨범 안에서 공존한다. [뿔]은 명확한 팝 앨범이지만, 동시에 ‘팝’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음악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 앨범을 ‘실험적이고 주술적인, 하지만 동시에 팝인’ 작품이라고 규정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두루뭉실한 규정을 시도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그런 안이한 규정이 [뿔]이 지닌 다차원성을 실감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훌륭한 작품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끊임없는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는 무한한 텍스트로서의 가치이고, [뿔]은 그 스스로 온 힘을 다해 ‘모든 곳에’ 있기를 지향하면서 그 기준을 충족시킨다. 어설픈 규정은, 그 치열함에 휩쓸려 사라질 뿐이다.

규정은 실패했다. 다만 그것은 끝이 아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당신에게 [뿔]은 어떤 음악인가? 누군가는 “뿔”의 거대한 파노라마에 압도감을 느꼈다. 다른 누군가는 “거인”의 드라마틱하면서도 미시적인 감동에 눈물을 지었다. “이상한 목”에 제시된 우화적 부조리에 강렬한 분노를 느낀 사람도 있었고, “연애”에서 직접적으로 제시된 여성혐오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해 문제의식을 일깨운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뿔]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발현된 수많은 감상이, 이 앨범을 진정으로 ‘모든 곳에’ 있게 한다. 동시에 이 앨범이 지닌 무한한 텍스트성도 박제된 정전이 아닌, 명확한 구체성을 지닌 ‘힘’으로 작용한다.

“객관성은 피할 수 없는 주관성을 억압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주관성의 침범을 승인함으로써 주관적 읽기를 배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덜 때 비로소 객관성은 확보된다.” 지도학자 데니스 우드는 그가 살던 동네 베일런하이츠의 수많은 ‘주관적 지도’를 담은 그의 저서 『모든 것은 노래한다』의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뿔] 또한 그러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주관을 담아낼 수 있게 하는 텍스트로서 노래하는 앨범. 그것이 검붉은 불길이 밀려오는 세계에서, 음악이 자신 그리고 타인, 더 나아가 ‘우리’를 존립하도록 만드는 방식일 것이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뿔]을 통해, 그 강고하고 분명한 ‘우리’를 증명한다.

 

필자별 리스트

나원영
13 Steps [Venom] 
9와 숫자들 [수렴과 발산] 
ABTB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nuh [Life] 
강이채 [Radical Paradise] 
고상지 [Ataque Del Tango] 
구릉열차 [구릉열차 1st] 
구텐버즈 [Things What May Happen In Your Planet] 
권나무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그림자 공동체 [거울의 숲 EP] 
나잠 수 [Till The Sun Goes Up] 
넉살 [작은 것들의 신] 
노선택 [Low And Steady] 
누모리 [구나구나] 
단편선과 선원들 [뿔] 
더 블랙 언더그라운드 [The British Indie + The Anti Star] 
두번째 달 [판소리 춘향가] 
램넌츠 오브 더 폴른 [Shadow Walk] 
레인보우99 [Calendar] 
로 바이 페퍼스 [Spaceship Out of Bones EP] 
마치킹스 [Spring Will Come] 
마하트마 [New Justice] 
모그 (Mowg) [동주 OST] 
못 [재의 기술] 
미역수염 [The Whitsle] 
방백 [너의 손] 
불싸조 [한(국힙)합] 
블랙 스트링 [Mask Dance] 
빅베이비드라이버 트리오 [bbdTrio] 
빌리 카터 [Here I Am] 
시어스 [시어스] 
시크릿 아시안 맨 [Secrets Beyond the Room] 
실리카겔 [실리카겔] 
이랑 [신의 놀이] 
이사히 [Separate But Coexisting] 
이상의 날개 [의식의 흐름] 
잠비나이 [은서 (A Herm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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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디스 [2 Many Home 4 1 Kid] 
전범선과 양반들 [혁명가] 
제 8극장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 
조동진 [나무가 되어] 
줄리아 드림 [불안의 세계] 
파리아 [One] 
팎(Pakk) [곡소리] 
푸르내 [야생의 밤] 
할로우 잰 [Scattered by the Breeze EP] 
해오 [Actress] 
황보령 [Urbane S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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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혁
고래야 [서울 포크] 
김태춘 [악마의 씨앗] 
단편선과 선원들 [뿔] 
못 [재의 기술] 
블랙 스트링 [Mask Dance] 
사비나 앤 드론즈 [우리의 시간은 여기에 흐른다] 
이민휘 [빌린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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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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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즈 [Things What May Happen On Your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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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과 선원들 [뿔]  
딘 (Dean) [130 mood : T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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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지 [Zissou] 

정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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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카겔 [실리카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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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휘 [빌린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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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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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라 [Mo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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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재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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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머스 [Swiimers] 
실리카겔 [실리카겔] 
씨피카 [Intelligentsia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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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신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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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림 [불안의 세계] 
티파니 [I Just Wanna Dance] 
푸르내 [야생의 밤] 
홍갑 [꿈의 편집] 

성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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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푸른하늘 [어제의 소설] 
그림자 공동체 [거울의 숲] 
넉살 [작은 것들의 신] 
단편선과 선원들 [뿔] 
두번째 달 [판소리 춘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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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재의 기술] 
방백 [너의 손] 
방탄소년단 [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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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신의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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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sylvian

    이제 잠비나이 안 꼽은 사람들 것만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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