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Non) | Sound Of Non | brokenteeth records, 2012

 

60년대 로큰롤 오마주

이 음악이 환기하는 건 분명 60년대 로큰롤이다. 부기우기 스타일의 첫 곡 “군인”이 앨범을 열면 곧이어 비틀스의 “Norwegian Woods”가 연상되는 “매미”가 등장하고 한편 레게인 “실연의 아리랑”도 등장한다. 미니멀한 구성의 낭만적인 발라드 “집으로 가는 길”과 “I Can Free Your Night” 도 있고 비틀스의 “A Hard Day’s Night”가 떠오르는 “텔레비전”도 있다. 비틀스가 막 데뷔했던 1960년대 초반의 로큰롤이 [Sound Of Non]에 흐른다.

1960년대는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막 등장한,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유연한 형식을 가진 록 음악이 온갖 음악형식들을 건강한 화초처럼 빨아들이고 있던 때였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시 청년세대를 상징하던 버디 홀리와 척 베리에 비해 비틀스는 이제 막 데뷔한 풋내기였지만, 전기기타와 앰프라는 기기에서 새로운 음악 미학의 가능성을 감지했다는 것에는 동일하다. 여느 세대, 여느 음악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이 새로운 흐름을 자기표현의 양식으로 껴안았다. 논의 데뷔 앨범은 컨트리와 힐빌리, 비트뮤직과 로커빌리가 이제 막 로큰롤이라는 통칭을 얻기 시작한 시절의 음악을 여기로 불러온다. 여기서 나란히 록의 역사를 쓰던 비틀스와 존 메이올, 롤링 스톤스와 야드버즈의 ‘클래식’을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앨범 덕분에 그 시절의 음악을 새삼 꺼냈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편의적인 해석일 수도 있다. 이 앨범에는 “실연의 아리랑”같은 레게도 있고 ‘복잡한 심정”과 같은 사이키델릭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앨범이 겨냥하는 초기 로큰롤의 미덕이 손해 보는 건 아니다. 이 앨범에서 중요한 건 장르가 아니라 톤이란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효과(이펙트)를 거의 쓰지 않은 소리의 조합은 지금처럼 각종 이펙터로 사운드의 결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차별된다. 요컨대 논은 록 사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느꼈을 충격과 에너지를 지금 이 자리에서 고스란히 재현하려고 애쓴다. 이들의 음악이 개성적으로 들리는 건 오히려 지금 이런 식의 ‘쌩 톤’을 듣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 사운드가 연상하게 만드는 것이 영국의 록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들이 모범으로 삼고 취향을 공유하며 재현하고자 하는 사운드의 근거는 록의 전성기를 이뤘던 지역의 사운드다. 그 점에서 가사가 특히 흥미롭다. 성실하게 재현된 클래식 록 사운드가 한국어 가사와 결합할 때의 신선한 쾌감이 있는데 “군인”과 “실연의 아리랑” 같은 곡이 그렇다.

논의 베이시스트 정주영은 1975년 생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베이스 세션으로 활동했고, 2010년에는 밴드 찰나의 멤버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 노이즈캣의 베이스 세션으로 활동 중이다. 기타리스트 김호윤(필리)는 1981년 생으로 2002년 이후부터 이적을 비롯해 JYP 소속 음악가들의 라이브 세션을 맡았으며 2007년에는 밴드 로타리사운드의 멤버로 활동했다. 정주영과는 밴드 찰나에서 만났다. 앨범이 발표된 브로큰티쓰 레이블은 나르콜랩틱 댄서(Narcoleptic Dancers)의 앨범 라이센싱과 세이셋(Saycet)의 내한공연을 주도한 곳으로, 밴드 논은 이 레이블이 처음으로 계약한 로컬 밴드다. | 차우진 nar75@naver.com

rating: 6/10

 

수록곡
01. 군인
02. 매미
03. 실연의 아리랑
04. 뮤직 퀄리티
05. 복잡한 심정
06. 집으로 가는길
07. 아이 캔 프리 유어 마인드
08. 텔레비젼
09. 도시
10. 내마음 꼭대기

 

멀티미디어


군인, 매미, 실연의 아리랑 @대공분실 (*5월 13일, 밴드의 첫 클럽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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