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zo & Udine – Something Going

 

알조 프론테(Alzo Fronte)와 우딘(Udine)으로 이뤄진 이 듀오는 시대의 매력적인 미싱 링크이며 많은 리스너(라고 하기엔 좀 수가 적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자면)들에게 사랑받는 앨범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1980년대 초부터 유명했던 작품이며 오야마다 케이고(흔히 코넬리우스로 더 유명한)와 피치카토 파이브가 샘플링을 해서 1990년대에 상종가를 치던 음반이기도 하다. 이 듀오는 후일 알조 프론테가 발표한 천재적인 솔로 작품(두 작품에 보너스 트랙까지 더한 스페셜 디럭스 앨범이 국내의 비트볼 레이블에서 발매됐다)들에 의해 더욱 많은 주목을 받게 된 앨범인데, 보다 성인 취향의 솔로 앨범에서 성숙한 알조 프론테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면 이 앨범에서는 더 쾌활한 알조 프론테, 그리고 제법 훌륭한 퍼커션 연주자인 우딘의 연주 또한 만날 수 있다. 콩가와 봉고, 12현 기타의 소박하지만 스며드는 울림, 고전적인 표현으로 소쇄한 그루브, 거기에 감칠맛 나는 멜로디까지 바토, 핍쓰 애비뉴 밴드, 파라거 브라더즈와도 비견할 만한 어쿠스틱 프리 소울 앨범이자 시대가 지나친 매혹의 미싱링크 가운데 하나다.

기본적으로 이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라틴 기조에 대한 이해가 약간은 필요할 것이다. 기타와 울림이 적은 퍼커션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연스러운 소편성의 그루브를 내는 방식으로(써놓고 보니 마포무 씨의 시조이신 제이슨 므라즈 ‘대형’이 생각난다) 단출한 코드 워크에 엇박을 강하게 때리는 스트로크가 기본인데, 이 울림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2현 기타를 사용하기도 하는 방식이다. 솔로의 전개는 난삽하지 않지만 빠르고 강렬하다. 당시 불안한 라틴 아메리카의 정국을 피해 풍요와 기회의 땅으로 1960년대에 미국으로 피신한 라티노들은 어느새 ‘꼬뮌’을 형성했고 그를 통해 이런 방식이 퍼져나가며 그 수혜자들은 계승받은 작법을 리듬앤블루스와 재즈를 적절히 결합하며 독특한 형태로 발전시켰다. 이것은 사실 록도 재즈도, 라틴도 소울도 아니지만 저 모든 것이 한 군데 모여 하나의 음악이자 장르로 확립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놓인 음반 중 하나가 바로 이 앨범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작품 중 하나라고 본다.

당대의 명문 머큐리(영화 [런어웨이즈]에서 머큐리랑 계약하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자반 뒤집기하는 장면을 보면, 당시 어느 정도의 레이블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에서 발매한 이 작품은 상기의 특질을 지니면서 그걸 매끄럽게 다듬고 그루비한 어레인지를 적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Something Going”에서 “Hey, Hey, Hey She’s OK”로 이어지는 A면의 1, 2번부터 사정없이 몰아치는 멜로디와 리듬에 정신이 날아갈 것 같은데, 하프시코드와 에릭 와이즈버그(Eric Weisberg, 피들 연주의 ‘지존’)의 피들이 절절한 A면 마지막 곡 “Want Your Love”는 장절하면서도 애잔하다. B면 역시 빼놓을 곡이 거의 없지만 A면에 비해 피아노 세션으로 참여한 스티브 마고쉬(Steve Margoshes, 브로드웨이의 유명한 피아노 세션이며 오케스트라 감독, 이 시기엔 해밀튼 페이스 밴드의 리더로 활동 중이었다)의 연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쾌한 트랙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노우에 요스이(井上陽水)의 “얼음의 세계(氷の世界)”를 연상시키는 멋진 분위기의 “C’mon And Join Us”까지 이 앨범은 취향에 따라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앨범은 1968년에 발표되었으며 당시의 카탈로그 넘버는 SR-61214, 1990년대 후반 일본의 Polydor K.K.에서 최초로 CD화가 이뤄졌고 그 뒤에도 몇 번의 CD화가 계속되었다. 또한 2010년 일본의 Cisco 레이블에서 고음질 LP로 재발매되기도 했다. 오리지널 LP의 경우 상당히 약한 재질의 커버로 제작되었는데, 바이널 컨디션이 좋아도 커버 컨디션은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보통의 시가(대략 60~70$ 근처) 중에서도 커버 상태가 좋은 경우엔 좀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동시대에 발매된 7인치 싱글도 제법 있는데 “C’mon and Join Us!”가 B-side에 “Define”을 커플링한 머큐리 발매 버전은 그나마 자주 보이는 편이고, 좀 더 고가의 싱글로는 역시 머큐리 발매의 “Hot Time In The City”와 “All Of My Lovin”의 커플링 싱글이 있다. 물론 재발매되기 전의 레코드다. 그리고 이들이 머큐리와 계약 전에 발표한, 스티드(Steed) 레이블에서 발매된 7인치 싱글도 몇 장 있는데, 알조 앤 우딘 명의의 “Sittin In The Park”와 “So Down”의 커플링 싱글과 키퍼즈 오브 더 라이트(Keepers Of The Light) 명의의 “And I Don’t Want Your Love My Babe”가 있다. | 박주혁 bandierarec@naver.com / Bandiera Music A&R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