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Ciaosmos | 파스텔뮤직, 2011 여전히 무균질 근작이었던 [일곱날들], [저녁 아이들]은 향토적 서정이 짙은 포크 음악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호들갑을 떨자면, [일곱날들]의 여행담을 고향(마음의 영원한 안식이자, 어쩌면 귀환 불가능한)에 대한 노스탤지어로, [저녁 아이들]의 동심 가득한 노래를 돌아갈 수 없는 유년에 대한 기억으로 등치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지나간 길을 되돌아보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시선은 (대부분의 과거에 대한 기억이 그러하듯) 여유롭고, 따뜻하다. 표현되는 형식 또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아한 목소리와 조용히 튕기는 기타선율이 주조를 이루고, 아코디언 소리와 오르간 소리가 간간이 스며든다. 단순한 리듬이 되풀이 되며, 거리에서 채집한 음향이 별다른 가공 없이 그대로 흘러나온다. 초기작과 맞닿아 있다는 앨범소개 문구와는 다르게 [Ciaosmos]는 근작의 연장선상에 있다. ‘서정성’의 배경을 전원에서 도시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물론 소소한 변화는 있다. 예와 다르게 외부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지 않았다. 품을 들여 변조하고, 배치의 변화를 꾀한 시도가 보인다(“Ladybird”, “Life is noise” 등). 곳곳에 싸이키델릭한 기타연주가 돋보이는 곡들도 있고(“서부간선”), 좀 더 적극적으로 타악기를 사용한 흔적도 있다(“23 Red ocean” 등). 노랫말은 불필요한 설명 없이, 간결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다. 너무 간결한 나머지, 어렴풋이 ‘의미’만을 잡을 수 있을 정도다. [Ciaosmos]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단출한 사운드로 특징지을 수 있는 ‘예쁜 포크팝’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 최근의 대동소이한 어쿠스틱 사운드에 대한 식상함은 일종의 반대급부로서, [Ciaosmos]의 사운드가 더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게끔 한다. 그러나 상대평가의 결과가 우수하다고 해서(변별력을 갖는다고 해서) 탁월한 음악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몇 가지 변화(음악의 배경 및 소재)가 있었으나, 영락없는 ‘소규모 아카시아표’ 무균질 음악이다. 작가주의 관점의 일관성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독창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지난 앨범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이번에도 동일하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사운드 편집 및 믹싱의 결과물은 최근의 다양한 전자음의 쓰임새에 비교하면 지나치게 앙상하다. 좀 더 촘촘하게 사운드 요소를 중첩시키고, 변조한다면 더 독창적인 사운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여담이지만, [Ciaosmos]를 들으면서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방법론을 떠올려 봤다. 지나친 과욕일까?). 첫/두 번째 앨범의 음악적 성취 때문에 기대감이 과해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 글 최성욱 prefree99@naver.com ratings: 3/5 수록곡 1. Ciaosmos 2. Dream Is Over 3. Ladybird 4. Life Is Noise 5. 23 Red Ocean 6. 물에 사는 돌 7. 서부간선 8. 좋아하는 것, 괜찮은 것 9. 던져지고 있는 돌 10. Love On 관련 사이트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마이스페이스 http://myspace.com/sogyumoacaciaband/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