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Beast) – 아름다운 밤이야 | Midnight Sun (2012)

 

“아름다운 밤이야”는 비스트의 데뷔곡 “Bad Girl”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곡이다. 그간 “Shock”, “숨” 그리고 “Fiction”으로 이어지는 비스트의 타이틀 곡들이 약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다면 “아름다운 밤이야”는 흥겨운 댄스곡이다. 잘그랑거리는 도입부의 전자음이 끝나면 곧바로 이 곡의 뼈대라 할 수 있는 훅과 후렴구가 이어진다. 꽤나 인상적인 멜로디 덕택에 귀에도 잘 들어오며, 따라부르기도 쉽다. 전반적으로 곡이 별 무리 없이 흘러간다는 인상이다. 기실 나머지 요소들, 사운드와 가사는 이 훅과 후렴구를 도드라지게 하는 역할 밖에 하고 있지 않으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이 이후다. 곡 자체는 무난히 신나고 썩 나쁘지 않은 댄스곡이지만, 비스트란 그룹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간 그룹은 “Bad Girl”에서 보여준 가볍고 잘 노는 아이들이라는 이미지를 폐기하고, 강한 이미지 쪽으로 선회한 것 같았으나 “아름다운 밤이야”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비스트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밤이야”에서의 비스트와 “Fiction”의 비스트가 언뜻 보기에 동일한 그룹이 맞나 싶을 정도다. 물론 ‘이것도 저것도 다 비스트다’라고 치고 넘어갈 수도 있겠으나, 치밀하게 사전에 기획되고 판매되어야 할 아이돌에 대한 전략으로는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싶다. | 이다혜 anger.is.my.pow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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