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MaYdUV) – Ideá (2026)

슈게이즈 특유의 노이즈를 파도에 비유할 때, 그 상상된 감각은 거시와 미시적 차원을 넘나든다. 파도에 휩쓸려 나동그라지거나 물 속으로 휘말려가는 듯이 노이즈가 온 몸을 덮치는 거대한 느낌이 있다면, 발가락 사이로 물이 들어찰 때 무너져 내리는 모래의 부드러운 까슬거림처럼 아주 미세한 노이즈의 결이 귀를 사로잡기도 한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분명하게 구분되는 그 두 가지 차원을 어떻게 변주하고 자신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인가, 그것이 슈게이즈 음악가들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다.

매듭(MaYdUV)의 퍼포먼스를 처음으로 봤던 건 올해 5월 부산음악창작소 음반제작 프로모션 사업에 참여했을 때였다. 아직 싱글조차 내지 않았던 신진 밴드였지만, 라이브를 듣는 순간 이 5인조가 슈게이즈 밴드로서 이 두 가지 차원을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라이드(Ride)와 제인 리무버(Jane Remover), 파란노을 사이의 어딘가에서 공진하는 증폭음, 기타 이펙터와 DAW의 조작이 모두 들어간 듯한 노이즈가 서로 다른 감각을 피부에 전달하며 나를 휘감았다. 우울과 죽음 충동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찰나의 아름다움은, 그것이 익숙한 슈게이즈 혹은 인디 록의 문법일지언정 여전한 강도로 마음을 흔들었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첫 앨범을 기대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나 발표된 [ [ 끝 없는 밤 ] ]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모든 트랙이 저마다의 매력을 자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 인상에 강하게 남는 건 세 번째 곡 “Ideá”다. 보컬 박소현의 안개처럼 엷은 목소리가 뭉개지기 직전의 기타 노이즈와 겹칠 때, 그 노이즈가 짜부라지듯 뒤틀리면서 순간적인 공백 속으로 사라질 때, 그리고 잠시 물러났다 밤안개와 함께 되돌아오는 파도처럼 다시 듣는 이를 감쌀 때… 3개의 막으로 구성된 이 곡은 슈게이즈의 질감에 대해서 이 밴드가 고민한 바를 우직하게 밀어붙인다. 그게 밴드 이름의 본래 의미, “Me And You in Despairing UnVivid world” 속에서 내놓은 답인 것처럼. 이 거칠고 영롱한 소리가 그 세계를 좀 더 슬프고 아름답게 만든다면, 그건 나쁘지 않은 일일 테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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