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weiv] 에디터 최민우입니다. 아무리 자원봉사형 비정기 간행물이라지만 그래도 전통의 음악정론 웹진(하하하)인데 한해 동안 에디터스 노트가 하나도 올라오지 못했다는 건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없는 말을 지어서 쓸 생각은 없습니다. 해가 갈 때마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은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건 음악계 역시 마찬가집니다. 누구나 한국 대중음악계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음반 판매량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음반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그 수익이 과연 제대로 분배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가수들은 맛집탐방 퀴즈 토크 쇼 같은 곳에 나와서 자기 노래를 두어 소절 부르는 것으로(그러면 제작진에서는 ‘탁월한 가창력’ 등등의 자막을 깔아주지요) 홍보를 대신합니다. 가요 프로그램에서 순위가 폐지된 이후 사람들은 가요 프로가 재미없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공정한 순위였지 순위 자체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싶어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이런 위기들이 ‘우리의’ 위기인지 혹은 ‘우리만의’ 위기인지,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위기인 것인지, 또한 ‘음악’산업의 위기인지 ‘음반’산업의 위기인지 음악/음반’산업’의 위기인지, 저로서는 사실 정확한 답변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과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듭니다. 전통의 음악정론 웹진(하하하)의 에디터가 할 소리 같지는 않지만, 이제 더 이상 음악의 창작과 감상행위라는 것이 자신만의 특권적인 지위를 주장하기는 어렵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그런 행위는 길고 긴 음악의 역사에서 오히려 예외적이고 지역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음악은 언제나 무언가와 함께 했으며, 달리 말하면 언제나 무언가의 BGM이었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하여 여기 이곳에서 음악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들 모두는 음악이 BGM만은 아니었던 영광스런 시절에 음악을 듣기 시작하여 지금 그 시절이 천천히 스러지고 있는 광경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것은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음악 환경(혹은, 되돌아온 음악 환경)에서 비평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용어를 사용하자면 총론은 있는데 각론은 부족하달까요. 하긴, 총론은 언제나 쉽습니다. 그러나 삶은 각론이고, 음악 역시 각론입니다. 2007년, 늘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weiv]지만 저를 비롯한 편집진들과 필진들은 변화하는(혹은 이미 변해 버린) 음악 환경에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음악과 대화하고, 여러분과 대화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면서 각자 무언가를 배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배움의 결과가 어떤 이들에게는 기분 나쁜 진실일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대답을 떠올리게 한다 해도, 사람은 늘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저희는 연말 결산과 함께 인사드리겠습니다. 내년에는 모두 행복하시길 빕니다. | 글 최민우 20061230 관련 글 [weiv]가 뽑은 2006년의 앨범 [weiv] 필진이 뽑은 2006년의 앨범 [weiv] 독자들이 뽑은 2006년의 앨범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