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등장한 아이돌 그룹은 50팀이 넘어갈 정도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오렌지 캬라멜 정도?)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지점들이 보이는데, 특히 만화 오타쿠 집단과의 연관이 인상적이다. 90년대 H.O.T.가 주름잡던(1999년 ‘전국아마추어만화동아리연합(Amateur Comics Association)’의 전시에 등장한 팬시 상품의 대다수는 H.O.T. 관련 상품이었다) 아이돌 팬아트는 2000년 이후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팬덤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경향이기도 하지만 한편 아이돌 기획사들이 이 집단을 기획에 고려하는 듯한 인상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요컨대 샤이니의 [Sherlock] 앨범 아트웍스는 이런 정서를 이해하지 못할 때에는 그저 ‘젊은 여자들을 사로잡으려는 꼼수’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팬덤 내의 2차 창작 문화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팬픽, 팬아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2차 창작물은 단순히 팬덤의 ‘파생물’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자연히 주 창작자 집단과 향유 집단도 기존 팬덤, 우리가 흔히 ‘빠순이’라고 일컫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샤이니, 2PM 등의 등장과 맞물려 2차 창작의 수준이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즉, 기존의 2차 창작 문화가 단순히 팬덤 내에서 창작되고 향유 되던 것에 비해, 2D 오타쿠 문화와 접목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올 초(2012. 03. 11) 개최된 ‘아이돌 온리전’은 이런 경향의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기존 ‘2D 덕후계’의 문화라 봐도 무방한 ‘온리전’ 류의 기획(특정 장르, 작품에 한정하여 2차 창작물들을 판매하는 행사)이 아이돌 팬덤에서 진행되었다는 것은, 이미 아이돌 2차 창작 문화가 상당 부분 2D 덕후계의 그것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심지어 등신대, 다키마쿠라 경매까지도 있었다!). 또한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 중에는 아예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설정을 드러낸 경우도 있다. EXO, B.A.P, AOA 등이 그 예일 텐데, 특히 EXO의 경우 그 설정(*EXO는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EXOPLANET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름으로, 미지의 세계에서 온 스타라는 의미)에 홀려 유입된 2D 덕후들도 상당수라고 알려졌다. 이런 설정은 수십 개의 티저와 뮤직비디오에서 전면에 드러났고, 그 설정의 수준 역시 단지 분위기나 이미지에 머무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웬만한 애니메이션의 설정 자료에 맞먹을 정도의 이들은, 데뷔한 지 약 8개월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되고 있는 팬아트의 수준 역시 ‘고퀄’이다. (참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 01 : 두 개의 달] http://machina_.blog.me/140161933221) 물론 이런 현상이 단지 EXO 팬덤이나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아이돌 그룹에 한정된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것은 2012년, 아이돌 산업의 심화 과정에서 파생된 사례란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글 후쿠시 오요, 정리 차우진 [별책부록 1: 뜰 것 같은데 왜 뜨지를 못하니]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EXO-K/M 한국과 중국을 겨냥하여 같지만 다른 그룹으로 데뷔한 아이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EXO-K는 한국을, EXO-M은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이하 EXO로 통칭) SM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랜만에 내놓은 대형그룹이기에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아이돌 시장과 너무 길었던 데뷔 과정 (티저만 23개에 달했다), 또 일부의 반SM정서가 더해져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데뷔곡 MAMA에서 진하게 풍기는 SMP의 향기가 대중으로부터 그룹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데 일조를 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팬덤만큼은 여느 신인 아이돌과 비교를 거부할 만큼 거대한데, 특히 중국 내의 팬덤 성장세가 돋보이며, 대부분의 팬들이 이미 아이돌 팬질을 할 만큼 해온 팬들이라 충성도 또한 굉장히 높은 편이다. 