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위클리 웨이브’에서는 다섯 장의 음반을 다룬다. 강태구와 아를, 브로콜리 너마저, 카라, 러브엑스테레오, 홀로그램 필름의 새 앨범에 대한 코멘트다.
| [weiv]




 

 

 

강태구+아를 | 들 | 자체제작, 2012-11-00
(구입 문의 http://gongmyungrec.blog.me/50154900439)

미묘: 강태구의 연주는 조근조근하다기보다 조심스럽고, 아를의 연주는 나직한 가운데 때때로 태연한 격함이 있다.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8/10
최지선: 소박하고 절제된 사운드, 무심한 울림은 때때로 묘한 파장을 일으킨다. 간명한 피아노(유혜정)가 슬쩍 끼어드는 “밤하늘”, 재지한 편곡이 일순 명멸하는 “잠시동안”, 드림팝 같은 감정선이 응축되어 있는 “축” 등이 인상적. 6/10
최민우: 강태구는 고즈넉한듯 풍성하고 아를은 무심한 듯 단단하다. 어느 쪽을 선호하는가는 취향일텐데 개인적으로는 둘 다 좋다. 오래 들을 수 있을 음반. 7/10
한명륜: ‘스플릿앨범’의 가치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 ‘대안이고 싶은 대안’이라 답하고 싶었다. 그러나 강태구와 아를의 [들]을 중심으로 이를 과거완료의 의미로 돌리고자 한다. 강태구의 기타연주가 보컬을 충실히 떠받친다면, 아를은 공명을 충분히 살린 여유로운 음의 전개 아래 근음(root)의 육감적인 꿈틀댐을 그려냈다. 특히 아를의 보컬은 이 근음이 가리키는 화성 빈 곳을 툭툭 건드리는데 이거 꽤 에로틱하다. 스플릿이라는 컨셉이 아니었으면 맛볼 수 없는 비교. 다만 결과물 면에서 아를의 무게감이 더 크다는 점은 균형감각이란 측면에서 프로듀싱의 미스가 아닐까. 7/10
 

 

 

브로콜리 너마저 | 1/10 | 스튜디오 브로콜리, 2012-12-06

미묘: ‘겨울에 어울리는 편안한 곡들’의 껍질 속에 간간히 가시가 숨어 있다. 개인적으론 그 비중에 크게 설득되진 않지만, 그건 어쩌면 취향 차. 5/10
최지선: 이들만의 영역은 기왕에 완성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진일보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7/10
최민우: 따뜻하고 덤덤한 팝. 한 번 들을 때보다 여러 번 들을 때 더 좋지만 전체적으로 뭔가 살짝 무뎌졌다는 인상은 든다. 6/10
한명륜: 데뷔 당시부터 느낀 것이지만 이 팀이 들려주는 스튜디오 레코딩에서의 기타파트 짜임새는 여타 모던록 밴드들과 차별되는 계산의 힘이 느껴진다. 특별히 어려운 스케일을 쓰거나 현란한 테크닉이 등장하는 건 아니다. 평범한 코드, 평범한 멜로디지만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상투구를 절묘하게 피해간다. “1/10(열에하나)”의 퍼즈 가득한 기타솔로는 보컬이 지나가는 메인 멜로디의 절묘한 옆길이라는 느낌이다. 곡이 길긴 하지만 들을 때마다 다른 부분이 귀에 걸리는 다면적인 인상도 좋다. 7/10
 

 

 

카라 | Solo Collection | DSP Entertainment, 2012-12-04

미묘: 단순한 팬서비스라 하기에는 꽤 힘이 들어간 듯한 곡들. 그러나 (개별 멤버에 대한 애정 외에) 듣는 이를 강력하게 잡아챌 ‘무엇’은 좀 모자라지 않나 싶다. 의도 자체가 그런 것이었다고 봐야겠지만. 5/10
최민우: ‘팬서비스’라고 넘기기는 어려운 곡들. 보컬들의 개성은 그리 뚜렷한 편이 아니다. 5/10
한명륜: 이주형과 G-High라는 새로운 조합은 스윗튠이 장래를 보고 미는 새로운 수익모델인 듯하다. 2AM의 진운이 참여한 니콜의 “Lost”를 들어보면 박진영이 잃어버린 ‘감 한상자’의 새 주인이 ‘요기 있네’ 할지도. 좋은 스피커로 들으면 편곡에서 사운드 소스를 입체적으로 배치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박규리를 제외하고는 발성 때 소리가 만들어지는 지점이 앞쪽에 있어서 다소 ‘땡깡’스러운 건 아쉬움. 보컬의 경우 합창으로 들었을 땐 귀여운 맛이 있는데 솔로로 듣기엔 배음이 풍부하지 않아 허전하다. 6.5/10
 

 

 

러브엑스테레오 | Off The Grid (EP) | 자체제작, 2012-11-26

미묘: 스트레이트함을 유지하면서도 구석구석 꼼꼼하게 공들인 것이 느껴진다. 지향점과 레퍼런스가 분명해 보인다는 점도 매력. 사운드에 분명 힘을 더 실어줄 수도 있었으리란 생각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6/10
최지선: 메인 아이디어 및 그 전개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일렉트로 팝/록. “Soul City”의 경우 경쾌한 기타 및 드럼과, 이를 감싸듯 울리는 여성 보컬이 대조를 이루는데 다만 6분여를 이끌고 가기에는 다소 미진한 감이 있다. 6/10
최민우: 신선하고 날렵한 음반. 직선적이면서도 뻔하지 않은 전개와 꼼꼼한 ‘사운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반면 녹음이 좀 허전하게 들리는 건 기분 탓이려나. 7/10
한명륜: 사운드의 질감에는 일렉트로닉한 면이 묻어나지만 이들의 사운드는 철저히 연주 중심이다. 스스로도 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하는 만큼 이들은 자신들의 손에서 나오는 소스들을 중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보컬의 음원을 후면으로 밀어두고 리버브로 공간을 채우는 방식은 요즘 밴드들에게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의외로 아날로그적인 드럼의 울림과 공명하면서 어찌 보면 허전할 수 있는 곡에 밀도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Chain Reaction”의 경우 오디오 이퀄라이저를 모두 중립 레벨에 놓고 들어보면 이런 의도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짬밥’은 무시할 수 없는 건가. 8/10
 

 

 

홀로그램 필름 | Kate (EP) | 해피로봇, 2012-11-27

최지선: 아쉽게도 데뷔 EP [Fresh Light]보다는 반짝이면서도 캐치한 감각이 덜한 듯. 5/10
최민우: 패기와 에너지가 돋보이는 음반. 하지만 ‘거라지-일렉트로닉 구역’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이들과 구별되는 개성을 만들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5/10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