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현대(空間現代), 오드 아이즈(odd eyes) |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아도, 함께 모여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박다함 안녕하세요. 먼저 각자 밴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드 아이즈에게는 이번이 한국 관객 여러분께 처음 인사드리는 자리가 되겠네요. 한편 공간현대에게는 3년 만이자 두 번째 한국 공연이 됩니다.

공간현대 이번에 한국 투어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공간현대는 도쿄에서 결성된 3인조 밴드로, 10년 전 교토로 이주하면서 ‘外(소토)/바깥’이라는 스튜디오 겸 라이브 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번에 함께 공연하는 쾅프로그램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많은 음악가들이 찾아와 주었습니다.

오드 아이즈 오드 아이즈는 2010~2011년경 교토에서 결성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네 명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저 먼 곳을 향해 연주하려고 합니다.

박다함 먼저 두 밴드의 스플릿 7인치 발매를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함께 스플릿을 발매하게 된 계기와, 제작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번 7인치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공간현대 ‘外/바깥’을 시작했을 때부터 오드 아이즈에게 공연을 부탁했었고, 그들의 연주와 활동 방식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스플릿은 3년 정도 전이었나? 오드 아이즈의 보컬 왓맨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한 장의 음반 안에서 방향성이나 장르로 묶이지 않은 두 밴드의 음악을 함께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外/바깥’이나 오드 아이즈가 해 오고 있는 기획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곡을 만들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요청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공간현대 쪽에서는 크게 펑크, 혹은 ‘기구’처럼 어떤 것이 작동하는 구조나 시스템에 관한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드 아이즈에게서 느껴지는, 저 멀리 번져 있는 트로피칼리스모(tropicalismo) 같은 것도요. 서로 다른 음악적 요소가 섞이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어딘가 멀리서 열대적인 감각이 번져 나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항의 소리가 반드시 격렬한 것만은 아니니까요. 스플릿은 7인치로, 한 면에 한 곡씩 수록되어 있으니 몇 번이고 뒤집어 가며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제목은 시인 요시마스 고조(吉増剛造) 씨에게, 디자인은 카세 토오루(加瀬透) 씨에게 부탁했습니다. 믹스는 니시카와 분쇼(西川文章) 씨, 마스터링은 우나미 타쿠(宇波拓) 씨가 맡아주셨고, 두 밴드 모두 ‘外/바깥’에서 녹음했습니다.

오드 아이즈 3년 전이네요. 스플릿 7인치의 제작 계기에 대해서는 공간현대의 코야노 씨가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오드 아이즈 역시 ‘外/바깥’에서 연주할 기회가 많았고, 오랫동안 ‘外/바깥’에서 꾸준히 연주해 왔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外/바깥’에서 보낸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남기기 위해 녹음했습니다. 동시에, ‘미래는 과연 정말로 취소되어버린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마크 피셔(Mark Fisher)는 “미래의 느린 취소(The slow cancellation of the future)”1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이것을 관찰해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 너머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박다함 오드 아이즈는 하드코어·펑크에서 출발했지만, 그 장르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음악적 영역을 계속 넓혀 온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혼란스러운 펑크(confused punk)’라고 표현했던 것도 그런 태도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이전 인터뷰에서 왓맨 씨가 이야기했듯, 하드코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 장르를 깊이 파고드는 태도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드 아이즈가 지금까지 음악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이어온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악 그 자체일까요, 아니면 하나의 ‘태도’에 가까운 것일까요?

오드 아이즈 답은 ‘태도’와 ‘음악’ 둘 다입니다. 어느 쪽도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음악을 시처럼, 역사성에 대해 수직으로 서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하드코어 펑크 씬에 대해서는 존경심이 있으니, 언제든 동료로 끼워주세요. (웃음)

박다함 공간현대는 곧 마리오네트(Marionette) 레이블을 통해 어쿠스틱 앨범 [Baquet Wheel]을 발매하시죠. 교토에서 가끔 어쿠스틱 셋으로 공연해 왔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처음 어쿠스틱으로 연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또 이번에 발매되는 [Baquet Wheel]은 어떤 앨범인지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간현대 어쿠스틱 세트는 처음에 교토의 레코드 가게 패럴랙스 레코드(Parallax Records)에서,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환경에서 공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렇다면 어쿠스틱 세트로 공연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후 여러 곳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곡을 만들어 갔던 것 같습니다.

