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ónsi | Go (2010) | EMI MUSIC KOREA, 2010 Just Pop? 욘 쏘르 비르기손(Jon Thor Birgisson, 통칭 욘시)의 전작인 [Riceboy Sleeps]이 목소리의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며, 다양하게 채집된 일상의 소리를 반복, 점층, 확산 등의 방법론을 통해 공간, 시간, 음정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은 정반대의 지점에서 비슷한 방법론을 취한다. 즉, 에코와 잔향을 머금은 그 만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쌓아올려 형상을 만든다. 그렇다. [Riceboy Sleeps]이 한 땀 한 땀 이어붙인 배경이라면, [Go]는 배경보다는 배경을 이루는 각각의 형상에 가깝다. 시규어 로스(Sigur Ros)라는 무거운 외투를 벗어 던진 욘시는 첫 번째 솔로 앨범에서 ‘거대 서사’의 강박을 벗어던진 채 가볍게 활보한다. 심지어 몇몇 곡(“Go Do”, “Boy Lilikoi”)은 엉덩이를 들썩이게 할 만큼 댄서블하다. 피콜로, 플루트 등의 목관악기 그리고 욘시의 목소리가 고음의 영역에서 어지럽게 뒤섞이며 청량감 있는 화음을 만들어 내고, 반대로 둔탁한 드럼 비트, 스네어 소리, 스트링, 다양한 마찰음이 저음 언저리에서 쿵쾅거리며 특정한 패턴을 부여한다. 음역 대비의 효과로 목소리는 더더욱 힘차게 공명한다. 묘하게 흥겨운 팝 넘버이다. 앨범 후반부에 배치된 “Kolnidur”, “Grow Till Tall”는 목소리의 힘과 잔향만으로 정적을 예리하게 조절하며 크레센도로 나아간다. 목소리를 겹겹이 쌓아올려 하나의 씨네마틱한 풍경을 이루며 감정을 끌어올린다. 밴드의 악기 편성을 통해 이루어 냈던 화음을 자신 만의 목소리로 재현한다.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이 역력하나, 그 결과가 나쁘지 않다. 욘시는 이번 앨범을 통해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좋은 악기라는 뻔한 명제를 다시금 상기시키게 해준다. 또한 목소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음색을 어떻게 콜라쥬 해야 되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달콤함 속에 독이 깃들어 있는 법. 다양한 시도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그 시도들이 큰 변별력을 갖지는 못한다. 시규어 로스, 욘시 앤 알렉스(Jónsi & Alex) 그리고 이번 앨범까지, 표현 방법이나 대상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음악이 인도하는 풍경의 지점은 크게 변화가 없다. 가장 큰 원인은 욘시의 음색과 창법 때문일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꾀하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으나, 그 변화가 이전의 결과물과 큰 변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발자국은 비슷한 지점에 찍히고 있다. 재능 있는 뮤지션이 전형적인 요들 싱어처럼 포지셔닝 되지 않기를 바란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 글 최성욱 prefree99@naver.com ratings: 3.5/5 수록곡 1. Go Do 2. Animal Arithmetic 3. Tornado 4. Boy Lilikoi 5. Sinking Friendships 6. Kolniður 7. Around Us 8. Grow Till Tall 9. Hengilas 관련 글 욘시 앤 알렉스(Jónsi & Alex) [Riceboy Sleeps] 리뷰 – vol.11/no.17 [20090901] 관련 사이트 욘시(Jónsi) 공식 홈페이지 http://jonsi.com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