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y, Dear | Dear John | EMI, 2009 세밀히 직조된 스웨덴산 원단 대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출신의 팝 싱어는 멜랑꼴리, 서정성, 나긋나긋함 등의 레떼르가 붙은 채 국내에 소개되곤 한다. 당사자가 원하는 방식일지는 미지수나 ‘라디오헤드(Radiohead)’, ‘벨 앤 세바스챤(Belle and Sebastian)’, ‘엘리옷 스미스(Elliott Smith)’, ‘시규어 로스(Sigur Ros)’ (비교적 최근의 옌스 렉만(Jens Lekman),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까지)등의 뮤지션家의 혈통에서 나온 적자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이런 식의 범주화가 어느 정도 유용하면 로니 디어(Loney, Dear)의 경우도 언급한 일군의 뮤지션 혹은 무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Oasis 공연에서의 떼창에 어색함을 느낀 반면,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혹은 살랑살랑 어깨를 흔드는 정도의 움직임이 있던 막시밀리언 헤커(Maximilian Hecker),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내한공연에서 더 편안함을 느꼈던 독자라면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로니 디어(Loney, Dear)를 더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로니 디어(Loney, Dear)는 스웨덴 싱어송 라이터인 Emil Svanängen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이번이 그의 5번째 앨범이다. 서브 팝(Sub Pop)을 통해 로컬씬 밖으로 알려지기 전에는 주로 자가수공업 형태로 자신의 앨범을 만들어 왔다. 정규데뷔작인 [Loney, Noir](2007)의 두 번째 트랙인 “I Am John” 이 입소문을 타며 인지도를 쌓았으며, [Sologne](2007/2008) 앨범이 파스텔 뮤직을 통해 발매되기도 하였다. 동향 뮤지션들이 그러하듯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기본이 충실하다. 스웨덴 출신의 또래 뮤지션인 옌스 렉만(Jens Lekman)이 좀 더 따뜻한 방식으로 음을 다루는 반면, 로니 디어(Loney, Dear)는 더 차가운 방식으로 멜로디를 구성한다. 기본적으로 포크 록, 인디 록/팝 계통의 뮤지션으로 무방하나 보다 일렉트로닉한 구석이 있다. 성찰적이며, 반성적인 방식으로 개인과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싱어송라이터의 양식이라면, 로니 디어(Loney, Dear)는 무엇에 대해 말할 것인가 보다는 음악의 어떠한 소스를 가지고 표현을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에 좀 저 세밀하게 접근한다. 좀 더 눈썰미가 있다면, 전작부터 흐르는 일정한 곡의 흐름을 캐취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밴드편성 외에도 에코 섞인 보컬, 여성의 코러스, 브라스 및 현 세션, 신디사이저, 하모니카, 허밍, 휘파람, 손뼉소리 등의 요소를 과함없이 활용하여 사운드를 촘촘하게 입힌다. 곡의 도입부터 하나, 둘 사운드를 살며시 얹어 나간 이후 종반부터 “나, 나, 나~”식의 읇조림과 여성보컬 그리고 사운드 이펙트를 섞어 뭉개진 멜로디로 마무리를 짓는 형식이다. 비교적 다운템포의 흐름을 갖는 트랙(3,4,5번)들 조차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동소이한 형식을 취한다. 촘촘함은 풍성함과는 다른 뜻이다. 좀 더 겹겹이 쌓인 명암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이러한 재료를 차갑고, 쓸쓸한 분위기의 일관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데 적절히 배열한다. 사운드의 묘사에 충실 한 반면,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는 일그러진다. 점차 사운드를 몰아가며, 그리고 음의 재료를 더해가며 클라이막스를 맞이한다. 그리고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음악을 서둘러 마무리 지음으로써 여백을 두는 형식을 취한다. 포물선을 그리기 보다는 점차 고조되는 방식의 구조를 취하다 극 정점에서 소멸되는 식이다. 마치 하늘로 쌓아 올린 로켓(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여기서는 관계없다)이 궤도의 정점에서 사라져 버리는 식이다. 앨범의 첫 번째 타이틀이자 앨범을 여는 곡 인 “Airport Surroundings”은 드럼머신과 신디사이저 음, 변조된 목소리가 매혹적으로 반복되는 트랙이다. 마치 1980년대 신스팝 밴드인 A-ha가 좀 더 어두운 방식으로 노래를 구성했다면 이런 류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I Am John“ 만큼의 호응이 있을지는 미지수나 비슷한 톤의 여타 트랙들 보다 좀 더 친근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앨범 후반부의 5,6,9번 트랙은 미니멀한 방식의 포크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나 쌓이는 전자음과 세련되게 가공된 음은 그가 전형적인 방식의 포크 싱어보다는 일렉트로포크 계열의 뮤지션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로니 디어(Loney, Dear)는 차가운 감수성을 표현함에 있어서 멜로디보다는 텍스트와 음색의 결에 조금 더 치중하는 듯하다. 어쩌면 앰비언트 뮤지션이 가지는 공통적인 애티튜드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그 지점이 기존 포크뮤지션 혹은 싱어송라이터와 차이가 생기는 지점이며, 사랑스러운 느낌의 인디팝과 사운드를 달리하는 지점일 것이다. 현재까지는 극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자랑하나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팬들의 호불호가 갈라질지도 모를 일이며, 행보에 따른 결과가 세 번째 앨범의 라이센스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 글 최성욱 prefree99@naver.com ratings: 3/5 수록곡 1. Airport Surroundings 2. Everything Turns To You 3. I Was Only Going Out 4. Harsh Words 5. Under a Silent Sea 6. I Got Lost 7. Summers 8. Distant Lights 9. Harm/Slow 10. Violent 11. Dear John 관련 사이트 로니 디어 공식 사이트 http://www.loneydear.com 로니 디어, 마이스페이스닷컴 http://www.myspace.com/loneydear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