恭喜恭喜恭喜你呀 恭喜恭喜恭喜你. 공시공시공시 니야 공시공시공시 니.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상 속의 동물들은 기괴할 정도로 뚜렷한 질감을 지닌 털을 자랑하며 손을 모으고 인사를 건넨다. 축하해요 축하해요 당신을 축하해요. 춘절을 맞이해 보내는 인사. 1945년 중국의 작곡가 진가신(陳歌辛)이 항일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그리고 지금은 음력 설을 축하하기 위해 불리는 노래. 겨울이 다 지나갔다니, 정말 좋은 소식이구나. 기억에 쉽게 남는 단순한 단조 멜로디를 지닌 동요 “恭喜恭喜”는 트라이어드 갓(Triad God)의 “Chinese New Year”에서 우수에 찬 장조로 탈바꿈한다. 공시공시공시 니야 공시공시공시 니. 오토튠으로 다듬은 듯한 목소리가 저 먼 곳에서 연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불꽃놀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오건 테이프스(Organ Tapes)의 비트 속에서 잠시 나타났다가, 녹아 없어진다. 라나나나라라 다라나나나흐라. 이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팝 음악이 ‘녹는’ 순간이 어떤 것인지 상상해본다. 그것은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경우처럼 단단하고 호화로운 역사를 자신의 버팀목이자 도약대로 삼는 것과도, FKA 트윅스(FKA Twigs)처럼 기이한 소리를 팝의 영역으로 합류시키는 선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과도, 슈 슈(Xiu Xiu)처럼 모든 관습과 문법을 갈아버릴 듯이 역류하는 것과도 다른 무언가다. 물론 카녜 웨스트(Kanye West)처럼 멍청하게 구는 것도 아니다. 녹아 없어지는 듯한 팝을 만드는 이들은 그 모든 것 – ‘성취’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만한 것 – 에 무관심한 듯이 자신의 음악을 용해시키고, 그것은 우리가 ‘팝’이라고 간신히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요소만을 남긴 채 액체처럼 흐른다. 때로 그것은 아이러니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자신의 예명을 ‘삼합회 신’으로 걸고 홍콩에서 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중국-베트남계 런던 래퍼처럼) 이들의 음악은 그 아이러니마저 자신의 형태를 결정짓는 데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떠돈다. 정교하거나 혁신적이거나 파괴적인 형태를 지닌 채 대중음악의 지형도 위에 서 있는 빛나는 성취들 사이로, 녹은 팝은 자신을 세우지 않은 채 조용히 흘러다닌다. 아마도 이들이 지도에 표시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감정은 남는다. 녹아버린 채 흐르는 팝의 액체에 굳이 손가락을 뻗어 갖다 댔을 때, 그것은 아주 빠른 속도로 내 안에 흡수되면서 자신이 지닌 감정을 드러내 보인다. 그것이 ‘진실된’ 같은 단어로 묘사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 아니면 2010년대의 인터넷이 만들어낸 가속화된 상호참조 속에서 모든 팝 음악들에 기초 데이터로서 남아 있는 구성물인지는 구분할 수 없다. 그저 그 피아노, “Chinese New Year”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피아노를 처음 들었을 때, 그 피아노 소리에 이어지는 트라이어드 갓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곡을 다 듣고 나서 몇 분 뒤 그의 목소리를 가만히 따라해 보았을 때, 공시공시공시 니야 공시공시공시 니, 그게 20세기에 만들어진 전래동요를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녹인 거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했을 때, 느껴졌던 어이없는 슬픔을 기억해 본다. 때로 모든 것을 넘어서, 근원 같은 건 신경쓰지 않고 감정을 도약시키는 음악이 있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 * “恭喜恭喜”의 가사와 유래는 이 글을 참조했다.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