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Mimyo) | Floating Ones | Curly Sol Records, 2012 Pop Music 주관적인 이야기겠지만, 팝의 외연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넓다, 고 생각한다. 멜로디가 뚜렷하지 않고, 버스-코러스 구조가 불분명하고, 보컬이 아름답지 않거나 아예 없어도 ‘팝’으로 느껴지는 음악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한 느낌은 팝이 대중적인(Popular) 음악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팝(Pop)이라는 장르라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느낌일 것이다. 미묘(Mimyo)의 데뷔 EP [Floating Ones]도 그 넓은 팝의 바다의 한 자리를 떠다니고 있는 레코드다. 미묘(Mimyo)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다. 현재 파리 8대학에서 음악학을 수학하고 있으며, 미술가 미주와 함께 작업한 아트북/음반 작업인 [Le Devenir]와 류셍(Lu Sheng) 감독의 영화 <Here, There>의 스코어 작업, 트램폴린 리믹스 앨범 참여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시 그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작년의 인디 뮤지션들의 보아(BoA) 커버곡 프로젝트인 ‘Model B. – A Tribute to BoA’ 일 것이다. 그가 리믹스한 “Discovery”는 원곡의 비트를 앰비언트한 신스과 치직거리고 웅웅대는 글리치 사운드, 그리고 “D-I-S-C-O-V-E-R-Y”를 반복하는 사람 목소리들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싱글이었다. [Floating Ones]의 작법은 기본적으로 그 리믹스를 벗어나지 않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둥둥 떠다니는 앰비언트 신스와 노이즈 위로 처음엔 기타가, 나중엔 피아노 소리가 살짝 얹히는 첫 곡 “The Way I Like To Picture You”, 빙글빙글 도는 신스 소리들이 귀를 간지럽히는 “Idealized Memories”가 그 예시다. 이러한 트랙들은 ‘부유하는 것들’이라는 앨범 제목과 맞물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내밀한 정서를 형성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보다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도 포착되는데, 24음의 기계적인 멜로디와 빅 베이비 드라이버(Big Baby Driver)의 나지막한 목소리, 그 사이에 낀 잘그락대는 글리치 사운드가 묘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Left Words”, 통통 튀는 신스와 하이햇, 배우 김꽃비의 (변조된)목소리가 뛰어 노는 깔끔한 마무리 곡 “Synth Pop”은 차분하기만 할 수도 있었던 음반에 신선한 포인트를 찍으며 전체의 균형을 잡는다. 앨범을 들으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이 앨범이 일본의 앰비언트 팝/네오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정서적으로 맞닿은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포칼라(Fourcolor), 나카무라 하루카(Haruka Nakamura), 구테볼크(Gutevolk), 래디컬패션(Radicalfashion) 등의 음악이 그러했는데, 몇몇 곡의 경우 스타일 부분에서도 유사한 감각이 느껴졌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음악가’의 음악에 기대하게 되는 바와는 살짝 다르다고 할까. 하지만 그것이 흠결은 아니며, 오히려 청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레퍼런스를 발견하게 되어 즐거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모임 별과 프로듀서/DJ 은천(eunchurn)의 리믹스를 마지막으로 [Floating Ones]는 끝난다. 세밀하게 직조된 앨범이지만, 길이 면에서나 음악적인 욕심 면에서나 소품이라는 인상을 지우긴 어렵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이것이 잘 만든 ‘팝’ 음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 점이 다른 모든 아쉬운 부분들을 아무래도 상관없게 만든다. 그러니 아무쪼록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앨범을 즐기시길 바란다. 무릇 그것이 팝의 본질이니 말이다. | 정구원 lacelet@gmail.com rating: 7/10 수록곡 01. The Way I Like to Picture You 02. Left Words (Feat. Big Baby Driver) 03. Snapshots 04. Idealized Memories 05. Inavouable 06. Synth Pop (Feat. Kkobbi Kim) 07. Left Words (Byul.org Remix) 08. Synth Pop (Eunchurn Remix) One Response [Critics Record X weiv] 미묘, “음악을 말로 토로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 [weiv] 2016.06.13 […] 평론가와의 인터뷰다. 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의 편집장이자, 일렉트로닉 뮤지션이기도 한 그를 아카이뷰가 만났다. | […] 응답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
[Critics Record X weiv] 미묘, “음악을 말로 토로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 [weiv] 2016.06.13 […] 평론가와의 인터뷰다. 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의 편집장이자, 일렉트로닉 뮤지션이기도 한 그를 아카이뷰가 만났다. | […]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