팬싸인회를 한 번 할 때마다 앨범이 만 장 단위로 팔려나갔으며, 대중에게 그닥 인기를 끌기 힘든 SMP마저 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점점 더 세분화되어 가는 아이돌계의 특징을 고려할 때, 사실 모든 아이돌이 ‘대중친화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수입원이 보장되기만 한다면 오히려 다양한 음악과 컨셉을 보여주는 편이 청자 그리고 팬의 입장에서도 더욱 즐겁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EXO는 흔히 말하는 ‘대박 그룹’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환영할 만한 아이돌이지 싶다. 보이프렌드 2011년 데뷔하여 어느덧 2년차 아이돌. 허나 같은 해에 데뷔한 B1A4와 비교해보아도 알 수 있듯, 인지도 측면에서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이돌 최초로 ‘한국 최고’의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여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적이 있지만.) 2012년 6월 발매된 싱글 [LOVE STYLE]은 스윗튠의 프로듀싱에 힘입어 꽤 좋은 성적을 거둘 만한 싱글이었으나 (가온차트 기준) 54위로 진입, 그 다음주에 60위로 하락하고 말았다. 최근 발매된 [JANUS]의 경우, 73위로 차트 진입하여 그 다음주 53위로 뛰어올랐으나 3주 만에 차트 밖으로 내려앉았다. 역시 스윗튠이 프로듀싱을 맡은 정규 1집의 타이틀곡이었으나 3주도 안되어 이처럼 저조한 음원 성적을 보인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컨셉 장사’임을 감안할 때, 치밀한 기획이 부족했던 것이 이러한 결과의 원인이라고 본다. B1A4가 “포스트 샤이니” 컨셉을 재빨리 선점하여 팬덤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단순하게 설정된 ‘남자 친구’ 컨셉은 너무 추상적인지라 세분화된 아이돌계의 흐름을 읽지 못한 듯 보인다. (단적으로 ‘남자 친구’는 일종의 역할일 뿐,’컨셉’이라 보기엔 힘들다.) 즉 보이프렌드가 20대의 남자 친구인지 아니면 10대의 남자 친구인지, 그도 아니면 뭐냐는 얘기다. 나인 뮤지스 나인뮤지스(Nine Muses)는 스타제국 소속의 여성 9인조 그룹이다. 스타제국 신주학 대표는 “나인뮤지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제우스의 딸들 중 예술을 관장하는 9명의 여신 뮤즈들을 지칭하는 말로, 나인뮤지스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돼 스타를 배출하는 새로운 등용문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총 멤버는 12명으로 구성하고 실질적으로 활동할 인원은 9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10년에 데뷔한 후 현재까지 여러 번의 멤버 교체가 있었고 현재는 8명의 멤버로 활동 중인데, 2012년 1월 스윗튠의 싱글 “News”로 컴백했다. 보통 ‘섹시하다’부터 ‘음악이 좋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지만, 맞다, 이들은 안 뜬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레인보우처럼 나인뮤지스도 스윗튠이 깊이 관여했음에도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한 그룹이다. 다시 말해, 이들의 인기는 음악과 큰 상관이 없단 얘기다. 대부분의 걸그룹이 남성 팬덤 안에서 ‘섹시함’이 아니라 ‘귀여움’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별책부록 2: 올해의 인상적인 아이돌 퍼포먼스] B.A.P – No mercy | m.net [Mcountdown] 2012.07.19 인생에서 처음으로 아이돌 무대에 난입한 풍물패를 보았다. 그 후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버려…! 조권 – Animal | MBC [쇼! 음악중심] 2012.06.30 조권의 유리벽장 혹은 드디어 고대하던 ‘디바’의 등장 EXO – MAMA | SBS [인기가요] 2012. 05. 20. 인생에서 처음으로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중국어를 들었다… 그 이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버려…! 2NE1 – Intro + I love you | SBS [인기가요] 2012.07.08 투애니원의 동물 학대… GLAM – Glamorous / Party (XXO) | SBS [인기가요] 2012.07.22 보컬로이드 시유가 데뷔했다…. Shinee – Sherlock | SBS [인기가요] 2012.11.25 분명 TV 가요 프로그램인데 카메라 워킹이… 관련 글 2012 연말 결산 | 올해의 앨범 2012 연말 결산 | 국내 음악계 이슈 8 2012 연말 결산 | indie fatale 2012 연말 결산 | 아이돌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