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Ward | A Wasteland Companion | MERGE,2012

 

클래스는 쉽게 무시하지 못하는 법

주이 디샤넬과 함께한 쉬 앤 힘(She & Him) 프로젝트 이후 ‘여복 많은 사내’ 정도의 뉘앙스로 국내에 소개되는 엠 워드(M. Ward)의 7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18명의 조력자(소닉 유스(Sonic Youth)의 스티브 셸리, 브라이트 아이즈(Bright Eyes)의 마이크 모지스, 데보츠카(Devotchk)의 톰 해거만, 그리고 주이 디샤넬 등)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여복’은 모르겠으나 ‘인복’ 많은 싱어송라이터 임은 분명하다. 물론 그의 방대한 인간관계만큼이나 음악도 녹록치 않다.

엠 워드의 스타일을 축약하자면 ‘미국 포크 3/4 + 영국 포크 1/4’라고 무식하게 정리할 수 있다. 컨트리, 블루그래스, 로커빌리, 가스펠, 컨트리 등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이 바탕을 이루나, 탐미적이고 서정적인 브리티쉬 포크의 향취가 곳곳에 묻어 나온다. 물론 젠 체하며 현학적으로 썰을 풀거나 미니멀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멜로디를 직조하지 않는다. 목소리의 공명과 중첩, 듬성듬성 깔리는 노이즈, 그리고 특유의 핑거-피킹 기타 음이 전통적인 스타일에 더해지면서 로파이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보니 ‘프린스’ 빌리(Bonnie ‘Prince’ Billy)처럼 질척이지 않으며, 드벤드라 반하트(Dvendra Banhart)처럼 두통을 동반하지 않고, 멈포드 앤 선즈(Mumford & Sons)처럼 요란하지 않은 이유는 그 만의 독특한 질감 때문이다.

[A Wasteland Companion]에서는 블루지한 요소가 줄어들면서 독특했던 사운드의 질감이 이전보다 옅어졌다. 도료를 제대로 칠하지 않아 지나치게 번들거리는 느낌이다. 급격한 경사에 설치된 롤러코스트처럼 순식간에 조증과 울증의 사운드를 오르내린다. 이전보다 감정선을 낚는 훅이 무뎌졌다. 허나, 클래스는 쉽게 무시하지 못하는 법. 후반부에 배치된 “The First Time I Ran Away”, “Wild Goose”, “A Wasteland Companion” ”Crawl After You”에서의 성기고,아스라한 사운드 풍경은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 최성욱 prefree99@naver.com

rating: 6/10

수록곡
01. Clean Slate
02. Primitive Girl
03. Me And My Shadow
04. Sweetheart
05. I Get Ideas
06. The First Time I Ran Away
07. A Wasteland Companion
08. Watch The Show
09. There’s A Key
10. Crawl After You
11. Wild Goose
12. Pure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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