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시너리 – view | There is nowhere else in the world (2011)

* 센티멘탈 시너리의 스페셜 앨범 [There is nowhere else in the world]의 수록곡이다. 뮤직비디오가 있는 타이틀인데, 앨범의 다른 수록곡들과는 꽤 다르므로 전체를 대표하는 곡은 아니다. 다만 앨범의 ‘톤 앤 매너’를 상징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록곡 중에서 가장 화려한 인상을 주는 곡이기도 하다.

* 시작부터 들이닥치는 트레몰로와 드론 노이즈, 후반부에서 문득 해맑게 점프하는 건반이 불러오는 건 시규어 로스다. 혹은 익스플로전스 인 더 스카이, 엡파토리아 리포트, 모노 같은 2000년 이후의 포스트록 밴드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부분 파스텔뮤직이 2000년 이후 라이센스한 포스트록 밴드들이기도 한데, 그 점에서 이들과 센티멘탈 시너리와의 연결고리는 장르가 아니라 감수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 한편 다른 곡들은 센티멘탈 시너리의 오래된 인상(그러니까 다아시 댄스 같은)을 유지한다. 이 잘 다듬어진 일렉트로니카에서 연상되는 것들은 철제 의자, 통 유리창의 사무실, 도심의 야경, 뛰면서 즐기는 커피 한 잔, 애플과 함께라면 고독마저 아름답다, 아우디 A6의 본네트(주관적이지만-벤츠보다 젊고 폭스바겐보다 스포티한) 등이다. 이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도시적 감수성’이라 부를 만한 것들을 소환하는데 그게 나쁘지 않고 촌스럽지도 않고 억지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센티멘탈 시너리의 음악은 점점 더 말쑥해지는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음악에서 자꾸만 ‘원본’을 찾게 되는 건 늘 아쉽다. 내가 삐뚤어져서 그렇다기보다는(물론 그럴지도 모르지만, 되도록 편견을 없애려고 애쓰고 있긴 하다) 그의 곡에서 ‘특정 포인트’가 반복해서, 또한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은밀하거나 은근하게 반영되면 ‘그게 뭔지’ 찾는 재미도 있어 좋을텐데. 레퍼런스가 쉽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다소 안일하다는 인상도 받는다. 특히 이 앨범은.

* 다른 얘기 하나 더. 센티멘탈 시너리는 파스텔 뮤직의 어떤 지향 혹은 공통분모, 요컨대 낭만과 서정이란 키워드를 새삼 환기시킨다.  나는 이 감수성이야말로 파스텔 뮤직이 인디 씬(혹은 홍대 앞)을 벗어날 수 있던 근거라고 본다. 이에 대해선 에피톤 프로젝트 [유실물 보관소] 리뷰와 엡파토리아 리포트 [Maar] 리뷰에 조금 자세히 쓴 적이 있다. | 글 차우진 nar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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