우나미 타쿠 씨가 작업한 음반의 녹음 질감이 굉장히 독특하고, 몇 번을 들어도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 있어서, 우나미 씨가 직접 녹음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도쿄의 스튜디오에서 마이킹부터 부탁드렸습니다. 또 ‘外/바깥’에서 저희 공연을 봐 주셨던 마리오네트 레이블의 오너가 음반을 발매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침 작업 중이던 어쿠스틱 음원을 들려드렸더니 꼭 이걸로 발매하고 싶다고 하셔서, 정식 발매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제작에 관해서는 처음에는 기존 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곧바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곡을 먼저 만들고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지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악기 자체에서 영향을 받아 무엇이 어떻게 울리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을 계속했고, 그렇게 나온 소리를 하나씩 곡으로 만들어갔다는 느낌입니다.

박다함 두 팀은 서로의 음악을 아주 오랫동안 지켜봐 온 것 같습니다. 상대 밴드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나, 이후 계속 음악을 들어 오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또 상대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 부분이 좋고,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공간현대 오드 아이즈의 음악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의 제기나 불편함, 혹은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감정들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하나로 묶고 함께 소리치게 하는 음악처럼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곡은 상당히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그 복잡함을 복잡하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네 명의 인간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에서 생겨나는 충돌의 파편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이미 서로 알고 지내면서 함께 작업도 하고 투어까지 하게 되었지만, 오드 아이즈의 연주는 혼자 와서 공연을 보고 혼자 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공유할 필요는 없지만, 함께 모여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할까요.

‘外/바깥’이 막 시작했을 무렵에 비디오테이프뮤직(VIDEOTAPEMUSIC), 시즈카(SHIZKA), 아스파라(Aspara)가 함께한 오드 아이즈의 기획 공연이 있었는데, 그 공연에서도 ‘고립의 다정함’ 같은 감각이 느껴져서 감동받았습니다. 라이브는 결국 직접 보셔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이번 기회에 각자 직접 보러 와주셨으면 합니다!

오드 아이즈 ‘外/바깥’ 이외의 장소에서 공간현대의 공연을 보았을 때, 오히려 공간현대를 강하게 느낍니다. 그들의 연주가 그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맞추기 위해 맞추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런 비효율적인 음악에 골몰하는 모습에 늘 감명을 받습니다.

박다함 이번 스플릿은 교토시 사쿄구에 있는 공간현대의 라이브 스페이스 ‘外/바깥’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오드 아이즈의 첫 앨범 [Thinking Ongaku Union Local 075]에서도 교토의 지역번호인 ‘075’를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두 팀의 음악에서 교토라는 장소는 중요한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두 분에게 교토의 음악 커뮤니티는 어떤 곳인가요? 그리고 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에게 교토에서 꼭 경험해 보았으면 하는 라이브 하우스나 공간, 혹은 추천하고 싶은 음악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공간현대 두 팀의 음악을 듣고 교토의 거리 풍경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도시로부터 받은 영향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도쿄에서 교토로 이주한 뒤,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연주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습니다.

만약 주말에 기야마치(木屋町)에 있는 모리카와 담배가게(森川たばこ店), 밍글(Mingle), DNA 파라다이스(DNA PARADISE), 히토조쿠 레코드(ヒト族レコード)에 찾아갈 수 있다면, 재미있는 연주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처에는 라이브 하우스 어반길드(UrBANGUILD)와 메트로(METRO), 웨스트 할렘(West Harlem)이라는 클럽, 그리고 강이 있습니다. 강을 그냥 산책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오드 아이즈 교토라는 곳은 일본에서 다양한 나라와 인종, 성별의 사람들이 오가는 전통적인 도시입니다. 한편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며, 분노하기도 합니다.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가는 것을 관찰하기에는 좋은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교토에 오신다면 가모가와강(鴨川)에 와주세요.

박다함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공연에서 각자의 밴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아직 두 팀의 음악을 잘 모르는 한국 관객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공간현대 한국의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멤버 모두 편하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들이니, 함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드 아이즈 연주를 하면 감정은 언제나 우리 안으로 오고 갑니다. 그것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우리 역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간다는 것을 서로 공유하는 순간이 있기를 바랍니다.

  1. 자본주의적 현실주의 속에서 새로운 문화적·정치적 대안이 등장하지 못하고 과거의 양식이 무한히 반복되는 현상.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